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홍성 문화예술인물 선양·기념사업 본격 추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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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홍성 문화예술인물 선양·기념사업 본격 추진돼야
  • 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 승인 2023.09.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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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천년 역사 속 역사인물은 무수히 많다. 홍성군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약 1년여간 조사를 통해 홍주역사인물찾기 학술연구용역를 진행했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현대 인물을 제외하고 고대~일제강점기까지의 인물을 살펴보면, 선정인물은 정치·명신, 학문·사상, 충절·효열, 문학·예술, 교육·종교, 항일독립, 기인·기타 등 609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 문화예술 관련 인물만을 살펴보자. 문학분야에서는 고려 무신정권 시기의 빼어난 시 ‘봉사입금’으로 이름난 시인 매호 진화(1181?~?), 조선 초 불사이군 충절로, 훈민정음 창제의 공으로, 문장가로 유명한 매죽헌 성삼문(1418~1456), 서얼 신분이라는 불우한 자신의 처지를 시적으로 승화시켜 임진왜란 당시 서민들의 누추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시인 손곡 이달(1539~1612), 당대 국정운영의 중심인 재상으로 문장도 뛰어나 고향으로 돌아와 ‘동창이 밝았느냐~’ 권농가를 지은 문장가 약천 남구만(1629~1711) 등이 있다.

그리고 이 나라 어디에도 없는 13명의 가족문학사를 완성하고 사랑과 문학을 통한 양성평등의 자녀교육을 실천한 청주 김성달(1642~1696)·이옥재(1643~1690) 부부, 그리고 부부의 여덟 번째 딸로 자신의 뜻한바 지키며 소신대로 여성군자의 삶을 지향한 시인 호연재 김씨(1681~1722),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독립지사이자 불교개혁가, ‘님의 침묵’의 시인 만해 한용운(1879~1944) 등이 있다.

미술분야는 동양의 사의와 서양의 사생을 통해 문자추상·군상을 완성시킨 세계적인 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 4벌의 군복을 입은 독립운동가이자 새로운 시대의 흐름으로 ‘한국 풍경화’ 개척한 예술가 최덕휴(1922~1998) 등이 있다.

전통문화예술분야에서는 판소리 역사상 최초의 명창이자 결성농요 뿌리에 위치한 명창 결성 최선달(1726~1805)과 그의 후손 명창 최유식(1896~1978), 그리고 건강한 들놀이 노래인 결성농요, 최선달 뒤를 잇는 판소리 근대 5명창이자 중고제 명창인 김창룡(1872~1943), 그리고 한국 근대 가무악의 선구자이자 전통춤의 아버지로 불리는 명고명무 한성준(1874~1941) 등이 있다.

아직 사료와 기록을 통해 밝혀져야 하지만, ‘남의 신재효·북의 정춘풍’의 판소리 이론가이자 명창인 정춘풍(?~?, 철종~고종 사이), 한성준의 추천으로 서울무대에서 활약한 명창 유공열(1859~1934) 등은 홍성 출신이라는 학계의 이론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

지금 홍성의 문화예술인물이 전부 다 밝혀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강의 윤곽은 잡히는 정도를 볼 때, 이제라도 홍성의 문화예술인물 선양 또는 기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선양 또는 기념사업은 과연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위에 제시한 인물 개인별로 선양 또는 기념사업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인물 개인별 선양 또는 기념사업으로 인한 엄청난 예산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다.

현재 지역에 건립된 기념시설이 만해 한용운 생가 및 문학체험관, 고암 이응노 생가 및 기념관이 전부인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생가지 표지석과 시비, 기념비 건립은 인물 개인별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 만해생가지를 중심으로 한 홍성문학인물관 추가건립을 제안해보고, 지역 내 홍성문학과, 노동문학관 등을 행정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홍성문학인물관 추가건립 등도 제안해보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을 중심으로 한 홍성미술인물관 추가건립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전통문화예술분야는 아직 생가 및 전수관·기념관·박물관 건립이 전무한 상태로,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홍성군이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국비 4억 원과 군비 16억 원 등 총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결성면 판소리 명창 최선달 선생 선양사업’을 추진하며, 올해는 ‘최선달 선양 학술연구 용역’과 ‘국비확보 계획수립’ 등을 중점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물론 광천에 장사익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기념관 형태보다는 소리꾼 장사익을 테마로 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형태로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자 한다.

전통문화예술분야에서는 상징적으로 최선달을 대표하는 판소리와 한성준을 대표하는 전통춤, 홍성의 결성농요 등 전통음악을 아우르는 ‘충청소리(중고제)판소리전수관 또는 전통문화전수관’을 갈산·결성지역 등 어느 한 곳에 건립해 홍성 전통문화예술을 전수하고 기념한다면 또한 하나의 추진 방향이 될 것으로 믿는다.

덧붙이자면, 인물 개인별 선양 또는 기념사업회보다는 ‘사단법인 홍주(홍성)문화예술인물선양(기념)사업회’를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추진해나간다면, 홍성 문화예술인물 선양 또는 기념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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