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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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 윤주선 임업후계자
  • 승인 2012.02.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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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무슨 나무를 심으면 좋은지, 어느 시기에 심으면 적당한지 물어본다. 대화도중이나 잠시 만난 장소에서 묻는 질문이라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물음에 해답을 말하자면, 나무 수종(樹種)에 따라, 기온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로 잠아(潛芽:잠자고 있는 눈)가 새순을 트기 전인 3월초부터 3월 중순에 걸쳐 심는 것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새순이 돋아나기 이전에 뿌리에서는 2~3주 전부터 새 뿌리가 돋아나기 시작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슨 나무를 심으면 좋으냐는 물음에는 나무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수종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랑받는 수종으로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왕벗나무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속성수로 각광받고 있는 목백합나무(튤립나무), 이팝나무, 산딸나무 등이 있으며 친환경수로써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나무류 이외에도 산림수종이 7000여종에 달하여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자연의 원래 상태로 원상회복시켜 줌과 동시에 새로운 예술창조에 사용되는 모든 수목들을 규격에 맞게 정성껏 키워놓으면 없어서 못 파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기술부족과 재배 방법 등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아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해결방안으로는 전문서적을 통하여 기술을 익힌다든지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구해서 배우고 익혀 각종 수목들을 상품(上品)으로 길러낸다면 논농사나 밭농사를 짓는 것보다 몇 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논농사나 밭농사를 지어봐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시국(時局) 탓만 할 게 아니라, 이 어려운 시국을 당당히 헤쳐 나갈 혜안(慧眼)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자.

작년에는 상수리와 도토리나무 묘목을 만 여주 심었는데, 듣는 사람마다 누가 조경수로 도토리를 심느냐며 깜짝 놀라 묻는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나무도 규격화되고 필요로 하는 수종과 수량을 생산하여 농촌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생산은 조합원이나 농부가 하지만, 판매는 산림 조합(山林 組合)에서 발 벗고 나서서 기술지도와 판매까지 힘써준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가오는 봄엔 새로운 잎과 아름다운 꽃이 피는 나무를 심어보리라. 할아버지가 심어 놓았던 꽃과 나무들을 이 나이가 되도록 실컷 보았으니, 이제는 내가 심어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꽃도 피고 그늘도 드리우는 나무를 심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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