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엔 온통 일거리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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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엔 온통 일거리만 보여요"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5.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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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면 신곡마을 조병혜 씨


올해 신곡마을 어버이날 행사는 조금 특별하게 준비됐다. 다름 아니라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십시일반 모아 경로잔치를 마련한 것. 이번 행사 뒤편에는 조병혜(60) 이장의 역할이 컸다. "우리 마을은 평소 객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끼리 친목계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등 서로 왕래가 빈번합니다. 이번엔 어버이날 행사를 제대로 준비해 어르신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일일이 자손들에게 도움을 구했지요. 경기가 어려운데도 다들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줬어요"

조 이장은 원래 서산 고북 출신이다. 그러나 당시 고북에 중학교가 없어 갈산중학교로 진학해 이곳에 뿌리를 내렸으니 갈산이 고향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2000년부터 6년간 갈산면부녀회장을 맡아왔고 이장 일은 올해 3년 차다. "부녀회장을 오래 맡아오면서 어르신들이 예쁘게 봐주셨어요. 이장 업무라고 특별히 더 어려운 것은 없었어요. 그러나 부녀회장을 맡다가 이장 업무를 하면서 시야가 확 달라졌지요. 훨씬 폭넓어졌다고나 할까? 마을에 온통 일거리만 보여요. 배수로도 정비해야겠고 마을길 덧씌우기 공사도 빨리 하고 싶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 복지 차원에서 하나라도 더 도와드리고 싶어졌어요"

조 이장은 무남독녀 외동딸로 비교적 곱게 자란 편이라고 한다. 형제가 없다보니 자식을 많이 낳고 싶어 남편과 결혼할 때 애 다섯은 낳자고 했는데 4녀1남을 뒀으니 그 약속을 지켰다며 활짝 웃는다. "33살부터 마을 일을 맡아서 정신없이 살아왔어요. 이제야 돌아보니 마을과 이웃을 위해 봉사만 했지 나 자신을 위한 투자나 자기계발엔 소홀했던 것 같아 아쉬워요. 어렸을 적 아버지가 꿈이 뭐냐고 물으시면 '여자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는데 이장을 맡았으니 그 꿈의 절반은 이룬 셈이지 않나요? 이장으로서 항상 긍지와 자부심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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