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조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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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조양문
  • 한건택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11.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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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람이라고 하면 홍주읍성과 조양문은 대부분 알고 있다. 홍성군의 심볼은 조양문을 형상화한 것이고 조양문은 홍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성에 사는 성인 세대라면 늘 조양문을 바라보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조양문은 홍주성의 동문이면서 홍주성에 들어가는 정문이다. 조양문은 본래 망일문(望日門)이라 불렸고, 고종 7년(1870)에 홍주목사 한응필이 홍주성을 고쳐 쌓을 때 문루도 다시 세웠다. 이때 흥선대원군이 동문은 조양문, 서문은 경의문, 북문은 망화문이라는 글을 직접 써서 내려주어 조양문이라 불리게 됐다. 1906년 5월 홍주에서 일어난 항일 의병과 일본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홍주에서 일어난 전투를 경험한 일본은 이후 많은 일본인을 홍주에 이주시키는 정책을 펴게 되고 이 정책에 의해 일본인들이 당시 홍주읍성 안과 주변에 거주하기 시작한다. 1925년 홍성군지의 기록에 의하면 많은 일본인이 홍주성 안의 홍주장(현 홍성장)의 점포를 장악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홍주읍성은 읍성철폐령에 의해 1913년에 서문인 경의문이, 1915년에는 북문인 망화문이 철거됐다. 그리고 서문에서 북문 그리고 동문인 조양문까지의 성벽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조양문도 철거하려 했으나 홍성군민의 결사적인 반대로 철거를 면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면 홍주읍성의 조양문은 왜 살아남았을까? 단순히 홍성군민이 결사적으로 반대로 인해 일본인들이 남겨놓은 것일까?

이와 관련해 가까운 내포지역의 읍성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내포지역 연해읍성은 홍주를 비롯해 결성, 서산, 해미, 태안, 덕산, 면천, 보령, 남포 등 다수가 있다. 하지만 결성과 해미 그리고 남포를 제외하고는 거의 성벽조차 남아 있지 않다. 또한 읍성을 출입하는 성문이 남아 있는 곳은 홍주읍성 조양문과 해미읍성뿐이고 다른 읍성의 성문은 다 철폐됐다.

해미읍성의 경우 일본인들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근무했던 곳이라 해 남겨놓았다고 알려져 있다. 홍주읍성의 경우 홍성군민의 결사적인 반대에 의해서만 남겨졌다고 할 수 있을까? 친일파들이 득세하고 다수의 일본인들이 홍주읍성 안과 밖에 거주를 하고 있는데 남겨진 이유가 무엇일까? 

일제강점기 조양문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는다. 1937년 장마에 홍주읍성 조양문의 좌측이 무너져내려 철거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조선총독부는 긴급 예산을 편성해 조양문을 수리 복구한다. 왜 조선총독부에서 철거를 하지 않고 오히려 긴급 예산을 세워 조양문을 수리를 했을까? 이것은 1906년 병오항일의병 전투 당시 조양문에서 홍주 의병들과 일본군이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고 이 전투에서 일본군이 조선 의병에 승리했기에 일본의 입장에서 전승지인 것이다. 그리고 일본군 사상자들이 발생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양문은 현재까지 남아 있게 됐다. 이러한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국노의 일원인 중추원의장 김윤식이 글을 짓고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이 글을 쓴 애도지비(碑)를 당시 홍주읍성 남산공원 현재 홍주성역사관 뒤편에 세운다. 서울의 숭례문과 홍인지문이 일본인들에 의해 살아남았듯이 조양문 또한 일본인에 의해 살아남았다. 이완용은 읍성철폐령을 만든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과 반대의 입장에서 대규모 홍주의병과 그 의병들이 격렬하게 싸워 지켜낸 자랑스러운 홍주읍성 조양문인 것이다. 이러한 홍주의병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인근을 비롯한 전국의 연해읍성 대부분처럼 흔적도 남지 않고 홍주읍성은 사라졌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동안 민족적 분노의 대상인 애도지비는 1945년 해방 이후 홍성군민에 의해 철거된다. 그리고 홍성군민은 홍주의병의 영웅적 항쟁을 길이 후세에 전하기 위해 병오항일의병기념비를 자랑스럽게 세울 수 있었다.

조양문은 홍성군민의 자랑이고 나아가 충청도민의 자랑이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일본과의 항쟁 장소이다. 나아가 의병기념관이 홍성에 세워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한건택 <내포문화관광진흥원 원장·독자·칼럼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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