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28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6> 소영이의 어머니는 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부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했으므로 소리 내며 크게 웃을 수도 없는 처지여서 난처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아주머니, 제가 정석이 방으로 가서 수험공부의 비결을 가르쳐 주고 오면 어떨까요?소영은 부인에게 말을 했다.“제발 부탁드립니다. 소영이 처럼 좋은 머리라면 대학에 들어가는 것쯤이야 조금도 문제가 아닐텐데……”소영은 부인이 계속 더 수선을 떨 것 같았고 그러면 앉아 있기가 지루해질 것이 틀림없어서 그렇게 했던 것이다.“정석아, 잠깐……손님이 이리로 오셨어,”부인이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열자 컨트리맨은 어느 새 남방셔츠로 갈아입고 머리를 물 적신 타올로 동여매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남방셔츠에는 야자나무 잎의 그늘에 반나체의 여자가 우크렐 교육 | 한지윤 | 2017-04-15 08:09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5> “약간 질투가 생기는데……”잠시 후 연숙이가 입을 열었다.“무슨 소릴 하는 거야? 부러운 생각이 들면 너도 기술을 발휘해 저런 멋있는 남자를 붙잡으면 되잖아……”소영은 연숙의 등을 탁 두드리는 것이었다.소영이는 아꾸다가와 류우노스께의 이라는 일본소설을 여고시절에 읽은 적이 있다.ㅡ‘나’ 라고 하는 한 사나이가 요꼬스까선 2등 열차에 타고 있었다. 도중에 한 사람의 젊은 아가씨가 허겁지겁 열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손등의 살갗이 터진 손에 3등 차표를 꼭 쥐고 있었다.‘나’는 2등 3등의 객실조차 식별하지 못하는 이 아가씨에게 당초부터 불유쾌함을 느꼈다. 게다가 그녀는 기차가 터널 속으로 들어가자 독한 연기가 들어오는 것도 개의치 않고 창문을 열려고 드는 것을 목격하고는 화가 치밀었다 교육 | 한지윤 | 2017-04-07 08:32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4> 뜻밖에 그녀는 목이 매여 말이 막혔다.“넌……”소영이는 다정하게 유미의 어깨를 안았다.“유미야, 넌 그 사람한테 얼마간 호의를 갖고 있지?”“그런 건 아니야.”길을 지나가던 사람이 의아스러운 눈으로 이 쪽을 바라다보았으므로 유미는 철로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는 급히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유미의 혼담은 급속히 진전되었다. 외국에서 6월은 신부라고 말하듯이 6월이라는 싱그러운 결혼의 계절을 놓치면 대개 가을이나 겨울로 미뤄진다.아무것도 모르는 신랑쪽은 서둘러 결혼식을 준비했다.유미의 괴로운 마음속을 소영과 연숙은 거울을 들여다보듯 환히 알 수 있었다.“이제까지 남자들에게 무시만 당해 왔으니 한 번 정도 내 쪽에서 속여 보아도 좋겠지!”하고 유미가 말했는가 하면 교육 | 한지윤 | 2017-03-30 17:59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3> 소영은 목욕탕 표시의 간판을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남자는 이미 들어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유미가 들어간 뒤에 들어갈 것인가……?”그 때였다. 뜻밖에도 방금 여관 안으로 들어갔던 유미가 불쑥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자기만의 어떤 상념에 사로 잡혀 있었던지 소영과 연숙이가 서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신유미!”소영은 자기도 모르게 느닷없이 유미를 불렀다. 유미는 그러나 처음에는 의아한 눈으로 이 쪽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씁쓸한 듯 미소를 지었다.“유미야, 어젠 괜찮았어?”소영이가 물었다.“어제? 어제 뭘 말이지?”“한 밤중에……”유미는 잠시 생각을 하고 나서 말했다.“내가 곤드레만드레가 된 걸 보았었니?”