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 실천으로 봉사와 삶의 가치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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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랑 실천으로 봉사와 삶의 가치 깨닫다”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4.04.04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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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 전하는 ㈜상상 박만식 대표

최근 남몰래 십여 년간 홍성지역 초등학생들의 운동화 세탁 봉사를 실천하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 ‘홍성 키다리아저씨’로 알려진 박만식 씨를 만나 그의 삶 속에 봉사란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다.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 박만식 대표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대전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동양백화점’에 공채 1기로 합격하는 영광을 누리며 매일 아침 설렘 가득한 출근길에 올랐다.

하지만 그 행복한 시간도 잠시, 청천벽력같은 비보(悲報)가 날아왔다. 어머니의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 한 통을 받은 그는 홍주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던 부친 박용상(86) 씨가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진 소식을 듣게 됐다. 평화롭고 유복한 가정에 어느새 먹구름이 끼어버린 것이다.

젊은 나이에 감내하기 힘든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다. 결국 박 대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 곁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병간호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지 어느덧 3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박 대표는 80대 후반에 접어든 아버지를 뵐 때마다 아직도 가슴이 저려오는 무게감을 느낀단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어요. 편의점이든, 분식점이든, 아르바이트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정말 열심히 달려왔어요.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니, 믿기지 않아요. 그 시간 동안 나는 인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경제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그 시간은 제겐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아버지는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등대

힘든 상황 속 봉사와 삶의 가치 깨닫고 봉사활동 시작

아이들에게 ‘상상력이 풍부한 공간’ 만들어 주고 싶어

사업 실적 부진에 지속해 오던 봉사활동도 위기 봉착

박 대표는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이 풍부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지난 2010년 인테리어 업체 ㈜상상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때부터 관내 수많은 학교의 교육시설 인테리어 공사 의뢰를 받았다. 덕분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 힘들어하는지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아이들이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 보면 운동화가 흙과 먼지로 더럽혀지곤 해요.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가정이 맞벌이라서 매일 세탁해주긴 힘들다 보니 이 문제로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현실을 알게 됐어요. 아버지께서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셨고, 장애를 가지고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좋은 방법을 고민하던 박 대표는 우연히 홍성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장애인들이 운동화와 이불을 세탁해 주는 ‘조양크린’에 대해 알게 됐다. 학생들이 하루 종일 더럽혀 놓은 운동화를 깨끗이 빠는 동시에 장애인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묘책이었다.

그렇게 박 대표는 조양크린을 통해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사비 1000여만 원 이상을 들여 홍성지역 26개 초등학교 학생들의 4000켤레가 넘는 운동화를 세탁해 주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박 대표는 지난 2021년부터는 지역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한 ‘나눔 음악회’를 개최해 모금액을 기부하거나,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립 청소년을 돕는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또 학교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번 수익금 일부를 모아 명절이 다가오면 독거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봉사모임 ‘홍성에서 공사수익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홍성공수처)’을 결성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봉사 정신에 공감한 9개 거래처 회원사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지금까지 ‘청로쉼터(대표 이철이)’에 1000만 원에 가까운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렇듯 크고작은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아낌없는 사랑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박 대표는 최근 현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으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하며 회사 운영이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현 정부의 교육예산 30% 삭감으로 인해 10여 년간 성장세를 이어온 그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하는 학교 인테리어 시설 수주가 급감한 것이다. 이로 인해 회사의 수익은 크게 줄어들었고, 그동안 해오던 봉사활동도 위기에 봉착했다.

“하루빨리 회사 수익이 회복돼 지금까지 해왔던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죠. 오히려 어둠 속에서 봉사와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박 대표는 소박하지만 강인한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금 우뚝 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그리고 늘 함께 따뜻한 마음을 나눈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늘 한결 같이 따뜻한 마음을 보태준 가족들과 지인, 공수처 회원사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이 닿는 데까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제 인생의 가장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등대와 같은 아버지께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삶은 덧없음과 동시에 아름다움이듯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잎이 만발하는 모습으로 다시 깨어나는 봄날,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전하는 존경과 나눔의 정신을 일깨워 주는 봄날의 아름다운 교훈임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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