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주촌중학교’냐구요? 내포신설학교 명칭이 ‘酒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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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주촌중학교’냐구요? 내포신설학교 명칭이 ‘酒村’?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2.10.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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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개교 예정, 지역 대표성·특색 있는 명칭으로 변경 여론
홍북 주민들, 신설학교 교명에 우려의 목소리 “의견수렴 없었다”
홍성교육청 관계자 “가칭일 뿐 공모를 통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최근 홍북지역(홍북읍 내포신도시)에 신설되는 중학교 명칭과 관련해 주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와 함께 논란이 일면서 민원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원제기에 대한 문제가 충남도청내포신도시에 편입된 ‘주촌(酒村)마을’의 내력을 알만한 원주민들이 아닐까? 해 흥미롭기까지 하다는 반응이다. 

민원과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참으로 교육청 공무원들은 생각이 별로 없는 형식적인 사람들 같다”는 전제를 깔면서 “충남도청내포신도시에 중학교를 신설하고자 하는데 왜 하필이면 많고 많은 이름을 놔두고 가칭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주촌(酒村)중학교’로 정했느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지역의 대표명칭으로 정하거나 특징성이 있는 명칭으로 정해야지, 가칭이라고 아무렇게나 정한 느낌”이라고 질타하는 분위기로 읽히는 대목이다.

신설학교 명칭에 반대하는 홍북읍 주민들의 의견은 “중학교 신설 예정 부지가 내포신도시 한울초등학교 건너편이라고 하는데, 그곳은 ‘주촌(酒村)마을’도 아닌 곳이고, 주촌마을이 홍북을 대표하는 것도 아닌데, 홍북 대동리 땅이면 홍북읍(洪北邑)이나 대동리(大東里)와 관련된 지명이거나 아니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대표성 있는 명칭으로 정해야지, 더구나 홍북읍에 중학교가 생기는데, 홍북중학교도 없는 현실에서 홍북읍에 중학교가 생기면 우선 ‘홍북중학교(洪北中學校)’로 당연히 정해야지, ‘읍명칭’을 놔두고 자연부락인 ‘주촌’을 붙이는 저의가 뭐여. 홍북초등학교를 내포로 이전하려고 할 때 홍북중학교도 같이 신설하려다가 홍북중학교는 안된 거 아녀, 그러면 당연히 홍북중학교를 먼저 해야지. 왜 ‘읍’이나 읍소재지 마을을 건너뛰고 한참 건너뛰어서 주촌마을도 아닌 곳에 술주(酒)자 ‘주촌(酒村)중학교’로 하냐구. 그곳이 ‘수랑뜰’이여, 차라리 ‘수랑뜰중학교’로 하지. 학교 이름을 정해도 하필이면 학생들이 술 잘 먹고 수렁에 빠지란 얘기여, 수렁은 헤어나기 힘든 고통, 곤욕 등 불행을 비유하는 거 아녀. ‘술 잘 먹는 중학교’나 ‘수렁에 빠지는 중학교’로 명칭을 정하는 것은 놀림거리지. 명칭에 대한 의미나 단어가 주는 뉘앙스부터 학교명칭으로는 적절치가 않다는 거여. 이름은 한 번 정해지면 끝이여, 잘못 정하면 고치기가 참으로 힘든다구” 등 ‘읍소재지 명칭도 아닌 다른 마을의 자연부락 명칭으로 학교의 명칭을 정하느냐’는 등의 반대 여론이 다수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한 홍성교육청 별도의 입장은 없으나 지난 9월 3일 주진익 홍성교육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설중학교인 ‘주촌중학교’ 교명과 관련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본지 기자가 ‘내포신도시에 신설이 확정된 ‘주촌중학교(가칭)’ 명칭은 앞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주진익 교육장은 “주촌중학교라는 명칭은 홍북읍 신경리의 주촌(酒村)마을에서 가져왔다. 그러나 가칭일 뿐 주촌중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공모를 통해 바뀔 가능성이 크다. ‘홍북’이라는 지명을 가져올 수도 있고, 여러 가능성이 있다. 내년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3월 1일 개교할 예정이다. 일반학급 41개와 특수학급 1개 규모로 설립될 계획”이라고 밝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놨다.

주 교육장의 답변으로는 ‘주촌중학교’라는 이름은 가칭일 뿐 공모를 통해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반면, 이와 관련해 홍북읍 주민들은 “바꾸려면 빨리 바꿔야 한다. 처음부터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가칭으로 명칭을 정했다고 하면서 공모를 통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모순이 아니냐”며 “앞으로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에게 족보와 같은 학교 이름을 정하는데, 놀림거리나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정확한 ‘교명을 확정’해야 한다. 이미 학교 신설이 확정되고 개교예정일이 잡혀 있는 만큼 지역에 잘 어울리고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학교명칭으로 변경, 교명을 확정해서 처음부터 일을 순리대로 추진해야 학교에 대해 홍보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김아무개(홍북읍 내포신도시)씨는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지역에 신설되는 학교의 이름을 정하면서 지역주민들이나 학부모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책상에 앉아서 정했는지, 술을 먹고 정했는지, 누가 어떻게 정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하필이면 자연부락 명칭인 ‘신경리 주촌’을 엉뚱한 ‘대동리’지역으로 끌어다 붙여서 지역의 대표성이라든지, 특색 등을 무시한 명칭으로, 특히나 ‘술주(酒)’자를 의미하고 있어 학교명칭으로는 적합하지도 않은 명칭을, 그것도 가칭이라는 명칭으로 분란을 일으키는 꼴 아니냐”며 “조속한 시일 내에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논란의 시작은 지난 7월 ‘홍성주촌중학교(가칭)가 중앙투자심사에 통과하면서 가시화됐다. 지난 7월 21일 교육부가 주관한 ‘2022년 정기3차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오는 2025년 개교 예정인 내포신도시의 ‘주촌중학교(가칭·42학급·1093명)’ 설립이 승인돼 최종 확정되면서다. 주촌중학교(가칭)는 오는 2025년 3월 개교 예정으로 홍북읍 신경리 1208 일원에 일반학급 41개(1087명), 특수학급 1개(6명), 연면적 1만 8239㎡ 규모로 설립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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