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축산악취로 고통… 주민들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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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축산악취로 고통… 주민들은 ‘막막’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09.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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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장척리 주민들, 악취로 밤잠 설쳐 “보조금 주고 악취만”
주민들 “당장 해결 안 되면 계측기계라도 설치해 달라”호소
은하면 장척리 장신저수지 너머로 보이는 보령지역 시설들. 마을 이장들에 따르면 축사, 비료공장 등 시설이다.

은하면 장척리 장척마을(이장 배봉수)과 중리마을(이장 박대규)과 포항마을(이장 김주성) 등 인접한 3개 마을 주민들이 수년째 계속되는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악취의 원인은 보령시 지역 축사와 비료공장, 하수종말처리장 등이다.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마을들이 홍성군과 보령시의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보령시 지역 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수년째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23년째 중리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박대기 이장은 “그동안 축산 악취 문제로 인해 알아보니 예산군에도 아산시와 접경지역에 축사로 인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시설이 위치한 지자체와 피해를 보는 지자체가 달라 행정력 행사가 어려운 현실을 악용한 경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도 같은 맥락으로 홍성과 보령의 접경지역인 만큼 보령의 변경지역에 축사, 비료공장, 하수종말처리장 등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이장은 본인 역시 자택이 중리마을의 끝에 위치해 악취가 모여드는 곳이라고 설명하며 악취 피해를 주장했다. 박 이장은 “한밤중에 악취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다”며 “지자체에서 엄청난 보조금을 주고 악취가 없도록 설계·공사·인증을 마쳤다는 시설들에서 어떻게 이런 악취가 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배봉수 장척마을 이장은 “최근 축사 하나를 새로 짓는 데 최소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십억 원을 들여 시설 인증을 받아 건설하고 운영하는데도 악취가 심하다면 시설이 잘못됐든지 사람이 잘못됐든지 둘 중 하나가 아니겠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동안 계속 거론한 악취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당장 개선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상시 악취를 계측하는 기계라도 설치해 악취에 대한 감시 체계라도 갖출 수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사실 해당 문제가 거론된 것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초 김석환 군수의 읍·면 순방 중 장척리 악취 문제가 제기됐고, 당시 김 군수는 “비료공장, 축사 등이 스스로 악취 저감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보조금에만 의지한 채 개선 의지가 없으면 악취 문제는 해결되지 못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해 홍성군의회는 ㈜삼화육종, 농업회사법인 홍보그린텍, 보령화력발전소 등을 방문해 홍성군 주민들의 피해 감소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유철식 홍성군청 환경과장은 “시·군 접경지역 축사 문제는 충남 내 모든 시·군이 관련 조례를 제정해 올해부터 접경 지역 일정 구간 안에는 축사시설을 지을 수 없게 됐다”며 “장척리 인근 보령 지역에 세워진 시설은 그 이전에 만들어진 시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타 시·군에 있는 요인으로 군민에게 피해가 있을 경우 군에서는 해당 지자체에 협조 요청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 과장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시설은 무인 악취 포집기라는 기계로 보령시 지역에서 처리할 문제”라며 “무인 악취 포집기의 경우 시설의 일정 거리 내에 설치해야 법적인 효력을 갖는데 장척리 소재 마을에서 설치하면 법적효력이 없게 돼 설치 의미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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