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농부’가 만드는 홍성 로컬푸드 학교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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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농부’가 만드는 홍성 로컬푸드 학교급식
  • 맹다혜<꿈이네 농장 대표, 주민기자>
  • 승인 2014.06.26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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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달에 접어들면서 제철 농산물이 홍성군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감자, 양파, 대파, 마늘, 애호박, 토마토, 양배추, 풋고추 등. 지난주 홍성산 농산물이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몇 퍼센트나 들어왔는지 평소처럼 집계를 해봤었다.
엑셀에 계산식을 넣고 엔터를 치는데 왠지 기분이 남달랐다. 친환경농산물에서 홍성산이 거의 60%에 달한다는 답이 나왔을 때 무슨 복권에라도 당첨된 것처럼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3월부터 고생 해온 급식센터와 관련된 모든 분들의 노고가 이것으로 보상되는구나 싶었던 것이다.
학교급식과 관련하여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업인들이나, 그걸 검수하다 욕먹어가며 되돌려 보내거나, 맘이 약해져 못 되돌려 보냈다가 사방에서 얻어맞고 웃어야 하는 우리나, 학교 영양사 선생님들의 입장을 대변해야하고, 기본적인 급식 안전에 대비해야 하는 군의 입장이나 피차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여하튼 모든 껄끄러운 일들을 뒤로 하고, 나에게는 홍성의 ‘부모 농부’라는 분들이 이 급식센터가 생긴 모든 의미를 가지고 계신 것이라는 생각이 남는다.
내 아이들도 학교 다니는데, 거기에 어떤 마음으로 내 농산물을 낼지는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런 기본적인 부모의 정이 로컬푸드의 진짜 의미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있는 농사짓는 학부모가 그나마 많고, 그분들이 학교급식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주축이 될 수 있는 지역이란 점에서 홍성은 그만큼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간 홍성에 친환경 농업을 뿌리내리게 하려고 노력하신 분들이 계셔서 가능한 일이다.
아직도 농사는 어렵고, 학교급식에 공급하기는 더 까다롭고 피곤하지만, 지난 3개월간 많이 좋아진 부분도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 잘 될 거라 믿는다.
더 나아가 급식센터의 존재가 농사짓는 분들에게 내 농산물이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농산물”이란 의미를 더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 의미를 덧붙여서 생산된 농산물을 더 좋은 값에 판매하고 그 분들의 농장을 홍보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좋겠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면 시간이 걸리고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농가 자체에서도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다.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농산물의 양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분들의 남은 농산물에 보증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요즘 내 토마토도 따기 시작하는데, 급식센터에 몇 번만 공급하게 해달라고 사정해볼 생각이다.
내 토마토가 검수대 위에서 어떤 굴욕을 당할지 잘 알기 때문에 너무 많이는 피곤해서 도저히 못 할 테지만. 그래도 학교급식에 공급된 적 있는 토마토라고 나머지 토마토를 파는데 나름 유용하게 쓰일 거란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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