웃음 꽃 만발, 오서산상담마을 콩 두부 축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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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꽃 만발, 오서산상담마을 콩 두부 축제 이야기
  • 이연정 기자
  • 승인 2023.10.0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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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상담마을 콩 두부 축제 이야기
송점순 사무장(사진 왼쪽)과 ‘오서산 밥팀’어르신들.
송점순 사무장(사진 왼쪽)과 ‘오서산 밥팀’어르신들.

‘제1회 오서산상담마을콩 두부 축제’ 성황리 종료
광천읍 담산리 오서산상담마을서 열려

체험마을 프로그램, 마을 축제의 발판이 돼
행복했던 축제 준비 과정,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지난달 8일 오서산 산자락 아래 위치한 산촌인 오서산상담마을에서 맛깔스러운 축제가 열렸다.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콩을 이용한 ‘콩 두부 축제’로 상담마을 주민들이 다 함께 똘똘 뭉쳐 “처음이지만 훌륭했어”라고 서로에게 격려를 주고받는 마음 따뜻한 축제가 됐다.

오서산상담마을 입구에 위치한 ‘오서산산촌마을센터’에서는 주기적으로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도 판매하며 명절을 제외한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꽤나 공간이 널찍한 식당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참새들의 방앗간처럼 쉼터로 활용하던 곳이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오서산상담마을 콩 두부 축제’의 발판이 됐다. 

품앗이마을축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오서산상담마을 축제는 ‘막걸리’가 주제로 기획됐으나 호불호가 나뉘는 술로 축제를 진행하기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어 마을에서 직접 재배하고 있는 콩을 주제로 정했다고 한다. 지금은 농토가 변해 콩이 많이 나는 동네는 아니게 됐지만 예전에는 밀과 콩 농사를 크게 지었다고 한다. 

기존 센터에서는 두부 비누나 도마 만들기, 두부과자 만들기 등을 진행하고 있고 이런 체험들을 점목시켜 축제를 진행해 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마을의 남자들은 마을 청소나 센터 앞 우수수 자라난 풀들을 제초하고 축제 행사장 설치 등 힘쓰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왔다. 그중 귀농한 분들이 몇 있었는데 젊은 분들이라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와주시기도 했다. 이렇게 상담마을 구성원들이 한데 모일 수 있었던 매개체 중 하나가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 소통방, 일명 ‘카카오톡 단체방’이었다. 요즘은 어르신들도 스마트폰을 대부분 가지고 있어 소식을 전하거나 마을에 일이 생기면 공지를 하기도 한다. 상담마을 박정배 이장과 송점순 사무장은 함께 소통하는 마을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정배 이장.
상담마을 박정배 이장.

■ “자주 보고 얘기도 해야 친해지지~!”
상담마을의 박 이장은 귀농인들에게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 인사를 했다고 한다.

“뭐 혀? 밥 먹었어? 술이나 한 잔 헐까?” “요번에 마을 행사가 있는디 나와서 같이 혀.”

무턱대고 찾아가 인사를 건네고 앞면을 트는 게 더 효과적이었을까. 이제는 무슨 일이 생기면 귀촌인들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는 100% 참석률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기존 마을 사람들과 귀농한 사람들이 한데 모일 수 있었던 건 마을의 밝은 분위기와 이장님의 친근한 넉살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콩나물국 끓이고 콩자반 해야지?”
축제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음식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의 힘듦을 생각해 간단한 음식으로 준비하려 했던 송 사무장의 아이디어인 순부두나 유부두부주먹밥에 마을 어르신들이 말씀을 보태주셨다. 

“마을 잔치인데 어른들은 흰밥에 따뜻한 국물을 먹어야 뎌, 순두부나 그런 건 이쁘기만 하지 배가 부르지 않잖어”

처음엔 5가지 정도로만 정했던 음식이 오서산 밥팀 어르신들의 설레는 축제 준비에 흥이 올라 몇 가지가 더 추가됐다. 

“봄아~ 숙주나물도 하면 좋겠어” “다른 반찬도 더 넣자.” 

다른 필요한 반찬을 준비하기 위해 전날 홍성장에 다녀오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축제 당일이 되자 뷔페 기사식당 부럽지 않은 만찬이 준비된 걸 볼 수 있었다. 이번 축제에 모두 다 같이 고생했지만 400인분의 음식을 준비해 주신 ‘오서산 밥팀’ 어르신들이 제일 수고했다고 송 사무장은 말했다. 여담으로 봄이는 어르신들이 송 사무장을 부르는 이름이다. 
 

직접 사용하던 다듬잇방망이와 박바가지.

■ “나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거, 우리 그것도 하자!”
오서산산촌마을센터에서 진행하던 체험 외 다른 체험거리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이상예 할머니와 김교열 할머니께서 예전에 집에서 사용하던 다듬잇방망이와 박으로 직접 만든 박바가지 얘기를 꺼내셨다.

“봄이야, 우리 옛날엔 다듬잇방망이도 두드리고 물에다가 박바가지 엎어가지고 두드리고 그렇게 놀았어, 우리 그것도 해보자. 내가 갖고 올게.”

축제는 한두 명만의 힘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걸 상담마을 주민들은 알고 있었나 보다. 다 같이 참여하고 손수 준비하는 노력이 누가 떠밀어서가 아닌 흥에 겨워 준비한다는 걸 실감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축제는 준비하는 시점부터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박 이장과 송 사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이번 축제를 위해 많은 분들이 애써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축제 홍보를 통해 외부에서도 많이 찾아주셔서 원래 준비했던 것보다 100인분 많은 400인분의 음식이 모두 소진돼 뿌듯했어요. 그렇지만 마을분들에게 대접할 음식이 남아 있지 않아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내년에 또 축제를 열게 된다면 마을 축제에 참여하는 타 지역민들뿐 아니라 우리 상담마을 주민들도 다 같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콩 두부 축제를 찾아준 사람들이 준비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다.
족욕체험 중인 방문객들.
두부를 만들고 있는 오서산 밥팀 어르신. 
오서산산촌마을센터 내부에 있는 체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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