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6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낙엽과 한조각 구름의 스러짐 낙엽과 한조각 구름의 스러짐 펄럭이던 하얀 화염(火焰)과 지루한 장마를 이겨낸 나뭇잎들은 스스로 붉게 물들어 지상으로 내려앉는다. 낙엽은 생명의 에너지가 뿌리에서 줄기로, 잎으로 다시 뿌리로 순환하고 있음을 알리는 메타포다. 에너지의 회전은 모든 생명체에서 발생하지만, 같은 개체가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떨어지는 나뭇잎에 쓸쓸함과 무상함이 묻어 있다.그러나 끝이 있기에 생명도 의미가 있다. 죽음이 없는 일상이란 매일 매일이 그렇고 그래서 가치 있는 삶이되기 어렵다. 오히려 죽음이 삶을 역동적으로 만든다. 생이 짧은 하루살이의 일생은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20-11-05 08:35 파당(派黨)짓기와 광장의 파국 파당(派黨)짓기와 광장의 파국 ‘코로나19’가 일상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국회의원들은 격한 말다툼을 하다가 상대방이 ‘동네 양아치’ 같다고 고함을 쳤다. 국회 바깥에서 이들을 비난하기 위해서 한 말이 아니고 자기들끼리 싸우다 한 말이니 한심하다 못해 측은지심마저 든다. 양아치는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일컬을 때 쓰는 말’이라고 사전에 정의돼있다. 천박하다는 것은 생각이 얕거나 행동과 말이 상스러울 때 쓰는 말이고, 못된 짓을 일삼는 일이란 타인에게 이유 없이 피해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의원들이 상대방을 양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20-09-03 09:54 예산, 수당고택(禮山, 修堂古宅)에서 예산, 수당고택(禮山, 修堂古宅)에서 역사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모든 과거 사건을 의미한다고 랑케(Lanke, 1795-1886)는 정의한다. 그러나, 카(E.H Carr, 1892-1982)는 역사적 사실들은 역사가가 그것을 불러낼 때만 말을 한다며 역사를 생명체로 여긴다. 과거의 흔적을 불러내어 그것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슬픈 역사를 반복할 운명에 처하기 쉽다. 그래서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적용될 수 있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나라들이 수명을 달리하며 명멸(明滅)했다. 수백 년의 역사가 내려오는 수당 고택의 이야기는 조선시대 아픈 역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20-07-02 09:00 본능의 어깨에 올라탄 자들 본능의 어깨에 올라탄 자들 성욕을 억제하지 못한 정치인들(오거돈, 안희정) ‘n번방 범죄자’들,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 등이 패가망신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만의 일이 아니고 인류가 사회를 형성하고 살아온 이후 모든 문명권에서 반복되는 문제다. 성적 본능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인간 욕망(Desire)의 근원 속에 리비도(Libido)라는 성본능(instinct)을 상정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근본 에너지로 이해했다. 그는 이것을 성욕으로만 관련지어 설명하려는 탓에 칼 융(Carl Jung)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그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20-05-07 09:00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19’의 확진 환자수가 4000명을 훌쩍 넘어섰고, 대구에서는 더 이상 확진 자를 병원이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국란(國亂)에 가깝다. 타 지역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끔찍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을 방역하는 방법과 시기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 여기에 정치적으로 잡다한 생각이 들어가면 방역의 적기(適期)를 놓치게 되고 처참한 상황을 맞게 된다. 작금의 우리 현실은 이런 것을 소홀히 한 결과라 할 수 있다.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동서양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20-03-05 09:00 공정사회와 ‘악의 평범성’ 공정사회와 ‘악의 평범성’ 새해 아침에, 사람들은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각자의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인간에게는 어렵고 막막한 환경 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경험한 빅터 프랭클(Vicktor Frankl·정신과 의사)은 인간은 ‘믿음을 상실하면 삶을 향한 의지도 상실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인간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퇴락의 길을 걷는다’(한나 아렌트). 인간에게 있어 ‘새로 시작할 수 능력’은 힘들고 답답한 현실을 깨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20-01-02 09:49 욕심과 ‘심재(心齋)’ 욕심과 ‘심재(心齋)’ ‘서쪽하늘에 석양빛이 가물거리고, 길 저문 나그네가 여관에 들려고 말을 재촉하는 저녁’(셰익스피어 ‘맥베스’) 무렵이면 새들은 깃을 접고 둥지로 날아든다. 