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일각(氷山一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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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일각(氷山一角)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3.08.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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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자랑하는 이 산하에 폭우와 폭염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엄청난 재산의 손실은 어찌 감당하란 말이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꽃다운 젊은 교사가 이 세상을 하직하는 슬픔은 누구의 책임인가.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 칭하던 아름다운 나라에 여기저기서 화산처럼 터지는 무모한 폭행과 참혹한 살인 행각은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아마도 사회에 대한 불만의 폭로가 아닌가 생각은 되지만 생명 경시 풍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언제부터인가 독버섯처럼 잠재됐을 것이다.

흔히 교육은 백년지계(百年之計)라고 말하는데 그간 우리 현실은 너무 근시안적인 교육현장에 안타까운 사건들을 보면서 빙상일각(氷山一角)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는 빙산이 어떤 사물의 결과처럼 수면 위로 떠오는 부분은 4분의 1이고 겉에 보이지 않는 원인처럼 알 수 없는 부분이 4분의 3이라 하는데 우리는 너무 결과 지향적인 교육에만 치중한 것이 아닐까 자성하게 된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환경과 기후 풍토가 있듯이 장기간 성장해야 하는 인재인 학생들에게도 건전하게 자랄 여건이 필요하다.

전에도 여러 번 들어왔던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의 아름다운 관계가 오늘따라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 같아 다시 한번 그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의 제목은 ‘존경을 가르치다’로 어느 초등학교 여학생이 등교하다가 길가에서 주워온 야생화를 학교에 가자마자 담임선생님에게 내밀며 “이 꽃 이름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꽃을 보시더니 말했습니다. “미안해서 어떡하지, 선생님도 잘 모르겠는데 내일 알아보고 알려줄게.”

선생님의 말에 소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은 세상에 모르는 것이 없을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소녀는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 학교 가는 길에서 주운 꽃인데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우리 학교 담임선생님도 모른다고 해서 놀랐어요.”
그런데 소녀는 오늘 두 번이나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믿었던 아빠도 꽃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빠는 식물학을 전공한 박사로 대학에서 강의 하는 교수였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소녀를 담임선생님이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질문한 꽃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줬습니다.

소녀는 아빠도 모르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알려준 선생님이 역시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어젯밤에 소녀의 아빠가 선생님에게 전화로 그 꽃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줬던 것입니다.

아빠는 그 꽃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딸이 어린 마음에 선생님께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이처럼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잘 연계되고 조화를 이뤄 가정에서는 스승을 존경하도록 선도하고 학교에서는 부모님을 공경하도록 가르치면 이상적인 인성교육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현대는 학생들도 디지털 문화의 영향으로 아는 것이 많고 대부분 학부모 역시 고등교육을 받아 지적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중간자인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지도로 피곤한 처지에서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이 저하되고 있다. 사제지간이나 학부모와의 관계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존경의 대상이 아닌 불만과 경시하는 불협화음에서 초래된 교육현장의 비극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라는 말처럼 오늘 우리의 현실은 그간 누적된 요인의 결과이기에 근본적인 대책과 수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폭염을 식혀주고 폭행의 근본 원인을 찾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아마도 화목한 가정, 사이좋은 학교, 평화로운 사회라는 환경이 원만하게 조성될 때 교육의 유토피아가 우리 눈앞에 전개되기를 염원해 본다. 어떤 사물을 결과보다 근본 원인부터 파악하고 이해하며 선의적인 시각으로 판단하며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교육현장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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