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활성화 대책으로 ‘통합(?)’ 외치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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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활성화 대책으로 ‘통합(?)’ 외치는 후보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4.30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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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주요현안 공약점검① 원도심 활성화
지난 23일 을지로 3가 노가리 골목의 활기 넘치는 모습.

누구나 말하지만 누구도 해결 못한 원도심 공동화 문제
행정통합, 생활권통합, 시장통합으로는 활성화 어려워

 

■ 선거철 유행어 ‘원도심 활성화’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홍성의 대표적 지역현안인 원도심 활성화와 관련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홍성은 내포신도시 조성, 군청사 이전 등의 이유로 오래전부터 원도심 공동화 문제가 거론돼왔다.
 
매번 선거철만 되면 원도심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이 유행처럼 나돌지만, 출마자들이 외쳤던 구호가 무색해질 만큼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홍성읍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공동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홍성군수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던 예비후보자들의 원도심 활성화 공약을 살펴보면 ‘통합’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게 등장한다.

홍성읍과 홍북읍의 행정 통합을 이뤄 시 승격을 추진하고 원도심 공동화를 방지하는 방안, 순환버스 도입 등 교통편의 개선을 통해 내포신도시와 홍성읍의 생활권을 통합하는 방안, 홍성전통시장과 상설시장을 통합하고 상설시장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거나, 먹거리 타운으로 조성하는 방안 등이 통합과 관련된 대표적인 공약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공약들이 원도심 공동화를 막고 지역에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서울도 피하지 못한 원도심 공동화
서울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꼽히는 명동은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급감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전과 같은 활기를 잃고 상권이 얼어붙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지난 18일 이후에도 명동거리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면 명동거리 인근에 위치한 을지로 3가의 일명 ‘노가리 골목’은 지난 주말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명동거리에도 행인은 많았지만 대부분의 가게가 폐업해 쇼핑객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행인들은 보행통로로써 명동거리를 지날 뿐이었다.

을지로 3가와 명동의 통합이 명동거리의 공동화를 방지하는 활성화 방안이 되기 어렵듯, 홍성에서의 어떤 통합도 원도심 공동화를 방지하는 데 큰 실효성을 거두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통합도 쉽지 않지만 통합의 영향이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지는 건 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지인들과 함께 서울 을지로 3가의 노가리 골목을 방문한 윤용민 씨(28)는 “낡은 건물이 즐비한 좁은 골목이지만, 야외에 마련된 자리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명동거리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물건은 요즘엔 인터넷으로도 손쉽게 주문할 수 있고, 노가리 골목에서 보내는 시간은 현장을 방문하지 않으면 경험할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은 서울에서도 사람이 몰리는 곳이 한정돼있는데, 단순히 어떤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는 곳보다는 주변 환경과 가게가 잘 어우러진 상권, 장소와 경험을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파가 몰린다”고 설명했다.
 

을지로역 인근 뉴트로 감성 카페의 모습.

■ 뉴트로 열풍과 도시공간기획
국내에서는 2010년대 후반 무렵부터 복고풍에 현대적 감성을 더한 ‘뉴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뉴트로 명소로는 서울의 ‘을지로 노가리 골목’ ‘익선동 한옥 골목’ ‘서촌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대전의 소제동 등이 있다. 특히 홍성과 가까운 대전은 대전역 뒤편에 위치한 낡은 동네였던 소제동이 뉴트로 열풍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소제동은 일제강점기에 대전역이 건립된 후 철도공사 종사자들과 기술자들이 모여 살았던 ‘관사촌’으로 재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빈집이 2000호가 넘는 낙후지역이었다. 도시공간기획 전문 업체 ‘익선다다’는 지난 2017년 대전으로 내려와 ‘소제동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노후건물과 빈집으로 골머리를 앓던 소제동을 사람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로 변모시켰다.

익선다다는 지난 2014년 서울 종로의 익선동을 탈바꿈시키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업체다. 당시 익선다다는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익동다방, 르블란서, 엉클비디오타운 등 10여 개의 상가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 늦기 전에 도시공간기획 전문 업체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기획을 맡기는 것도 홍성의 원도심 공동화를 멈출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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