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충청인의 말본새 충청인의 말본새 2571년 전에 태어난 그분은 키가 컸고, 잘 생겼으며 구수한 목소리에 술을 잘 마셨다. 마른 고기 한 묶음만 가져오면 가난뱅이든 강도든 따지지 않고 제자로 받아들여 제자가 3000명이나 됐다고 알려졌다. 한편 그보다 2096년 뒤에 태어난 이분도 어린 시절 얼굴 모습이 뛰어나고 기품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남에게 구속을 받지 않았다. 서애 유성룡이 평한 이 분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고 앞에 소개한 인물은 공자님이다. 이 두 사람은 준수한 외모 외에도 훌륭한 공통점이 또 있었으니 말을 잘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을 잘 했다는 것은 희망봉 | 이원기 칼럼·독자위원 | 2020-10-22 15:46 가을,꿈,행복 가을,꿈,행복 조석으로 피부에 와닿는 바람결이 한결 시원해졌다. 코로나 대재앙에,태풍에,심신이 파김치가 되어 무너져내릴 지경에 다다랄 즈음, 구원의 손길마냥 가을이 왔다. 이제는 코로나19도 무섭지 않고 태풍의 피해도 잘 극복해나갈 것이다. 온 세계가 조금만 참고 한마음이 되어 철벽방역을 한다면 코로나19완장을 찬 저승사자조차 울며 돌아서지 않겠는가? 애브러커대브러(아브라카다브라)!‘마음먹은대로 된다,는 그리스어는 참으로 맞는말이다. ‘일체유심조, 와 같은 뜻이니, 꿈을 잃거나 잊지만 않는다면 조만간 우리는 그 모든 역경을 지구 밖으로 내던져버리 희망봉 | 이원기 칼럼·독자위원 | 2020-09-17 08:36 ‘해사일기’에 취해 ‘해사일기’에 취해 한일관계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 최상책인가? 양국 교류의 긴 역사를 보건대, 한국의 입장에서는 베풀고도 보따리마져 빼앗긴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배은망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는 대마도(쓰시마)와의 통상관계이다. 그들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선과 일본 본토 양쪽을 동시에 속이거나 두 나라 가운데 힘의 우위라고 느낀 나라의 편에 서서 반대편 국가를 속여 왔다. 조선은 그들이 끈질기게 매달리는 통에 몇 만 가마의 쌀과 비단과 면직물을 주면서 달랬다. 그 결과 무엇이었던가? 임진왜란 7년간의 참화를 입는 것으로 희망봉 | 이원기 칼럼·독자위원 | 2020-08-27 08:38 매월당 김시습 매월당 김시습 짚신 신고 발길 닿는 대로 진종일 걷노라니 산 하나 지나면 또 산 하나 푸르구나 마음에 집착이 없으니 어찌 육신에 얽매이랴 도는 본래 이름이 없나니 어찌 빌려 이루랴 밤이슬 채 마르기 전에 산새들 지저귀고 봄바람 쉬임없는 속에 들꽃이 환히 피었구나 단장 짚고 돌아가매 일천의 묏부리 고요하고 푸른 벼랑에 밤안개 어지러이 이누나라는 제목으로 효종대의 문학평론가 홍만종의 《소화시평》에 실린 김시습의 시이다. 김시습의 자는 열경이요, 호는 동방의 (우뚝선) 봉우리라는 뜻의 동봉, 맑고 차가운 사람이라는 의미의 청한(자), 세상에 있 희망봉 | 이원기 칼럼·독자위원 | 2020-07-23 09:46 코로나19 보다도 더 두려운 것 코로나19 보다도 더 두려운 것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대재앙을 지켜보노라니 지구촌 전체가 죽음의 늪 속으로 죽음의 늪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듯한 두려움 마저 든다. 그러나 우리는 목숨을 걸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려는 세계 최강의 방역진 덕분에 죽음의 공포로부터 점차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믿는 구석이 있어 잠시 잠깐 편안히 숨쉴 수 있다는 게 이토록 짜릿한 쾌감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 흔히들 얘기하듯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대로만 따르면 그 누구도 절대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기니 만사가 편안해진다. 인류 희망봉 | 이원기 청운대교수·칼럼위원 | 2020-06-18 09:00 개인의 운세 국가의 운명 개인의 운세 국가의 운명 “당신은 의학을 공부할 게 아니라 관리가 될 준비나 하시오. 과거 시험 초시에는 14등, 그 다음에는 71등, 마지막 시험에는 9등을 해 출사할 팔자요.”명나라 초기의 학자였던 원료범(1533~1606)은 19세 때 운명학의 대가 공선생에게 이 말을 듣고 과거시험 준비 끝에 어려운 시험에 합격했다. 합격의 등수까지 정확히 맞고 보니, 그는 매사를 답답하게 생각하고 더 이상 뭘 구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운명론자가 됐다.