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은 제멋대로다
상태바
우리 마음은 제멋대로다
  • 최원준 칼럼위원
  • 승인 2020.01.1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간다. 학생은 공부를 하거나 앞으로의 미래에 투자를 하고 성인은 경제 활동을 하거나 자녀를 양육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은퇴 후에는 소일거리를 하거나 여러 모임에 참석하면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 때때로 별다른 일이나 과제 없이 개인적인 고민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괴로움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 이름 석 자로 살아가는 일이 굉장히 드물다. 누군가의 딸이나 아들, 누군가의 아내 혹은 남편, 어머니나 아버지, 주임이나 과장님, 선생님 등등… 사회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일이 많다. 사회적으로 설정된 직책으로 살아가다보면 본연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기도 한다. 

삶이란 사실 본연의 우리를 잃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아기 때는 주변의 예쁨이란 예쁨은 다 받으면서 성장하고 우리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스스로의 기쁨이자 주변의 환호였으나 점차 사회적 관계망에 젖어들게 되면 내 이름 석자는 점차 잊혀지고 녹아 없어지게 된다. 대신 사회적으로 획득된 직책으로 불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어릴 때 드넓은 태평양 같은 터전에서 마음껏 활개 쳐도 인정되고 받아들여졌던 상황에서 점차 규칙 안에서 살아가면서 활동이 좁아진 상황을 좋아할까? 당연하게도 굉장히 화가 나고 불편한 상태일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면서 얻는 기쁨, 경제적인 보상, 자녀의 출산과 성장, 시험의 합격 등등으로 불편한 느낌이 누그러질 수는 있지만 다시금 스트레스 상황이 오면 우리는 마음을 달래야 한다. 

이렇게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면서 점차 지쳐간다. 그래서 전에는 견딜 수 있었던 상사의 잔소리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며 배우자의 한마디에도 쉽게 마음이 흔들리고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이 순간 우리는 마음을 풀기 위해 운동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취미 활동을 하지만 상대에게 버럭 화를 내고 술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고 현실을 잊기 위해 도박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마음은 우리 안에 있지만 우리가 컨트롤하기에는 너무나도 제멋대로다. 이상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아닌 바로 내 마음인데 이것 하나 컨트롤 못하고 바보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마음은 이만큼 제멋대로다. 자신이 못나서, 무능력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마음의 특성이 그러함을 이해해야 한다. 누구나 부정적인 감정, 예를 들어 우울, 불안, 화, 분노의 감정에 휩싸이면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특성을 인정하면서 마음을 다루는 법을 다음 주제로 다뤄 보고자한다.

최원준 <청담성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칼럼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