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정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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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정책 필요하다
  • 이용록 <전 홍성군 부군수>
  • 승인 2021.07.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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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시작됐다. 한낮 차량 안 온도는 섭씨40도에 육박하고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만큼 덥다.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했던 우리나라의 날씨가 이젠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의 간절기 형태의 봄과 가을로 변화되고 있다. 즉 겨울과 여름의 길이가 길어지고 봄과 가을의 길이가 짧아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모습도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 봄과 가을 같던 중산층이 점점 사라져 가고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의 모양새가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다. 삶이 추운 겨울의 연속인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이 늘어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던 부자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부를 권력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지역 간 부의 불균형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면 지방의 논 수십 마지기를 살 수 있는 상황이 소도시인 홍성의 입장에선 씁쓸한 것이 현실이다. 홍성군 안에서도 내포신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최근 상승한 내포의 아파트 값은 상승한 금액만으로 홍성 읍내의 아파트 한 채를 통째로 살 수 있다. 

주거를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달콤함에 취할 수 있지만 실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면 답답한 노릇이다. 상승된 가격에 대한 세금 부담의 증가는 일정한 소득으로 살아가는 소도시의 서민들에게는 이마저도 버거울 수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의 문제는 현 정부 들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의 하나가 경제문제이고 경제문제의 근간이 집값 마련이다. 과거 십여 년 전만 해도 도시 근로자의 소득 기준으로 15년 정도면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현재의 집값은 그들이 꿈꿀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서울 강남 지역의 국민주택 규모인 85m² 아파트 평균 가격이 19억 원을 넘는다는 보도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도 남는다.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근로자가 40년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하다는 것은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인근의 천안과 세종의 아파트 가격도 이미 10억 원에 가깝거나 이를 호가하고 있다.

홍성에는 앞으로 3년 후까지 공급되는 아파트가 거의 1만 세대에 육박한다.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따른다면 아파트 가격이 폭락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실은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모양새다. 내포신도시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격이 평당 1000만 원을 넘어서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의 급등세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러니다. 분명 수요보다 훨씬 많은 아파트가 공급되는 상황에서 가격의 상승은 누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충남내포혁신도시가 구성되고 어느 정도의 인구 유입을 감안하더라도 건설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아파트가 준공되는 시점에 홍성군의 세대 당 주택 보급률은 110% 이상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성군의 미래인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의 생활 안정과 자립기반 구축을 위한 주택 공급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최소의 비용만으로 안정적 생활이 가능한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의 삶은 지역의 활력 기반이 될 것이고, 이들의 안정적 소득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마련될 수 있는 기업유치로 이어진다면 홍성은 도청 신도시의 완성과 혁신도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에 힘입어 비약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복지정책의 큰 틀은 현재 노인, 여성, 장애, 청소년에 집중돼 있다. 향후 홍성군은 이러한 복지정책에 미래 홍성의 주인공인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복지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의 중요성 못지않게 미래에 집중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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