“당신은 말년에 사천성의 대윤으로 부임해 3년 반이 지나면 사임하고 고향 돌아와 53세 되는 해 8월 14일 축시 희망봉 | 이원기 청운대 교수·칼럼위원 | 2020-05-14 09:00 어떤 에피퍼니? 어떤 에피퍼니? 후배: 요즘이야말로 전 인류의 에피퍼니 아닐까요?선배: 어떤 에피퍼니?후배: 선배님, 광고 찍으세요? 어떤 에피퍼니? 어떤 소주?그렇게 선후배는 홍성과 서울이라는 충분한 ‘거리두기’를 하고 여러가지 뜻을 지닌 ‘에피퍼니’를 놓고 동문서답하며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함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었다. 에피퍼니하면 우선 아기예수의 탄생과 세 명의 동바박사들이 연상된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처음으로 인류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을 경배하는 축제와 관련된 단어이다. 천문과 점성의 대가였던 동방박사들은 황금과 몰약과 유향을 지닌 채, 별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20-04-02 09:00 ‘민란’을 상기하며 ‘민란’을 상기하며 ‘민란’은 말 그대로 민중들의 반란이다. 부패한 관리, 통치권의 무능, 강자의 억압 따위로 이리 치이고 저리 떠밀리며 죽지 못해 살아가는 찌질이 백성들이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막막한 지경에 내몰리게 될 때, 어쩔 수 없이 택하게 되는 마지막 저항의 몸짓이다. ‘민란’의 주인공들은 체제 수호를 위해 마련된 강력한 공권력과의 싸움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들은 다만 남아있는 약자들을 위해 스스로를 기꺼이 산 제물로 바치는 장엄하고 눈물겨운 제전을 집전하는 것이다.‘민란’이 언제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20-03-12 09:00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 이 글은 독일의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접 ‘겨울 나그네’에 관한 얘기도 아니고, 그 시집에 실린 42편의 시들 가운데 제1부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제2부 ‘겨울 나그네’를 각각 연가곡 형태로 작곡한 프란츠→슈베르트에 관한 얘기도 아니다. 글 제목을 ‘겨울 나그네’라고 한 것은 그럴 까닭이 있어서다. 외젠 이오네스코 작 ‘대머리 여가수’는 극이 끝날 때까지 대머리 여자 가수는 코끝도 안 비칠 뿐만 아니라, 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머리 여가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대참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20-01-23 09:00 ‘삼국지’를 다시 읽으며 ‘삼국지’를 다시 읽으며 근대 실존철학의 비조로 알려진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인간의 불안심리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음을 경고한다.요즘 들어 많은 이들이 정치, 경제, 외교, 교육문제 등 다방면에 걸쳐 불안한 마음으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살고 있다. 마치, 안개 속에서 너도나도 빨리 나가려고 곡예운전을 하고 있는 차에 올라탄 승객의 처지 같다고나 할까? 이런 기분이 지속된다면 생병이 나고 말리라. 마음부터 다잡고 보자. 그렇지! ‘삼국지’를 다시 읽어 보는거야. 소설 ‘삼국지(연의)’도 다시 읽어봐야겠지만 역사책 ‘삼국지’를 읽으면서 난세 희망봉 | 홍주일보 | 2019-12-19 09:00 아! 스카이 캐슬 아! 스카이 캐슬 어느 날 밤이었던 것 같다. 밖에서 들어와 기계적으로 TV채널을 돌리던 중 “어? 병철이, 김병철 같은데? 오! 맞네, 맞아! 아직 연기를 하고 있구나! 고맙다, 고마워!” 무명의 긴 세월을 견디고 드디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그를 보게 되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목이 콱 막혀왔다. 조용히 주어진 길을 따라, 있는 듯 없는 듯 학창시절을 보내던 김병철이 25년 만에 티브이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통해, 하루아침에 톱스타로 나타난 것이니,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자기들 일인 것처럼 반겼을 터이다.그 동안 희망봉 | 홍주일보 | 2019-11-07 09:06 명배우 손현주 명배우 손현주 지난달 26일부터 나흘에 걸쳐 열렸던 홍성국제단편영화제는 우리 홍성을 여러 면에서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게 된 뜻깊은 행사였다. 