사람들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다사다난했던 일 년을 되돌아보고 감상에 젖기도 한다. 즐거움보다는 후회가 더 앞선다. 뜻한 일이 미완성이나 실패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욕망이 꿈틀거리며 무엇인가를 이뤄내려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때로 욕망이 잘못 작동되면 삶이 힘들어지고 이웃과 불화(不和)를 자초하게 된다.인간의 행동 밑면에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인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19-12-12 09:00 상식(common sense)과 높은 도덕성 상식(common sense)과 높은 도덕성 사실 판단의 문제에 있어서는 진위(眞僞)가 가려질 수 있지만, 가치 판단의 문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어느 것이 사실이냐 아니냐와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이냐는 같은 선상에 놓기 어렵다.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는 이런 두 가지 문제가 뒤엉켜 진영논리로 둔갑되고 있다. 먼저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는 정치권의 무능이 자리잡고 있다. 무릇 정치란 국민들이 걱정 없이 잘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행태는 국민들이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일부 정치꾼들은 광장의 군중 숫자를 등에 업고 세 싸움이나 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세력들은 나라를 망하게 할 충분한 능력을 가졌음이 분명해 보인다. 구한말에도 무능한 정치세력은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서 외세를 이용한답시고 청나라, 일본,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9-10-10 09:07 ‘하얀 검둥이’들의 반란 ‘하얀 검둥이’들의 반란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일랜드와 영국을 잠시 다녀왔다. 런던에서 스코트랜드의 에딘버러에 이르는 M6 고속도로 주변에는 양들이 한가히 풀을 뜯고 있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양털 가격이 오르자 귀족들은 울타리를 치고 농사를 짓던 주민들을 쫒아냈다. 소위 ‘인클로저 운동(Enclosure Movement)’의 시작이다. 세월이 흘러 울타리를 쳤던 사람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양들은 여전히 풀밭을 지키고 있었다. 영국은 오랜 역사 속에서 강과 바다, 언덕 등에 피비린내 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내전(內戰)과 외부의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19-08-21 16:27 영화 ‘기생충’이 사회에 던지는 질문 영화 ‘기생충’이 사회에 던지는 질문 문학작품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긴 여운이 남는 것은 그 작품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매력’ 때문일 것이다. 독특한 매력이란 그 작품이 품고 있는 미학적 차원과 메시지, 또는 둘의 화학적 결합양식에서 기인한다. 예술작품에 대한 이러한 논쟁은 유구한 역사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다. 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하모니를 이루면서 독자나 관객의 흥미를 자아낸다는 것은 생산자의 탁월한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 능력이 시대와 맞물리지 못해 비참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치는 예술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이번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고,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후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설국열차’, ‘옥자’와 같은 봉 감독의 영화는 그가 우연히 상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9-06-13 09:02 살고 싶은 그곳의 공간과 삶 살고 싶은 그곳의 공간과 삶 4월 초·중순이면 홍성·예산의 산비탈에 사과·배꽃이 지천으로 핀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할 때 즈음이면 교교(皎皎)히 흐르는 달빛 아래 꽃들이 누워있는 과수원을 끼고 돌아,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의 볼륨을 높이며 예당저수지를 돌아보는 일은 춘정(春情)의 호사(好事) 중 호사(豪奢)라 할 수 있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스는 고향 호숫가를 맴돌며 ‘수선화’라는 유명한 시를 썼고, 바이런은 스위스 래만호수(Lake Leman)를 바라보며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다고 읊었다. 독일의 헤르만 헤세도 바람소리, 물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자작나무, 숲과 같은 자연이 삶의 보배라고 노래했다. 