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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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과 예술
  • 심재선<도예가, 주민기자>
  • 승인 2014.02.2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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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예술이라 하면 소수의 훈련된 사람들만이 하는 것 또는 여유 있는 부류의 전유물로만 인식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아이의 몸짓이나 언어를 보면서 어른들의 기준으로 ‘어디서 저런걸 보고 따라하는 걸까’라고 생각들 때가 많다. 아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보고 들은 것을 이용해 표현하고 놀이를 통해 자신과 주변의 모습들을 스토리텔링화하는 과정이고 이러한 것들은 창작의 기본 원리이다.
아이가 펜을 잡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종이나 벽, 가구 가릴 것 없이 그리면서 놀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있는 집에는 아무리 관리를 해도 낙서가 없을 수 없다. 나이가 들어 미술이라는 것을 교육으로 접하게 된 아이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리며 놀지 않는다. 왜일까
교육에 있어서는 조금이라도 예술가(?)다운 그림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자기 맘대로 그릴 수 없고 자기의 이야기도 못하게 되고 틀에 맞추어질 것을 강요당하여 창작의 욕구가 억눌러 버려 마음 깊은 곳에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좀 더 어른이 되어서는 이러한 욕구들을 엉뚱한데서 표출하게 된다. TV를 보면서 표출하지 못한 욕구들을 대리 만족하고 인터넷을 하면서 욕구불만의 글쓰기를 하며 남의 이야기를 듣고 확대 재생산해 전파하는 등 나름의 창작의 요구를 표출하게 된다. 이러한 억눌린 창작의 욕구를 풀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 생각한다. 술과 약물의 도움 없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우리의 영혼이 좀 더 나은 삶에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복잡해진 현대의 예술분야는 이상한 짓을 하나 해놓고 그 빈 공간을 설명과 해석으로 채우는 작업이다(소설가 김영하). 나는 내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생각한 것을 그린다(피카소). 인간의 본성에 충실해 질 때 창작의 기쁨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표현에 당당해지고 창작의 욕구를 자연스럽게 풀 수 있을 때 나 역시 예술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이든 하고 싶었던 일을 실행해야 한다. 어릴적 하고 싶었던 그림이든 음악이든 연극이든 글쓰기든 어떤 분야든 아무생각 없이 조건 없이 해야 한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나 형태는 천차만별이나 누구도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프랑스 작가 미쉘뚜루니에는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하면 피곤해 지는 게 그 증거다’라고 했다. 예술은 대가를 전제로 한 결과물에 대한 집착이 있으면 일과 다름이 없다. 또한 주변을 의식한다던가 ‘해서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면 더욱 어려워진다.
내가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접근해야 한다. 마음속에 내가 예술을 꿈꾸지 못할 100만가지 조건보다 예술을 해야만 하는 한가지의 이유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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