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동(博鐵洞) 만해 생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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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동(博鐵洞) 만해 생가에서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3.06.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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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2>
▲ 구재기 시인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비밀 하나
꽃은 피어서 시들어 가는데
바람도 없는 공중을 우러르다가
메아리도 없는 그림자를 굽어보다가
[님]을 기리는 순간 흔들리고 맙니다

마음으로 세고 있는
마음의 소리를
마음의 귀로 또렷하게 들어야 하는 지금

그림자 없는 형체는
하늘의 구름을 거두면 그뿐
겉으로 소리하여
그림자를 만들 일이 아닙니다

쑥버무리 같은 얼굴을 하고
깊은 골을 만들어 소리하다 보면
누구에게랄 수 없이 울려 퍼지는
[님의 침묵]이여

메아리는 소리에 응하고
그림자는 형체를 따르는 것이라서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 수 없습니다
다시 만난다는 믿음 하나로
박철동 잠방골* 누에처럼
깊은 골의 큰 소리에 답하여
큰 그림자 하나 엮어내고 있습니다
* 박철동 잠방골 : 한용운 생가가 위치한 지명. 생가를 둘러싼 뒷산이 마치 누에가 기어가는 형국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이며 시인인 한용운(1879~1944) 선생이 태어난 한용운선생생가지는 충남 기념물 75호(1989.12.24)로 충남 홍성군 결성면 만해로 318-83번지에 '잠방굴'이라는 이름답게 누에형국을 닮은 낮으막한 야산을 등진 양지쪽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생가가 없어졌으나 1992년에 주변지역을 사적화(史跡化)하기 위해 복원사업을 시작하여 생가인 초가 외에 사당, 삼문, 관리사 화장실 등과 더불어 주변 정비 사업을 추진하였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초가인 생가는 양 옆으로 1칸을 달아내어 광과 헛간으로 사용하고 울타리는 싸리나무로 둘렀으며 바깥에 흙벽돌로 화장실을 만들었다. 이어 생가 좌측 뒷편에 사당과 삼문을 신축하였으며, 사당 전면에 기존에 있던 건물을 개축하여 관리사로 사용하고 있다. 2007년 10월 19일 만해문학체험관(연건평 1090㎡)을 개관하였다. 이곳에 만해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60여점의 유품과 작품 등이 전시되며, 시청각 영상시설에서는 7종류의 영상도 상영된다. 실외 전시로 민족시비공원이 있다. 또한 만해 한용운 선생의 흉상은 체험관 입구와 홍성읍 홍주성 아래, 그리고 동상은 홍성읍 홍성천 복개주차장 앞 상가 입구와 국도 21호선 '꽃조개 고개'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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