자연이 주는 위안은 그 무엇보다도 크며, 자연은 인간을 형이상학적 존재로 만든다. 자연환경과 공간이 사람에게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9-04-11 09:05 사이공(Saigon)의 추억과 야자수 그늘 사이공(Saigon)의 추억과 야자수 그늘 사이공에 대한 나의 추억은 흑백사진이다. 지금 호찌민으로 불리는 도시의 옛 이름은 사이공이다. 60년대 후반 청룡, 맹호부대라는 이름으로 동네 형들은 하나, 둘, 월남으로 떠났고, 그들은 야자수 아래 ‘농(Non:전통모자)’을 쓴 여인들과 찍은 흑백 사진을 가끔 보내왔다. 형들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 가져온 나무 상자에서 눈에 띈 것은 미제 통조림이었다. 깡통뚜껑을 여는 작은 깡통따개는 마법의 칼같이 깡통을 돌려가며 절단해 주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 당시 복숭아 통조림을 식칼로 열고 있었다. 베트공과 싸웠다던 형들의 무용담을 들으며 나도 사이공으로 군대를 가리라 다짐했다.지난 일주일간 하노이에서 다낭을 거쳐 호찌민까지 베트남을 10여년 만에 재방문 했다. 흑백사진의 사이공과 하노이의 모습은 이제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9-01-31 09:05 홍성 국제 영화제가 지속되려면 홍성 국제 영화제가 지속되려면 소설, 시, 연극은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영화는 에르빈 파노프스키의 말처럼 탄생부터 발전과정까지를 모두 지켜볼 수 있었던 유일한 예술이다. 1895년 12월 28일 프랑스 파리 조그만 극장에서 33명의 관객을 놓고 영화를 상영했던 것이 영화의 시작이다. 발명가 에디슨도 한해 전에 접안렌즈를 통해 나무상자처럼 생긴 내부에서 재생되는 이미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장비인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를 만들었다. 그러나 혼자만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영화의 발명자는 되지 못했다. 그에 비해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는 스크린에 이미지를 투사해 관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이것이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의 발명자가 된 이유다. 그러나 ‘에디슨의 저주’라고 할까, 요즘은 IPTV, VOD,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8-11-22 09:02 공감과 수신(修身) 공감과 수신(修身) 사람이 감정에 치우치는 행동을 했을 때, 곧 후회하게 마련이다. 감정은 이성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만 타인의 ‘공감(sympathy)’을 불러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감의 문제를 거론한 철학자는 스코틀랜드의 애덤 스미스였다. 글래스고우 대학에서 도덕철학을 가르쳤던 그는 ‘국부론’을 저술해 경제학의 아버지같이 알려진 사람이기도 하지만, ‘도덕감정론’을 먼저 출간해 공감의 문제에 천착했다. 그는 중세의 속박에서 벗어난 인간들이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면서 질서와 조화를 추구하는 사회를 건설할 수 있겠는가라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2018-10-04 09:17 대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대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저 출산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대학들은 신입생들을 다 선발하지 못하는 현상을 여러해 전부터 겪어 왔다. 일본에서도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축소·통합됐고, 노인들만 거주하는 군 단위 동네들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추세가 약 30년 정도 지속된다면, 지역의 많은 대학들과 전라북도 14개 시·군중 10개정도는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다. 저 출산 문제는 사회구조 뿐 만아니라 국가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태세다.학령인구가 감소되자 교육부는 대학을 평가해 신입생이 부족한 대학을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을 찍어 퇴출시킬 계획을 짜 놓고 있다. 교육부 자신이 인가했던 많은 대학들이 부메랑이 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0일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해 ‘자율개선대학’과 ‘2단계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8-07-19 09:14 속담과 정치 그리고 ‘데마고기’ 속담과 정치 그리고 ‘데마고기’ 선거를 달포가량 남겨 놓고 여기저기 후보자들의 얼굴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들이 봄바람에 요란하다. 아직 거리유세가 시작되지 않아서인지 후보자들의 마음을 그 소리가 전하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교차로에는 자신의 이름이 쓰여 있는 피켓을 목에 걸고 지나치는 자동차를 향해 인사를 한다. 모두 나에게 한 표를 던져달라는 신호일 것이다. 이들이 선거에 당선 되어 힘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많은 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로 민주정치의 정치가는 유권자들의 표에 의해 결정됐다. 