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의료기관 기능 강화·활용안에 힘 실려

충청남도는 지난 6일 홍성의료원 대강당에서 ‘충남 내포지역 공공의료 기반 확충을 위한 조사연구 공청회’를 개최했다.<사진>
충남도가 주최하고 KHIDI(한국보건산업진흥원)가 주관한 이번 공청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재산 책임연구원을 발제자로 ‘충남내포지역 공공의료 기반 확충을 위한 조사연구 추진상황’을 보고했다.
이어진 토론회의 좌장으로 건양의대 예방의학교실 이무식 교수가 맡았고, 토론자로 △홍성군의회 노승천 의원 △홍성의료원 박래경 원장 △충남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석구 교수 △홍성군주민자치협의회 장순화 회장 △홍성의료원이사회 전용택 이사 △홍성군의사회 조성욱 총무이사가 나섰다.
조사연구는 내포지역 공공의료 기반확충을 위한 연구 용역으로 지난 6월에 시작해 12월까지 진행됐다.
△권역내 인구증가 추이, 환자분포, 질병행태 등 의료수요 예측분석 △내포신도시 홍성의료원 분원 병상규모, 기능·역할, 진료, 인력 등 적정의료 분석 △분원과 연계한 지역의료기관의 집적화·특성화 방안 검토 등이 연구대상이다.
진료권(예산·홍성) 의료환경분석 및 수요분석보고에 있어, 의료서비스 공급에는 △필수 진료과 전문의가 부족하고 △입원환자 전문질환 및 수술환자 자체충족률(주민들이 거주지역의 병원을 찾아 받는 의료이용량)이 낮지만 △요양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의료서비스 수요는 △수술환자 증가율 및 전문입원환자 비중 높고 △응급의료분야가 취약하며 △예산군은 재활·정신·중독·분만실 의료가 취약했다.
내포지역 공공의료 확충 방안 검토에 대해서도 보고가 이어졌다. (내포지역)의료기관 신축 부분에 있어 민간의료기관 유치가 지난 10월 내포신도시 내 한국암치료재단 중입자암치료센터 설립계획 확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내포지역 의료기관 신축안으로 홍성의료원 내포분원 설치와 전문·특성화 센터 설치, 민간의료기관 유치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민간의료기관이 유치됐기 때문에 다른 안이 힘을 잃은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의료기관 기능 강화 및 활용안에 힘이 실렸다. 첫 번째 안은 홍성의료원 기능 강화 및 지역연계체제 강화다. 정부의 지역의료 강화 대책과 연계해 내포신도시를 포함한 홍성권역 내 지역우수병원,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진료기능을 강화한다.
두 번째 안은 현 내포지역 17개 의료기관 기능강화 및 지역연계체계 강화다. 여기서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을 통한 의원급 병원의 24시간 소아진료를 검토했다.
용역 보고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노승천 의원은 “용역 연구가 의료 직원들의 정주여건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의료 직원들의 수급 및 유지를 위해서는 정주여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원의 직접 운영이 어렵다면 대학병원에 위탁하는 것도 고려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박래경 원장은 “그동안 홍성의료원을 운영하며 느꼈던 상황을 이번 조사용역으로 수치화해서 정확히 알게 된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원장은 홍성의료원의 문제로 의료인 부족을 지적하며 “의료인 수요를 확실히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근로 정책으로 의료인들이 기존보다 더 필요하게 돼 동시다발적으로 인력이 필요한데, 의료인 수급이 어려운 기존의 문제와 얽혀 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석구 교수는 “홍성의료원의 문제는 다들 알고 있지만 해결을 안 하거나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이 1차 의료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3차 의료원을 고집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해결 방안으로 △홍성의료원과 민간의료원과의 협력체계구축으로 운영에 도움을 주고 △충남도는 의사들이 환자에 집중하도록 예산을 지원해야 하며 △의료인에 대한 복지를 증대시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순화 회장은 “기존의 홍성의료원도 온전히 운영하기 힘든데 분원이 가능한가”라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간호사가 45명이 부족하다는 홍성의료원 현 상황도 놀라웠다”고 용역 보고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장 회장은 마지막으로 “의료원 의사들의 봉급이 타 기관에 비해 적어서 의사들의 의욕에 있어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전용택 이사는 “전국 평균은 100병상 당 18명의 의사인데 홍성은 100병상 당 7명의 의사”라며, “이 차이가 의료의 질, 서비스의 질을 떨군다”고 홍성군의 의료현실을 지적했다. 전 이사는 “이대로 둔다면 앞으로 교통이 더 좋아지는 가까운 미래엔 홍성에서 타 지역으로의 환자 유출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좌장 이무식 교수는 토론을 마무리하며 “공공병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착한 적자를 이야기하지만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홍성의료원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게 돼 충남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