“우리 둘이서 널 집 현관까지 바래다 주었는 걸……” 교육 | 한지윤 | 2017-03-24 10:30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2> 유미네 집안에서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그거야 우린 알 수 없는 일이고……”소영은 택시를 잠시 세우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 어머니에게 유미의 처지를 대강 이야기를 하고 학생명부에서 유미의 집 주소를 찾아 달라고 했다.유미의 집은 격식이 반듯한 집들로 죽 늘어서 있는 주택지의 한 구역에 있었다. 짐작하고 있던 것보다도 훨씬 호화로운 집이어서 소영과 연숙이는 초장에 짓눌린 느낌이었다.다행히 개짖는 소리가 나진 않았다. 운전사도 도와 세 사람은 유미를 대문 앞 계단에 내려놓았다. 소영이는 택시를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고 벨을 눌렀다.집안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다. 딸이 12시가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데 벌써 이 집 식구들은 모두 잠이 들어버린 것일까. 소영 교육 | 한지윤 | 2017-03-17 10:58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1> “그것 보라고, 그런 식이잖아……”“너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군……”연숙은 싱긋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새로운 생명이라는 것은, 어쨌든 정자와 난자의 결합이 아니더라도 탄생될 가능성이 있지.”그 목소리는 별로 크지 않았지만 도리어 K대학생 쪽이 부끄러웠던지, 그는 스탠드의 높다란 의자 위에서 몸을 굼실굼실 움직였다.“난자에 어떤 전기적인 자극을 주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세포의 분열이 시작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지. 개구리 알의 경우는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했어. 소련에서는 똑같은 실험을 토끼에게도 실험을 해 성공을 했다고 해, 독일에서는……신앙의 경우에서도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지……”토끼실험에서 성공을 했다는 기억은 불확실한 것이었고 독일에서 산양실험에서 성공 교육 | 한지윤 | 2017-03-10 11:08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50> “네에, 그러세요?” 그렇지만 저하고는 만난 적이 없었던 걸로 해두면 좋겠어요. 당신과 내가 연애 같은걸 한다면 아마 희극적일 거예요.“그는 도수 높은 안경 속에서 눈을 껌벅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진종일씨, 장래 희망이 뭔지 모르겠네요.”“전 가능하다면 주간지의 신문편집 같은 것을 해 보았으면 싶은 생각입니다만……”“그러세요?” 저어……몸이 좋으시니까……들은 얘기지만 앞으로의 주간지의 편집장은 필기시험 따위보다는 체력 검사를 해서 입사를 결정하는 편이 좋을 듯 싶어요.“그때 살롱안을 흐르는 음악은 혼성 합창단의 코러스 ‘젊은이여……’로 바뀌었다. 젊은이여, 몸을 단련해 두자.아름다운 마음이 건강한 육체에활화산처럼 솟구칠 날이 언젠가는 온다.그날을 위해, 그날을 위해젊은 교육 | 한지윤 | 2017-03-02 11:34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9> 아주 평화로운 일요일이다. 그 조용한 평화는 오후가 되어, 이브닝드레스를 빌려 준 작은 어머니가 그녀의 집으로 오기까지 계속되었다.“소영아, 어제는 대단했던 모양이지? 신문에 사진이……”작은어머니는 현관으로 들어서자마자 집안이 온통 찌렁찌렁 울리도록 큰 목소리로 말했다.소영이는 한쪽 눈을 찡긋하며 그런 말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이미 어머니는 그게 무슨 일인가하며 간섭하고 나섰다.“무슨 일이 있었나?”아니 모르시고 계셨나봐?”“아무 것도……”“그런 줄 알고 내가 여기 신문을 가지고 왔지……”작은 어머니가 내미는 신문을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깨를 나란히 맞대며 훑어 내려갔다.“신문에 났어요?”눈치 챈 소영이는 숨을 삼키면서 물었다.