연설을 잘하는 것이 유리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修辭學)에 관련된 책을 쓴 것도 이러한 정치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정치는 ‘데마고기demagogy(선동적 허위선전)’를 수반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8-04-26 09:01 대학과 지역사회 그리고 선거 대학과 지역사회 그리고 선거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급격한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말 그대로 노인들의 생명이 연장되어 동네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이 1970년대에 58.7년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20세 이상 증가되었다는 보도다. 대신에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면 단위에서는 그친지 오래고, 수 십 년씩 전통을 자랑하던 초등학교들이 폐교되고 있다. 어린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니 산부인과와 소아과도 군 단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학병원에서도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전공하겠다는 전공의들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출산율의 감소는 지역사회의 활기를 감소시켰고,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을 만들어 낼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현상의 증가는 지역문화를 붕괴시키고 급기야는 지역공동체를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8-02-08 09:19 기쁜 삶, 행복한 죽음 기쁜 삶, 행복한 죽음 누군가와의 이별은 쓸쓸하다. 사랑했던 이성(異性)과의 이별도 그러하지만 부모, 정신적 스승과의 영원한 이별은 쓸쓸하다 못해 처연(悽然)하다. 늘 옆에 있을 것 같았던 그 사람의 사라짐은 죽음 자체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다 죽어야 하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지난해 어느 늦가을 어머님이 이 세상을 하직하셨고, 올해는 칼바람이 부는 겨울에 스승이 먼 길을 떠나셨다. 내 육체와 정신을 형성해 놓은 두 분의 빈자리는 휑하다 못해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두 분의 죽음은 내 삶의 끝도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알려준다. 거울에 비친 탄력을 잃은 피부, 하얀 수염과 머리카락은 살아온 날보다 남아 있는 날이 훨씬 적을 것임을 말해준다.진시황(秦始皇)은 불로장생을 꿈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7-12-14 09:04 아이스크림과 세계지도 아이스크림과 세계지도 조선 정조 때 문장가 유한준(兪漢雋, 1732-1811)의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되게 보게 되며, 볼 줄 알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그저 쌓아두는 것과 다르다”라는 말을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로 ‘패러디’ 하고 있다. 알고 본다 하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의 관점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사물에 대한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 잘못된 기존의 관점으로 채색된 역사를 받아들이는 것은 기존의 허구적 이데올로기를 수용할 뿐이다. 독일의 역사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의 눈빛으로 역사(과거, 유적, 예술품 등)를 본다는 것은 기존의 역사에서 놓치고 있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고, 역사의 결을 거꾸로 더듬어 보는 것이다.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7-11-01 16:33 ‘피로사회’에서 ‘에로스’를 다시 생각하기 ‘피로사회’에서 ‘에로스’를 다시 생각하기 인간이 동물의 길을 벗어나면서부터 본능적 욕망을 억제하고 문명을 건설했다고 프로이트는 진단했다. 풍선의 한쪽 끝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지듯, 인간의 ‘에로스’(eros)에 대한 억압은 ‘타나토스’(Thanatos 파괴적 본능)를 수반했다. 그러나 허버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억압 없는 문명은 정말 불가능할 것인가’라는 회의적 질문을 던졌다. ‘프로이트 이론의 철학적 연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마르쿠제의 ‘에로스와 문명’은 프로이트 이론을 충분히 설명하면서도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았던 프로이트를 넘어서려고 했다. 인간이 노동은 하지 않고 본능에 충실할수록 풍요롭게 살기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재화가 넘쳐나는 사회에서도 왜 인간은 과잉노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가에 마르쿠제의 시선은 김상구 교수의 논단 | 김상구 칼럼위원 | 2017-09-13 09:51 처음처음이전이전1234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