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군의회(의장 김원진)는 홍성한우클러스터사업 한우전문 가공공장을 시작으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상반기 군 주요사업장 28개소를 방문해 군민의 불편사항과 각종 사업의 추진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잘못된 부분은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했다.
금마의 싱굿 한우전문 가공공장과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등 예산의 낭비와 사업의 실효성을 꾸준히 지적했던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집행부와 의회의 시각이 엇갈려 지적과 해명으로 일관된 일정이었다.
또한 다른 업무로 현장답사에 참여하지 못한 의원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의원들은 의정활동의 기본인 임시회 현장답사에 성실한 태도로 참여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이는 민원을 적극 파악하고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의원의 자세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7억원 시설비 투자, 년 매출 고작 3000여만원
홍성한우 클러스터 사업 한우전문 가공공장 운영 현황에 대한 현장 답사가 이뤄졌다.
홍성한우클러스터사업단(단장 신인섭)은 한우사육농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금마면 죽림리에 사업비 7억 3500여만원을 들여 현대식 최신시설을 갖춘 한우전문식품가공공장을 건립 완공하고 지난해 7월 준공식과 함께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장 답사 결과 준공 이후 현재까지 19곳의 거래처를 통해 3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돼 투입된 예산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익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김원진 의장은 “의회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사업을 기어코 한 경우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이 1kg에 6000원, 수입제품은 1kg에 1500원에 판매된다고 하는데 과연 경쟁력이 있겠는가? 결국 앞으로도 살아남기 어려운 사업이다. 공장 시설비로만 7억여원이 들어간 사업인데 현 매출로는 인건비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국 의원은 “법인 대표가 홍성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전문가도 아니고 사업 역량도 없으면서 현재 종업원 2명이서 공장을 이끌어나간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재석 의원은 “현재 공장 가동이 안 되고 있어 마치 유령회사에 온 것 같다”고 질문하자, 이에 대해 신인섭 단장은 “지난주까지 가동이 됐으나 제고가 많아 이번 주에는 잠시 가동을 멈춘 상태로 물건이 빠지는 대로 바로 가동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한우전문 가공공장의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려면 활발한 마케팅 전략과 하청 생산보다는 직접 납품을 해야 하며 학교 급식 등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해야 할 것이란 의견이 대두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타 제품과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사업이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떠도는 정체불명의 기념탑, 무책임 행정의 전형
홍주의병 기념탑 건립과 관련해 여전히 설치 장소를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홍성군은 홍주의병추모탑 건립에 국비 4억6400만원, 도비 3억원, 군비 7억3500만원 등 15억원을 들여 높이 19미터의 탑 형태로 홍주의사총 내에 건립할 계획으로 추진했다. 지난 2010년 6월 추모탑 디자인을 제안·공모해 같은해 8월에는 공모작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고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하지만 문화재구역내에 인공조형물을 계획하면서 사전검토가 미흡해 문화재청으로부터 불가 판정이 나면서 결과적으로 탑의 명칭을 추모탑에서 기념탑으로 변경하고, 건립 장소도 홍주의사총에서 대교공원으로 옮겨 조성한다는 최종안을 내놓았다.
문화관광과 김주헌 과장은 “올해 안에 사업 시행을 못 할 경우 국도비를 반납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히자, 이상근 의원은 “대교리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는데 한번이라도 주변 주민들 대상으로 공청회나 설명회를 개최한 적이 있는가” 반문하며 주민 설득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문 의원은 “2년에 걸쳐 장소 때문에 사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꼴”이라며 “탑의 높이나 규모를 축소 조정해 문화재청과 다시 협의할 수는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군 담당자는 “이미 공모자와 계약이 끝난 상태로 탑의 모형을 건들 수는 없다”고 답했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미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잘 활용되고 있는 대교공원의 운동기구 등의 시설물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또 다시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모탑이 아닌 기념탑을 건립해야 한다는 논리는 탁상 행정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김원진 의장은 “대교공원에 기념탑을 건립한다는 것에 결사반대한다. 공원의 기능도, 기념탑 건립의 의미도 사라진다. 공무원들의 명백한 실수로 처음부터 잘못된 사업을 놓고 무조건 책정된 예산을 사용하려고만 하는 것은 잘못이다. 회사라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로써 처음 사업 시행 의도대로 홍주의병을 추모하기 위한 목적 또한 현재는 유명무실해졌다.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갈 곳 없어 떠도는 정체불명의 기념탑이라는 회색빛 결과만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전시행정에 무책임 행정이라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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