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로] S/W인가 H/W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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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로] S/W인가 H/W인가
  • 심재선<도예가, 주민기자>
  • 승인 2014.04.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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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새싹이 돋아나고 마른 나뭇가지에도 파릇파릇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봄을 알리는 신호가 익숙해질 때쯤이면 곳곳에서 문화예술 공연들이 줄줄이 시작된다. 오늘 필자는 공연예술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지역의 문화예술기반은 인적, 물적 자원에 있어서 충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공연물 역시 마찬가지여서 지역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그렇다면 지역의 공연예술분야의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이런 고민들 중에서 공연예술분야의 소프트웨어(콘텐츠, 프로그램 등) 중심으로 발전 모델을 생각해야 할지, 하드웨어(공연장 같은 기반 시설)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무척 고민스러운 일이다.
먼저 소프트웨어 부문을 생각하면 과거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에는 학예발표회나 장기자랑 정도를 공연물로 생각했으나 지금의 공연예술분야는 종합예술에 속한다. 따라서 철저한 전문가의 기획, 운영, 진행, 시설, 마케팅 등이 잘 조화를 이루어야 목표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지역의 몇몇 예술가들과 예술강사들이 부족한 여건에서도 부단히 노력하여 조금씩 한 발 한 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자생적으로 모여 공연예술분야의 진정한 즐거움을 찾는 여러 모임과 단체들로 인해 그나마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의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육성할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공연예술분야의 시장 붕괴로 예술가들이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예술가들은 부족한 부분을 지원으로 메우게 되어 자기 계발과 창작 욕구 충족에는 소홀해지고 정작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질 좋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진 듯하다.
이에 반해 하드웨어 부문에 있어서 기반 시설들은 문화예술의 중요성과 복지에 대한 개념 확충으로 (아직도 부족하다고들 하지만) 많이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시설이 늘어나고 좋아진 만큼 필요한 것은 그것을 관리, 운영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나 장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활용할 줄 모른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기반 시설들이 관 주도로 만들어지고 운영과 관리 역시 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설을 이용한 프로그램 기획이나 운영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두에 제기했던 소프트웨어냐 하드웨어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시설들을 효과적으로 운영, 관리하는 예술경영인이나 문화기획자들을 양성하여 그들의 아이디어와 능력으로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들을 벌이는 것보다는 현재 시설들을 활용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 지원 사업들에서 역량강화 사업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관련자들의 토론을 통한 아이디어 도출, 프로그램 개발, 워크숍이나 세미나, 포럼,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여 인력양성에 주력해야 하고, 지역민을 대상으로 깊이 있게 공연물을 즐길 수 있도록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도 필요하다.
공연예술분야를 떠나 문화예술분야는 1·2년 투자로 발전시킬 수 없는 부분으로, 장기적인 계획과 지역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 형성,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거버넌스를 통해 부족한 인력 공유와 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 형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역의 문화예술분야의 토대가 10년 후, 20년 후에도 현재와 별 차이가 없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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