이 멋진 축제에서 필자는 둘째 날, 손현주 배우와 관객과의 만남의 자리에 동참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그것도 인간 손현주의 감춰진 지난날을 들춰내고 증언하는 악역으로 나가게 됐으니, 뜻밖에 호사가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유명인을 만났을 때 일반 사람들은 유명인들의 성공보다는 좌절이나 웃지 못 할 실수 따위를 듣게 될 때 그 인물에 대해 좀 더 친근하게 느끼게 되고 그 사람의 진면목을 실감하게 마련 아닌가!손 배우와 그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이송 집행위원장과 필자는 학연으로 긴 세월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1984년에 사제지간으로 처음 만난 손 배우와 필자 사이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9-10-03 09:07 한일 갈등의 본질 한일 갈등의 본질 총만 안 들었을 뿐, 전쟁과도 다를 바 없는 작금의 한일 갈등은 진작, 제대로, 청산됐어야 할 문제들이 곪고 곪은 끝에 터져 버린 것이다. 어쨌든, 이번의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일양국의 지성인들은 이 사태가 결코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공유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불행한 충돌은 두 나라 국민 대다수가 결코 원치 않았던 일인 동시에 양국에 득이 되지 않는 사건이자 가능한 조속히 마무리돼야 할 사안으로 여기리라고 본다.지켜보고 있노라면, 뭔지 모르게 불안하고 위태로운 느낌마저 드는 것은 필자만의 심경은 아닐 것이다. 그 까닭은 양국 간의 대응이-그럴리야 없겠지만-갈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가 없게 흘러가고 있다. 필자의 과민반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9-08-29 09:07 ‘간양록(看羊錄)’은 말한다 ‘간양록(看羊錄)’은 말한다 ‘간양록’은 수은 강항(1567-1618)선생이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체포되어 4년간 고역을 치른 사실을 기록한 책이다. 그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율곡 이이 선생의 문인이요 자신의 큰형이 되는 저어당 강준에게 학문을 배웠다. 1597년 협상결렬로 왜군이 조선을 다시 침략하자, 그는 분호조참판 이광정의 종사관으로 남원에서 군량보급에 힘 썼다. 그러나 남원이 함락되고 고향 영광에서 김상준과 의병을 모집하다가 영광마저 적의 수중으로 떨어지자 가족을 싣고 뱃길로 탈출하다가 붙잡혀 일본으로 끌려간다. ‘간양록’의 원 제목은 ‘건차록(巾車錄)’이다. ‘건차’는 죄인을 싣는 수레라는 뜻이니, 선생이 나라에 죄를 지은 심정으로 글을 썼음을 알 수 있다. ‘간양록’은 ‘적국에서 임금께 올리는 글’, ‘적국에서 보고 들은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9-05-02 09:05 명기(名妓) 이매창 명기(名妓) 이매창 가는 길에 배 밭을 볼 수 있을까? 원, 걱정도 팔자지. 자동차로 두 시간 가까이 달리는 동안 배 밭 하나 못 만나랴!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임’으로 시작되는 이매창 (李梅窓, 1573-1610)의 걸작 시를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국어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때도 철모를 나이에 ‘와! 시 좋다!’하며 하이얀 배꽃이 비처럼 난분분하는 정경을 떠올리곤 했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세월이 흘러도 배꽃이 피는 계절이면 절절한 사랑과 애끓는 이별을 거문고에 실어 노래인지 울음인지 모를 심정을 토로하는 이매창의 모습을 그려보곤 했다. 아! 드디어 이매창의 시비와 무덤이 있는 부안으로 가보는 것이다. 벅찬 가슴을 진정하며 창밖을 보니 차는 광천을 지나 서해고속도로로 접어든다. 그리운 연인을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9-03-28 09:04 서포 김만중(西浦 金萬重) 서포 김만중(西浦 金萬重) 서포 김만중은 조선조 16대왕 인조 11년(1637)에 태어나 19대 왕 숙종 18년(1692)에 별세한 주요 관료요 정치가이자 대문호였다. 그가 남해에 유배됐을 때 홀어머니를 위로하고자 하룻밤 사이에 썼다는 국문소설 ‘구운몽’은 허균의 홍길동전, 작자미상의 춘향전과 더불어 우리 고전 소설의 삼대 걸작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당파싸움 속에서 세 차례 귀양살이를 하면서 틈틈이 써낸 서포만필 또한 고전 수필문학의 정수다. 이 작품이야말로 문인 김만중의 걸출한 면모는 물론이려니와 정치가요 경세가로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서포 김만중 하면 흔히들 문사로서의 면면부터 떠올릴 것이다. 