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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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아이가…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4.03.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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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집 센 아이라면?
고집 센 아이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상대하기 어렵고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말로 하면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고 말과 감정의 표현력과 전달력이 확실한 아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 때문에 고집이 셀까? 살면서 억울한 일이 많았던 아이다. 오해로 인해 억울했고 그 억울함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 아이에게 다가가서 “네가 억울한 일이 많았던 것 같구나. 오늘은 너의 이야기를 들어 줄테니 억울함이 없도록 말해 주면 좋겠다”라고 하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 생활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거에는 석탄을 주로 사용하여 광산이 많았지만 지금은 석탄을 대체하는 에너지가 있어 예전만큼 사용하지 않아 대부분 폐광했다.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는 작업할 때 필요한 원석만 본다. 그런데 사람은 사람을 볼 때 무엇을 보는가? 특히 보호자가 자녀를 볼 때는 무엇을 주로 보는가? 겉으로 보이는 현상을 뚫고 아이의 본질을 봐야 한다. 그 아이의 능력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 다른 집 아이보다 뒤쳐진 것 같아 보인다면?
꽃은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 가을에 피는 꽃, 겨울에 피는 꽃이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는 시기는 모두 다르다. 일반적이나 보편적이라는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발달심리학에서는 ‘개인차’라고 한다. 밭에 같은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도 모두 똑같이 성장하지 않는다. 아이는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는다. 단, 정확히 시간에 맞춰 걷고 있을 뿐이다.


■ 거칠어 보인다면?
사람은 누구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밥을 먹는다. 밥을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신체를 위한 것이고, 아이는 밥과 더불어 정서(감정)를 먹고 산다. 밥 이상으로 정서가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더 필요하다. 같은 말이라도 긍정적으로 해야 하고, 정서를 강렬하게 표현할 때는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 거칠다는 말은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달라는 의미다.


■ 무기력해 보인다면?
아기코끼리 목에 1m 쇠사슬을 매고 기둥에 묶어 두면 처음에는 쇠사슬을 풀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1m 거리를 최대치로 하여 생활한다. 그런데 코끼리가 성장해 움직이다 보니 기둥이 부러졌다. 과연 그 코끼리는 도망칠 수 있을까? 코끼리는 여전히 그곳에서 맴돈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온갖 부정적인 표현 속에서 살다 보면 자신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 능력이 발현되지 못하고 살게 된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시련과 고통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이다. 많이 자꾸 넘어지면 잘 넘어지는 법을 배운다. 넘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방법을 터득해야 된다. 그것이 인생의 출발점이 된다. 아이보다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점검해보자.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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