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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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가요?
  • 이은희<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 대표>
  • 승인 2016.01.22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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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 아이들 서예 수묵화 캘리그라피 수업을 시작하면서 말초신경 자극하는 놀이문화에 젖어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 시간만은 느리게, 고요하게,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자기 손보다도 훨씬 큰 붓을 처음 잡아보는 초등1학년 아이들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초등학교의 수업이 학년별로 다른 아이들의 반응에 즐겁게 강의 하였던 기억이다. 기초 획을 배우고 나면 하나같이 어떤 글자를 쓰게 될지 궁금해 하는 아이들. 네가 좋아하는 단어를 써보자! 하면 “사랑해요”, “감사해요”, “행복한 우리가족”, “내가 좋아하는 친구”, “친구야 고마워” 바로 튀어 나오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 반면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일수록 좋아하는 말, 좋은 글 생각하는 걸 어찌나 어려워하는지! 심지어 머리를 쥐어뜯는 녀석도 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땐 “얘들아, 니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선생님과의 시간이 호사로운 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될거야. 선생님과의 이런 수다는 꿈도 못꿔. 그러니 이런 감성수업은 있을 때 맘껏 즐겨라.” 하고 엄포도 놓아본다.

곧 본격적인 경쟁사회로 들어 갈 중학생 녀석들. 아직은 꿈을 꾸며 초롱초롱해야 할 눈동자가 지쳐있는 모습을 볼 때는 참으로 안타깝다. OECD 나라들 중에서 경제력은 12위를 자랑하는 반면 청소년 행복지수 꼴찌, 청소년 자살률 1위인 내 나라. 참으로 상반되는 아이러니한 순위를 가지고 있는 이런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청소년 행복지수 꼴찌인 우리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게 할 수 있을까? 새해만 되면 의례히 새해 해맞이하며 소원을 비는데 문득 우린 어떤 소원을 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당연히 돈에 대한 기원이 가장 많겠지? 좋은 집, 좋은 차. 물질에 가치를 둔 소원 빌기보다는 나를 돌아보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이웃도 돌아보고 더불어 행복한 한해가 될 수 있기를 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제발 물질의 풍요가 행복을 보장한다는 생각부터 버렸으면 좋겠다. 물질적인 것만 풍요로워서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는 진리, 정신적인 풍요로움. 영혼의 풍요의 가치를 인식하고 우리부터 가치관을 수정하고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가치관을 갖을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얘들아~. 글씨는, 그림은, 예술은 등수가 없어. 나름의 개성을 표현하면 그것으로 가치가 있는 거야. 또 개성이 없으면 어때? 무엇을 써야할지 정 생각이 안나면 옆 친구그림을 살짝 베껴도 괜찮아~.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잖아. 기쁘고 슬프고 행복한 마음, 미운 마음, 분노의 마음, 원망의 마음, 모두 다 여기에 쏟아 내봐~. 그리고 제발 우리들끼리라도 옆에 어떤  친구가 있는지 돌아보고, 껌 한쪽도 나눠먹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보자.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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