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조국의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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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조국의 주인인가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4.01.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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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밝아오는 새 아침에 한파(寒波)는 밀려오고 급기야 대한민국(大韓民國)을 ‘大寒民國’으로 지칭하는 이도 있으니 이 말을 겸허히 수용할 필요가 있겠다. 겨울이 되면 물이 얼고 물을 생각하면 ‘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다’(上善若水-상선약수)는 뜻을 음미하게 된다.

노자의 도덕경은 물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 부쟁(不爭)의 철학으로, 물은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말하지 않는다. 둘째,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겸손의 철학으로, 물은 낮은 곳으로 임하기에 강과 바다가 되는 것이다. 셋째, 연못처럼 깊은 마음으로, 물은 아낌없이 은혜를 베풀며 신뢰를 잃지 않고 세상을 깨끗하게 해준다. 넷째,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며 얼 때와 녹을 때를 알기에 물처럼 산다는 것은 세상의 변화와 한 호흡으로 사는 자연스러운 인생의 방법이다.

오행(五行)의 상생과 상극에서도 수극화(水克火)로, 물이 불을 이기기에 화재진압에 물이 필요하며 물 같은 사랑이 불같은 화냄도 감싸줄 수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처럼 기성세대들이 후배들에게 좋은 본을 보여주어야 하는 교육적 의미도 있다.

새해를 맞아 ‘조국의 찬가’의 ‘밝아오는 아침 해를 바라보면서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나아갑시다’라는 말이 새삼 그리워진다. 한 국가는 수 천만 개의 세포(국민)로 형성된 결합체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인체에 비유한다면 허리가 꽁꽁 묶인 채 상체와 하체가 상극의 상태로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와 같다. 응급처치와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에 이른 것 같다. 우리 몸의 심장부와 같은 국회는 심근경색으로 여야가 단단한 대치국면이요, 국민들은 동맥경화로 소통이 안 되어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서로 상대방의 급소에 충격을 가하여 혈압은 오르고 본질적인 타결이 되지 않아 힘을 낭비하니 혈당이 배출되는 당뇨병과 같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퍼져 나오는 불평불만으로 호흡이 곤란하고 상반된 의견대립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돼 각종 암의 발생 원인이 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풍족한 의식주로 신체가 비대해진 것처럼 많은 지식은 습득하지만 인성을 도외시하여 예의범절은 희박해지고 아집이 팽배해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되지 않아 상대방의 입장을 무시하는 세대 간의 갈등은 삶을 더욱 힘들게 한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북한의 전쟁야욕에다 설상가상으로 핵전쟁의 징조는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을 풍전등화(風前燈火)라고나 할까. 위급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사분오열된 처지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이는 어쩌면 한 아기를 놓고 두 엄마가 서로 자기 아기라고 싸우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솔로몬의 지혜처럼 한 아이를 두 갈래로 자르는 비극을 초래해야 되는지, 누가 진정한 국민이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려야 하는지 답답하다.

암담한 현실에서 연약하고 무지한 인간은 자연의 순리대로 우주만물을 창조한 섭리자의 뜻에 순응하고 순종함이 문제해결의 정답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의 원리대로 살아야 조상들이 물려 준 금수강산을 잘 지키고 아름답게 가꾸어 후손들에게 넘겨줄 수 있을 것이다.

온 국민이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한 목소리로 조국찬가를 부를 그날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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