“그래, 사진 찍힌 기억이 없 교육 | 한지윤 | 2017-02-23 11:37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8>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신발에 빗물이 새어 들어 왔다.살롱에는 이미 4,50명의 사람이 모여 들었다. 소영이 일행은 입구에서 참가금을 지불하고 맥주의 왕관을 받아 가슴에 달았다.그것은 참가의 휘장이었다. 테이블에 앉자 주최 측에서 등에다 번호를 달아 주었다. 심사위원은 이 살롱에 자주 오는 화가와 작곡가 각각 한 사람과 최근에 갑자기 유명해지기 시작한 여자 가수 한명과 맥주회사의 대표로 나온 남자 등 합해서 4명이 맡았다.연숙은 자신의 옷차림에 갑자기 부끄러움을 느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너덜너덜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그녀는 깨끗한 브라우스 차림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넝마같이 너덜너덜한 비율이 심하면 심할수록 자기의 옷차림이 사치스럽기까지 한 것 이었다. 그 때 마침 사회자 교육 | 한지윤 | 2017-02-16 11:08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7> 게다가 건강이 나빠 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것이다.당장은 실업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대로 식생활은 되겠지만 그래도 생활은 궁색해지기 마련인 것이었다.“용서를 빌어야겠지……작은 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용서를 받는 게 어때요? 이제 이렇게 아이들까지 있고 한데 차마 이제 와서 어떻게 하겠우……”연숙이는 우울했다.“넌 서울에서 뭘 하고 있지?”하고 은주가 질문을 하자 연숙이는 새삼스레 가슴이 답답해 왔다.그녀 자신도 역시 아버지와 싸우고 영영 헤어지듯 하고 서울로 나왔다는 사실을 회상하자, 그리고 은주와는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우연의 일치에 연숙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우리 가문에는 반항 기질의 나쁜 혈통이 흐르고 있는 모양이야. 넌 아직 결혼하지 교육 | 한지윤 | 2017-02-10 10:44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6> 밴드는 어둠 속에서도 잠시 동안 요란한 멜로디를 울려대고 있었고 홀 안은 온통 휘파람 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함성소리로 터질 듯이 떠들썩 했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클럽의 지배인인 듯한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손님 여러분, 대단히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곧 불이 다시 들어올 예정이니 그 때 까지만 잠시 조용히 지금 그대로의 자리에서 기다려 주십시오.”제멋대로 홀 안에서 기분을 내게 되면 아마 난장판이 될 것이 틀림없는 일이다.그 때 소영은 교묘하게 어둠을 이용하여 박노진이 그녀의 허리에 팔을 돌리며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연숙씨, 왜 나와 만나 주지 않았어? 내가 사랑하는 건 연숙씨 뿐이었는데……소영이 따위에 신경 쓸 필요 없어, 이탈리아로 꼭 편지 해 줄 수 있지?”“유감이지만 교육 | 한지윤 | 2017-02-02 10:40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5> “어땠어?”“역시 네가 말한 그대로였어.”두 남녀가 덕수궁의 인기척이 없는 호젓한 길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박노진은 연숙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그녀의 두 어깨를 붙들어 잡고는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나 연숙씨를 사랑해!”라고 두어 번 무슨 영화 제목처럼 되뇌었던 것이다.“내 욕은 하지 않든?”“했지, 했어. 너 같은 스타일의 여성은 싫증이 난다고 하더라, 얘.”“그러니? 나한텐 말이다, 널, 그 여자는 사랑할 만한 가치가 없는 시골여자라고 말하더라?”“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하지?”“이것으로 싹뚝 그만 절교해 버려? 