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꼭 알아봐 주세요
상태바
나를 꼭 알아봐 주세요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8.25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1년 2월 생 예분 씨 부모를 찾습니다
▲ 이예분 씨의 어린시절(왼쪽)과 현재의 모습.

홍성군 사회복지관의 한빛국내입양상담소(구 홍성아동상담소)에 지난 16일 이예분(36) 씨가 찾아왔다. 두살 무렵 덴마크로 입양된 예분 씨는 부모를 찾고자 통역사를 대동해서 방문했다. 예분씨는 홍성군에 의해 1982년 2월 10일 의뢰되었으며 생년월일, 이름 모두 상담소에서 작성됐다. 발견 당시 예뻐서 예분이라는 이름을 지었으리라 추정한다. 당시 기록이 미약해 찾을 단서들이 많지 않다. 약 11개월 정도 성장하였으며 정상적인 성장발달 과정을 보였다고 기록돼 있었고 치아가 위 3개, 아래 4개가 나 있어서 이유식과 우유를 함께 먹고 있다는 것, 또한 기거나 잡고 일어서는 것이 자유롭다고 기록돼 있다.

신체적 특징으로는 양 엄지손톱이 짧고 넓적하다. 또한 오른발 네 번째 발가락이 세 번째 발가락 위에 올라가 있다. 예분 씨는 발이 못 생겨서 부모가 자신을 버리지 않았나 자책했다. 예분 씨의 덴마크 이름은 Louise Lunn으로 미혼이며 약사이다. 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는 김종진 소장의 통역이 전달되자 예분 씨의 눈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 이예분 씨의 신체적 특징으로 오른발 네 번째 발가락이 세 번째 발가락 위에 올라간 점과 양 엄지손톱이 짧고 넓적한 점이 있다.

덴마크의 부모는 예분 씨를 자립적으로 키워 하고싶은 것을 모두 하도록 했다. 문화, 환경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었으나 예분 씨에게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있기에 한국을 찾은 것이다. 휴가 기간을 이용해 짧게 다녀가는 예분 씨는 자신을 알아주는 부모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머리카락을 몇 올 뽑아놓고 갔다. 한국에 자주 올 수 없어 예분 씨를 알아보는 부모가 있으면 DNA 검사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분 씨는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힘들 때도 있었고 미워도 했지만 지금은 꼭 부모님을 찾고 싶다. 이 글을 보면 꼭 나를 알아봐 달라.”

김 소장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미혼모 증가와 아들선호 사상으로 인해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았다. 아동상담소는 간이 목욕시설이 딸린 방 하나에 이런 아기들이 30명 씩 누워있었다. 당시 아들은 국내 입양의 기회가 열려있었던 반면 딸은 입양될 확률이 희박했다. 입양상담소에 입소하면 일시적으로 머물다가 서울의 입양전문기관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수속하는 동안 몇 개월 가량 지내다가 새로운 가정으로 보내지게 된 것이다.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은 어렸을 때 부모 원망도 많이 했으나 끝내 자신을 버렸는지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연락은 한빛입양상담소(631-3691) 또는 홍주신문(631-8888)으로 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