그는 당대 제일의 문형, 즉 대제학이었다. 따라서 서포 김만중의 작품세계를 새로운 각도로 좀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9-02-21 09:06 대하소설 ‘國手(국수)’ 대하소설 ‘國手(국수)’ 다섯 권짜리 소설 ‘국수(2018)’는 장편소설 ‘만다라(1978)’의 작가 김성동이 20년 가까이 매달려 써낸 역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여름휴가 때 읽은 책들 가운데 하나로 알려지면서 세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조선일보 문화면에 작가와 ‘남한산성’을 쓴 김훈이 이 소설을 놓고 대담을 한 것이 크게 실림으로써 애독자들의 관심을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 소설의 큰 줄거리는 충남 내포지역 가운데 하나인 예산군 대흥면에 사는 김사과(司果)댁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내포’란 호수나 바다가 육지 속으로 쑥 들어와 있는 지역을 뜻하는데, 서천·보령·서산·당진·홍성·예산·청양 일곱 고을이 충남의 내포지역이다. 사과(司果)란 벼슬은 조선시대 오위(도총부)에 소속된 정6품 관등이다.김사과의 아내 오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9-01-10 09:11 겨울의 문턱에서 겨울의 문턱에서 사흘이 멀다 하고 비가 내린다. 빗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한결 짙어졌다. 막연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기다렸다는 듯이 눈도 내릴 것이다. 함박눈이 오면 강추위가 한 발 물러날 테고, 눈발이 성기면 매서운 추위가 밀어닥치리라. 눈이 장설로 쌓인 깊은 산골, 봉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며 한숨짓는 이름 모를 노파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산 퇴깽이, 노루, 고라니덜은 이 눈 속에서 뭘 먹구 산댜? 쯧쯧!”예전에는 살날이 얼마 안 남았을망정 미물들에게까지 신경을 쓰던 노인들이 흔했다. 때가 되면 지나가는 나그네를 불러다 끼니를 대접하던 사람들도 종종 볼 수가 있었다. 그들의 살림살이가 넉넉해서가 아니었다. 사람의 도리가 그래야 한다고 느꼈기에 아무런 대가 없이 그랬다. 요즘은 어떤가. 살날이 창창한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8-12-06 09:11 세계 10대 소설 세계 10대 소설 독서의 계절이 돌아왔다. 학교에서 급식을 하게 된 이후의 세대들은 점차 독서로부터 멀어져가고 셀폰이나 전자게임과 가깝게 지내지만, 고교평준화 전후의 나이 든 세대에게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만산에 울긋불긋 홍엽이 지고 들판의 오곡백과도 골고루 잘 익어 수고하신 농부들의 즐거운 추수가 시작되면,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던 사람들조차도 무슨 마력에 끌리듯 책을 들고 불빛 가까이 다가가기 마련이다.역마살이 낀 팔자는 아니지만 며칠 뒤 주말에 ‘극작’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격조 있고 유서 깊은 전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로 돼있어 그것으로 여행에 대한 갈증은 조금이나마 면할 수 있으리라. 전주에 가면 경기전으로 가서 태조 이성계의 어진도 보고, 도시의 품격에 딱 어울리는 현대옥의 비빔밥도 먹을 생각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8-11-08 09:11 익안대군의 영정 익안대군의 영정 익안대군의 영정이 도난당한지 18년 만에 돌아왔다. 도하 주요 일간지들은 그 내용과 함께 익안대군의 영정을 칼라판으로 실었고, 공중파 방송국들도 정규 뉴스 시간 때마다 그 사실을 보도했다. 익안대군이 대체 어떤 일물이기에 이 바쁜 10월 상달에 중요 기사거리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 하루 종일 다뤄진 것인가?익안대군은 정도전, 조준, 배극렴 무학대사 등의 도움을 받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셋째 아들이다. 첫째 아들 진안대군(방우)은 아버지가 역성혁명을 일으키며 새 나라를 세우려 하는 것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온 반면, 조선조 제 2대왕 정종이 된 태조의 둘째 아들 영안대군(방과), 셋째 아들 익안대군(방의), 넷째아들 회안대군(방간), 다섯째 아들 정안대군(방원), 여섯 째 아들 덕안대군(방 희망봉 | 이원기 칼럼위원 | 2018-10-18 09:11 처음처음123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