이젠 그 녀석 여성편력의 수법도 알았으니까……”그리고 1년의 세월이 흘렀다. 올해에도 똑같은 무렵, 소영은 연숙을 유혹해 역시 동해안으로 피서를 갔다. 교육 | 한지윤 | 2017-01-26 10:11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4> “부처의 초상화를 그린 사람으로서는 어떤 사람이 유명한가요?”연숙이가 질문했다.“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승려 화가로서 담징이 있지 않습니까?”“잠깐……”그는 갑자기 모래 위에서 작은 나뭇가지를 주워 물가로 달려갔다. 파도에 씻기어 물을 머금은 매끈한 모래 위에다 그는 일필휘지처럼 글을 쓰듯이 부처의 얼굴을 슬슬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그래, 그래. 이런 얼굴이었어. 입하고 볼이며 꼭 샹송가수 누구지, 그 가수 닮았다……”소영은 노골적으로 비예술적 감상의 태도를 나타냈다.“좀 더 훨씬 큰 귀하고 살이 찐 손을 그리지 않으면……”그 때 파도가 하얀 거품을 몰고 밀려 왔다.“제기랄!”부처는 사라졌다. 예술대학을 다닌다는 사나이는 화가 파도처럼 솟구쳐 올라 그림을 그렸던 자리의 교육 | 한지윤 | 2017-01-20 17:36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3> “헤엄쳐 돌아가지 않으면 바다 위를 걸어서 돌아갈 셈이야?”연숙은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으응……그건 아니고, 배를 태워 달래는 거지.”멀리 어선 같은 자그마한 배와 보트 몇 척이 보였다.“보트라면 저기도 있는 걸……”하고 연숙이가 재빨리 손을 들어 부르려 하는 것을 소영은 저지시켰다.“바보군! 저 보트는 아베크족들이잖아?”“여자만 타고 있는 보트야 별로 없을 것 아니야.”“아니, 남자들만이 타고 있는 보트가 어때? 얼굴을 보아 기분 나쁜 듯한, 별 볼일 없는 패들이 타고 있는 보트를 선택하기로 하자, 얘!”둘은 콘크리트 섬 위로 올라갔다. 맨 처음 보트에는 파자마 같은 옷을 입은 저질의 사나이들이 타고 있었다.그들은 콘크리트 섬 주변을 돌며 소영과 연숙에게 말을 걸어왔지 교육 | 한지윤 | 2017-01-12 13:53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2> 소영이가 특히 좋아하는 곳은 동해에서 가까운, 아버지가 적을 둔 은행에서 5년 전쯤에 지은 비치 하우스였다. 가격도 저렴한 값에 묵을 수 있도록 혜택이 주어져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그 곳에서 뜻밖의 사람과 만나게 되는 일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걸작이었던 것은, 그녀가 아직 여고생이었던 때의 일이다.바닷가에서 쾌활한 청년과 알게 되어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그녀는 날아갈 듯한 기분이 되자, 여고생 신분을 감추고 어느 백화점의 점원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그러자 청년은 싸이클 경주선수라고 자기소개를 했었다.“백화점 무슨 부서에서 근무하는 거요?”“지하의 잡화매점. 휴지통이라든가, 빨래집게라든가, 따위를 팔고 있죠. 싸이클 선수라니까……언제 경주가 열리죠?”“에……이번에는 25일에 교육 | 한지윤 | 2017-01-05 11:29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1> 죽는 것이 무서워 식욕이 떨어져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약을 먹으면 토할지도 모르므로 순전히 배를 공복으로 두기 위해 서였다.연숙은 그 이상 멀리까지 갈 생각을 포기하고 도로 곁에 있는 나지막한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부터라면 아무도 숲속을 들여다 볼 인간은 없으리라.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녀는 허둥지둥 길 쪽으로 달려 나왔다. 한쌍의 남녀가 소나무 곁에서 꼬옥 껴안고 있었던 것이다. 최후까지 이 세상은 조금도 빈틈이 없는 것 같이 생각되었다.다시 백 미터쯤 더 깊숙이 걸어 들어가 그녀는 주위를 흠칫거리면서 숲 속으로 들어갔다. 인기척은 없었다. 바다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뿐이다. 