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의 예가 있는 기러기를 찾아서
상태바
장유의 예가 있는 기러기를 찾아서
  • 모영선<생태나무학교 이사장>
  • 승인 2014.01.09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러기의 우는 소리가 처량한 정을 자아내는 것 같아 예로부터 임과의 이별의 아픔을 표현한 시와 노래로 많이 불려 왔고 동양화에서도 기러기를 화폭에 많이 담아왔다. ‘평사낙안(平沙落雁)’은 기러기가 공중을 날아다니다가 편평한 모래펄에 맵시있게 내려앉은 모습을 묘사한 성어로서 글이나 문장이 매끈하게 잘 되었음을 비유하는 뜻으로 전용되어 왔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혼례에서 신랑보다 기럭아비가 앞서 간다. 경사스러운 혼례 날 기러기를 택한 것은 서로 사랑하며 아들딸 많이 낳고 백년해로 해달라는 기원에서 시작된 듯하다.
옛 선인들은 기러기가 대열을 지여 비행할 때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순서를 지키면서 이동한다고 보았다. 기러기들은 이동할 때 V자 모양으로 무리를 이루며 4~5마리부터 수십 마리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왜 이렇게 V자형으로 날아가는 것일까? 겨울과 봄 먼 거리를 이동하는 기러기들이 V자형으로 나는 것은 지혜가 숨겨 있다. 맨 앞의 기러기가 날개 짓을 하면 공기가 움직여 그 뒤에 소용돌이 기류가 일어나고 그 뒤의 기러기는 소용돌이 기류의 위로 향하는 흐름, 상승기류를 받아 이용하는 것이다. 맨 앞의 기러기의 힘이 다하면 다음 기러기와 선두자리를 바꾸어 난다. 이렇게 기류를 이용하면 70%정도 더 날아 갈 수 있다고 한다. 무심히 보았던 새의 나는 모습에 이런 과학적인 것이 숨어 있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기러기는 해마다 가을이면 시베리아 사할린 알래스카 등지에서 천수만으로 날아와 월동하다가 봄이 되면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이다.
홍성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보이는 것은 논과 밭일 것이다. 요즘 논에는 쇠기러기와 큰기러기들이 무수히 앉아 노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 농법이 예전 담수농법에서 지금은 바뀌어 담수를 하지 않지만 요즘 논의 가치 재인식으로 좋은 자원의 인식적 전환과 천수만 일원의 생물종다양성계약으로 무논조성을 하고 볏짚을 논에 남겨 놓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새들의 서식지 분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기농법을 사용하는 논에 겨울동안 물을 가두어 놓음으로써 이 논을 서식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일본에서는 유기농법을 사용하는 논에 겨울 동안 물을 가둬 새들의 서식지로 활용하는 이른바 ’WFRF(Winter Flooded Rice Field)’ 기법을 도입, 물새 서식지 복원과 농업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것이 증명되었고, WFRF는 이제 영농기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논에 담수하는 물의 깊이에 따라 찾아오고 노니는 새의 종이 달라진다. 가까운 예산에서 황새마을 사업을 하고 있지만 홍성도 담수농법을 이용하여 유기농법의 극대화하고 도심 속에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는 천국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여본다.
금주에는 가족과 함께 천수만을 찾아 논과 하늘을 바라보며 아이들에게 기러기들이 왜 V대형으로 이동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갖는 여유를 느껴보기 바란다. 또 홍성조류탐사과학관에 들러 자세히 관람하면서 천수만의 여름철새, 겨울철새, 나그네새, 텃새에 대해서도 공부하여보자. 가족과 함께 천수만으로 떠나자. 천수만에서 가족과함께 여유있는 시간을 갖으며 보람있는 방학을 보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