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헌신, 영웅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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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헌신, 영웅의 자부심
  • 김주호 <광천제일장학회 이사장>
  • 승인 2023.08.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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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충남서부보훈지청(지청장 김남용) 주최로 ‘위대한 헌신, 영웅의 자부심’이라는 주제로 정전 70주년 기념 호국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에 앞서 오후 2시부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호국보훈 체험활동’을 전개했다. ‘대한민국 아이싱쿠키’. ‘판문점 입체퍼즐’. ‘나라사랑 석고방향제’. ‘DMZ 소원종’ 등 다양한 호국보훈 체험활동을 전개해 15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호국보훈 체험활동이 한창인 오후 3시경부터 6·25 참전 용사, 국가 유공자와 가족, 충남 호국보훈 단체장, 홍성·예산 호국보훈단체장 등 내빈과 주민들이 속속 입장하기 시작했다. 

김남용 지청장이 식장 입구에 서서 노병(제복을 입은 6·25 참전용사)들을 영접하고 지정된 앞자리에 앉으시도록 일일이 안내했고, 다소 걸음걸이가 불편한 90세가 넘은 노병들의 손을 잡고 안내하는 모습에서 마치 지난 3월 24일 대전 현충원에서 개최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연평해전의 호국영웅 한상국 상사의 부친인 한진복 선생의 손을 잡고 입구에서부터 같이 입장해 앞줄 중앙 대통령 옆자리에 앉으시게 하던 모습이 연상됐다.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는데도 직접 안내했고, 20여 분의 노병들이 자리 잡은 뒤에도 쉴 새 없이 음악회 준비상황을 재삼 점검하고 진두지휘하는 광경을 목도하고 공직자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했다. 

리허설과 오프닝 게임이 끝나고 4시부터 ‘아름다운 조국, 전쟁의 아픔’을 테마로 호국음악회가 시작됐다. 전문 음악인들이 정성을 다해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었고 행사 도중에 ‘제복의 영웅들’이라는 퍼포먼스도 했는데, 이로하(덕산초 2학년) 양이 ‘홀로 아리랑(독도)’을 열창할 때는 360여 참석자 모두가 한 몸 한마음이 될 정도로 열기가 넘쳤고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호국음악회는 단순히 즐기는 음악회가 아니라 나라사랑 호국보훈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였다. 더구나 행사 장소가 ‘윤봉길체육관’이라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1919년 3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망명정부로 출발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의 쾌거로 악에 받친 일본군의 집요한 공격으로 상해 시대를 마감하고 임시정부 간판을 짊어진 채 항주, 가흥, 진강, 장사, 광주, 유주, 기강을 전전하는 유랑시대를 거치다가 1939년 중경에 정착(중경시대)하면서 “더 이상은 쫓겨 다니지 않겠다. 차라리 이곳에서 자폭하자”는 결연한 의지로 버티면서 국내외에 산재한 대소 독립군 부대들을 광복군으로 통합개편하고 대일 선전포고를 하며 항전하다 해방을 맞이한 건 국민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윤봉길 의사는 100만 대군도 할 수 없는 일을 혼자서 감당한 겨레의 스승이자 호국영웅이다. 그분의 얼이 서려 있는 ‘윤봉길체육관’에서 호국음악회가 열린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더해질 수밖에 없다. 6시 조금 넘어 음악회가 끝나고 귀가하는 도중에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충절의 고장 홍성에서도 이런 음악회가 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오는 10월 20일경에 홍성에서 ‘청산리대첩 103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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