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과 천연염료, 세상 시름 잊게 하는 마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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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 천연염료, 세상 시름 잊게 하는 마법이 되다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4.05.04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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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련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장

자녀 모교 ‘자모회장’을 맡으며 우연한 계기로 서예 활동 시작
서예 통해 ‘사람의 마음 움직이고, 공감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 거듭 발전할 수 있도록 후학 양성 힘써

 

“서예는 인간의 마음을 잘 나타내는 예술이에요. 그래서 저는 서예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습니다.”

이은련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장과 서예와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은련 지부장은 아들이 재학 중이던 홍남초등학교의 자모회장으로 선출되며, 그 당시 학교에서 할 만한 활동을 찾던 과정에서 우연히 서예 활동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서예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학창 시절부터 서예와 예능에 관심과 흥미가 많았다. 

이 지부장은 자신을 서예에 남다른 특별한 재능보단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덕분에 성장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장으로서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지역 예술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장을 맡자마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문화계는 이례적인 침체기를 맞았죠.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부단히 노력했는데 그런 점을 좋게 생각해 한 번 더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이 지부장은 작가로서 그동안 전시회와 개인전을 통해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서예의 전통적인 기술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많은 이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는 그녀의 작품에서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하얀 종이 위에 먹을 갈아 먹물을 입힌 붓의 움직임에 나를 잠시 잊게 했어요. 어머니가 차려주신 맛있는 끼니를 잊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죠. 붓에 마음이 끌려 들어가 잡념이 없는 순수한 세상이 되곤 했습니다. 나는 학창 시절부터 붓으로 글씨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실버세대가 된 지금도 붓으로 글씨 쓰는 것은 나에게 큰 위안이 됩니다. 붓을 잡으면 마치 꿈 많던 순수한 소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분명한 것은, 붓은 글씨 쓰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는 그릇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이 지부장은 계속해서 서예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붓으로 글씨 쓰면서 자연스레 내 마음이 다듬어진다는 것을 느껴요. 붓으로 글씨 쓰는 것은 마치 나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붓은 나에게 세상을 잊게 해주는 마법 같은 도구이기도 하지요. 붓을 잡으면 잡념이 없어지고, 마치 다른 세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붓으로 글씨 쓰는 것을 보면 글씨 속에 빠져들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렇게 붓으로 글씨 쓰는 것은 나에게 큰 위안이 됐고, 나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지부장은 홍성군 내 초·중·고등학교에서 10여 년간 서예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금은 작가로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후학 양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젊은 학생들이 서예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배우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평소에 조선시대 사대부 여인들이 쓰던 한글 서체인 ‘궁체’에 애착이 크다. 그녀의 다수 작품은 궁체로 쓰인 작품들이다. 이러한 작품들을 전시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며, 각각의 서체가 주는 독특한 느낌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 지부장은 홍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난 2018년과 2019년 천연염색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며 해바라기, 연꽃 등 꽃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전시해 왔다.
 

목판 본체.

그는 천연염색 작품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연염료로도 아름답고 우아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며 호평을 이끌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색감과 함께 단아한 느낌을 자아내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은련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장은 2018년 충청남도 품목농업인연구협의회로부터 ‘제2회 충품협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됐으며, 올해 2월 말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장으로 신임을 얻어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다시 믿고 맡겨주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코로나19로 움츠린 홍성지역 문화계가 다시금 기지개를 켜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한국미술협회 홍성지부가 거듭 발전할 수 있도록 후학들을 양성하며 지역예술 발전에 부단히 노력해 박수받는 지부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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