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칼국수는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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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칼국수는 특별하다
  • 박만식 주민기자
  • 승인 2021.02.2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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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전에서 10여 년을 살다가 고향에 내려온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홍성으로 돌아오기 전엔 대전에서 직장 생활을 했는데 대전은 칼국수의 고장이었다. 특히 중구에 밀집돼 있던 칼국수 집들은 지금도 대전에 가면 방문하는 추억의 맛집이 돼버렸다. 그런 대전은 칼국수 축제를 6회째(언텍트로 6회 축제는 취소) 이어오고 있다. 참여업체가 9곳인데도 1회 3만 5000명, 2회 6만 명, 3회 8만 명, 4회 7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등 대전 중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에는 홍성 칼국수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전통시장 인근에 밀집된 여러 얼큰 칼국수 전문점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결성칼국수, 홍성·예산의 오랜 전통과 마니아층이 두터운 홍북칼국수, 서부면 남당리의 해물칼국수, 광천읍의 지역 칼국수 등 홍성의 칼국수 맛집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마니아층 역시 남녀노소 구별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런 엄청난 먹거리 문화를 가진 고장도 드물다. 그럼 이런 자원을 어찌 활용해야 할까?

홍성에는 장항선 기차역이 있다. 기차를 타고 찾아가 만나는 칼국수 타운! 홍성역 앞의 주차장 국유지에 칼국수 타운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시스템으로 홍성의 유명한 칼국수집을 한데 모아 홍성 칼국수를 관광 상품화하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점심을 먹고 홍성에서 관광을 하고 기차 타고 귀가하는 프로그램! 기차는 덤이다. 전국의 칼국수 마니아를 한곳으로 부를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다. 대충해서는 안 된다. 

특별팀을 만들고 세밀하고 공격적으로 준비하고 투자해 전국에 하나뿐인 칼국수 성지를 만들어야 한다. 맛과 서비스, 볼거리, 편리함, 놀거리 등을 한데 모아야 한다. 건물 디자인도 특색 있게 하고, 운영도 남달라야 한다. 잘 기획하고 그려서 전국에 가장 맛난 칼국수를 상품화한다면 홍성의 가치는 분명 상승할 것이다. 

얼마 전 ‘허영만의 식객’에 나온 소갈비구이집의 칼국수만 봐도 사이드 메뉴임에도 벌써 유명세이다. 이건 미디어의 힘이지만 홍성 칼국수 성지는 홍성군에서 만들고 홍성군민이 지키고 홍보하는 진정성 있고 강력한 먹거리 문화로 만들어 하나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홍성역 부근에 한우타운을 만들어 점심은 칼국수, 저녁은 한우를 먹고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특별한 마케팅도 필요하다. 점심, 저녁을 드시고 가시는 관광객에게는 한우를 50%로 판매한다든지 하는 로스리더(loss leader) 정책 등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한국 100대 관광지에 홍성군은 하나도 선택받지 못한 가운데, 이웃 예산군은 무려 2곳이나 선정이 됐다. 반성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충남도청내포신도시라는 행정적 이득에도 아직 홍성의 발전은 미비하다. 아니 멈춰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생력 있는 인구 15만 도시에도 아직 멀었다. 혹여 혁신도시라는 기대감으로 벌써 일을 하려는 의지를 꺾이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하나부터 실천하고 시도하고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고장 홍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집중하고 또 집중해서 만들어야 한다. 

백종원이라는 거대한 브랜드로도 아직 예산의 입지 또한 미비한 것이 현실인데 역사, 교육, 문화, 행정, 바다, 산, 기차, 천주교, 광천, 남당리 정말 많은 것들이 있는 홍성! 모든 것이 “多있는 홍성”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하나씩 도전해 홍성을 전국 칼국수의 성지로 만든다면 홍성은 분명 살아 날 것이고 또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나만의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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