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正淳 名唱(심정순 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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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正淳 名唱(심정순 명창)
  •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 교수>
  • 승인 2021.10.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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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門歌法有來歷
恬淡雍容古意深
一臠可知全鼎味
嗚呼世負鳳凰音

내력 있는 
심씨 가문의 소릿제
수수하고 화평하니
예스런 정취 깊었네  

고깃살 한 점으로 
온 솥의 맛 알 수 있건만
어찌타 세상에서는
봉황음을 저버렸을까

[해설]
내포(內浦) 판소리를 대표하는 심정순(沈正淳: 1873∼1937) 명창은 충청남도 서산 출신이다. 피리와 퉁소의 명인 심팔록(沈八綠: ?∼1883)의 차남이다. 이동백·김창룡과 함께 20세기 중고제 판소리를 대표하는 거봉이다. 근자에 들어 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는 이십대 중반에 판소리에 입문한 뒤, 1910년 무렵부터 1926년 중풍으로 낙향할 때까지 경성에 살면서 극장무대를 중심으로 한 공연, 음반 취입, 라디오방송 출연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였다. 1911년과 1925년에는 일본에서 판소리와 가야금병창, 잡가, 가야금 독주 음반을 취입하였다. 춘향가 가운데 〈천자뒤풀이〉 대목을 녹음한 음반 등이 오늘에 전한다. 심정순은 판소리는 물론 가야금병창에 뛰어났다. 가야금·양금·단소 등 악기에도 능하였다. 누구에게 소리를 배웠는지는 전수(傳受) 관계는 자세하지 않다. 그의 소릿제는 아들 심재덕(沈載德: 1899∼1967), 딸 심화영(沈嬅英: 1913∼2009)에게 계승되었고, 가야금병창은 장조카 심상건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음반을 통해 심정순의 소리를 제대로 맛보기는 어렵다. 음반 상태가 좋지 않고, 음반 하나의 분량이 대개 3분 가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영향을 많이 받은 심상건의 음반이 다수 전하고 최근까지 생존한 딸 심화영이 그의 소릿제를 계승하였다. 심정순의 판소리는 이른바 고제(古制) 판소리다. 욕심없이 담박하고 청아(淸雅)하여 가곡풍의 기미가 엿보인다. 양반층의 선호도가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에는 사실상 전승이 단절되었다. 대중에게는 다소 싱겁고 덤덤하게 비쳐져 마침내 선호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되살릴 방법은 없을까. 판소리의 다양성은 중요한 문제다. 유지자(有志者)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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