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름답게 “어르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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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름답게 “어르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10.2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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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 육통스님, 한태형 과장과 황아름 팀장
왼쪽부터 한태형 과장, 육통스님, 황아름 팀장.

“노인은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해 발자국을 남기는 존재”
 60대 퇴직자, 은퇴자도 포용할 수 있는 복지관 지향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홀로 고기잡이 하는 노인이었다. 노인은 84일 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1953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노인과 바다’는 이렇듯 노인의 쓸쓸하고 암울한 상황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만약 노인이 84일 동안 고기잡이가 아닌 다른 것을 했다면 어땠을까. 서예나 캘리그라피 혹은 드럼이나 통기타를 배웠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마 뼈만 앙상하게 남은 거대한 청새치를 잡아오진 못했겠지만 적어도 즐거움을 느끼며 84일을 보내지 않았을까.

홍성에는 84일이 아니라 840일이 넘도록 악기, 어학, 스마트폰, 컴퓨터, 요가, 댄스 등 40여 가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들어가진 못한다. 적어도 만60세는 돼야 한다. 인기가 많아서 늘 주차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지난 1997년 문을 연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은 2019년 1월부터 사회복지법인 수덕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관장을 맡고 있는 육통스님은 ‘노인’이라는 단어에 한정 짓지 않고 복지관을 정년 퇴직자, 은퇴자까지 포용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려 노력 중이다. 

시대가 바뀌면 명칭도 변해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명칭이 ‘선배시민’이다. 기존의 이미지인 수혜자가 아니라 경험과 지혜를 갖춘 인생 선배를 지향한다.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에 다니는 선배시민들은 자원봉사나 동아리활동 등 각종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활기찬 노년을 도모하고 생활 만족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그들의 활동으로 도움을 받는 이들까지 있어 선순환이다.

지난 2012년 홍성군노인종합복지관에 입사한 한태형 과장은 아직도 처음 일을 시작할 때의 각오를 잊지 않고 있다.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입사했어요. 지금도 그런 새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해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황아름 팀장은 대학을 다니며 선배시민들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했다. “3학년 때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접 어르신들을 접하게 되면서 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제 목표는 우리 지역의 어르신들이 어느 지역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갈산 출신인 육통스님은 이웃 동네인 예산에서 노인종합복지관장을 역임하고 고향인 홍성으로 돌아왔다. “고향이라 참 애틋하죠. 어르신들과 지역 사회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때 참 뿌듯해요.” 육통스님이 가려는 길은 단순하지만 아름다웠다. “노인은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해 발자국을 남기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이 보다 행복한 발자국을 남긴다면 뒤에 오는 후배들 또한 행복한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는 어르신들의 행복한 발걸음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오늘도 단순하고 아름답게 인사한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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