그녀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잠시 동안 자신의 마음의 결심이 진실 되게 후회하지 않는지, 어떤지를 확인해 교육 | 한지윤 | 2016-12-29 16:20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40> 술집에서 나올 때, 사나이는 여종업원에게,“그럼, 달아 둬.”하고 말했다. 사나이는 기분이 좋은 것 같아 보였고 마담도 문까지 나와서 친절하게 전송을 했다.“아저씨, 돈이 많은가 보군요!”소영은 사나이의 팔에 매어 달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연숙이를 생각하니 애가 타서 견딜 수가 없었다.“꼭 그렇진 않지만 먹고 마시는 정도는 불편하진 않아.”두 사람은 얼마 후 포장마차의 튀김 냄비 앞에 앉았다.그는 여기도 단골인지 얼굴이 주인과 통했다.“오늘이 며칠이죠?”소영이가 물었다.“9월 20일 수요일. 왜 그래?”“으응……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아서……”알리바이의 첫 번째 공작은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 지금 소영이로서는 전혀 식욕이 돋구어 지지 않는다.그는 그 포장마차에서도 교육 | 한지윤 | 2016-12-22 13:35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36> 그날 밤, 친목을 겸한 파티가 열렸는데 감추고 있던 솜씨와 재주를 서로 겨루기로 했다. 친목파티가 끝난 것은 9시경 이었고 제각기 숙소로 돌아가 다시 파티는 계속되었다. 한 동안 웃음과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다.이윽고 파티의 열기가 가라앉자 창 밖에서 울어대는 한 여름 풀벌레 울음을 들어가면서. 인생토론이 조용히 오고갔다.“사실 저는 이번 학습강습회에 참가할 자격이 없는 사람 이예요. 아직 학생의 신분이고, 단지 아동화에 흥미가 있어 때때로 시립 유치원에서 그림 그리기를 도와주고 있으니까 그 정도로 자격을 삼고 참석한 거죠. 저는 아마 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아이들을 상대로 지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 에서는 이미 아픔을 느껴왔고 또한 앞으로도 괴로운 추억만 남게 될 것이고, 좋은 추 교육 | 한지윤 | 2016-12-01 01:27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35> “그렇게도 그 여자에게 매혹되어 있는가?”지금 일동은 영재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자와 모종의 재미에 빠져있는 것이다.“그런가? 그럼 라이스카레 세 그릇과 비교하면 어떤가. 그 여잔?”교수는 예리한 질문 방법을 썼다.“어디의 라이스카레입니까?”“그렇지, 서울 라이스식당의 맛이 더 좋지……”서울 라이스식당이라고 함은 서부역 근처 일대에서 예로부터 유명해서 학생들이 많이 가는 집이다.“문제없어요.”“왜 문제가 없다는 건가?”“그녀 쪽에 매력이 있습니다.”“네 그릇이면 어때?”“그래도 안 되겠네요.”“결혼이라도 할 생각인 모양인데……”“아뇨, 그런 따위 여자와는 결혼할 수는 없죠.”단순히 여자라는 섹스, 그 섹스를 좋아하는 이유로 소영이가 일동이에게 혐오를 느낀 것은 교육 | 한지윤 | 2016-11-18 13:48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 <34> 그날 밤 연숙은 우등생으로서의 현명함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 사람은 온 몸이 낙엽투성이가 되어 가면서 뜨거운 키스를 몇 번이고 했었는데, 그 때에 일동은 사랑의 약속으로 연숙의 육체를 요구해 왔었다. 그 흥분된 상황아래서도 연숙은 우등생답게 똑똑했으며 게다가 생리학과 심리학의 책들도 몇 권 읽었으므로,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서두르면 안 돼요.”하고 일동의 등을 한 번 탁 치며 그의 요구를 냉정하게 거절해 버렸던 것이다.일동이의 서울행 출발은 영웅의 출전하는 때와 흡사했다. 마을사람이 총출동해서 역까지 전송을 나갔는데, 이 때에 일동이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연숙은 사람들 틈에 끼어 그에게 손을 흔들어 주면서, 사랑을 고백한지 20일도 채 안 돼 멀리 떠나가는 일동이의 모습 교육 | 한지윤 | 2016-11-14 14:56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8910다음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