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부모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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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부모 세대!”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3.06.0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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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5월과 6월이 교차되며 하루를 일생처럼 소중하게 살라는 일일일생(一日一生)이란 말이 문득 떠올랐다.

아울러 생(生)이란 삶이며 한자의 구성으로는 소우(牛)에 한일(一)로 소가 외나무다리를 걷듯이 조심조심 살라는 뜻이기도 하다.

5월하면 특히 생각나는 날이 어버이날로 광천노인대학에서 ‘아버지의 눈물’과 ‘어머니 생각’에 이어 ‘어느 부모님이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했다.

먼저 ‘아버지의 눈물’은 이채 시인이 “남자는 남자의 눈물이 있어요”라고 표현을 하며 “남자로 태어나서 한평생 멋지게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며 떳떳하고 정의롭게 사나이답게 보란 듯이 살고 싶었다.”<중략> 그래서 아버지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눈물이 없으니 가슴으로 울 수밖에!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이기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약해서도 울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그래서 아버지는 혼자서 운다. 아무도 몰래 혼자서 운다.

이어서 ‘어머니의 생각’에서는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은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 때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중략>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잘못을 셀 수도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세상을 떠나신 후에 이제야 알게 돼서 죄송합니다.” 

그게 바로 지난 2006년에 106세의 나이로 소천하신 어머님에 대한 나의 하소연이고 뉘우침이기도 하다.


또한 여기 어느 부모님의 편지는 현대를 사는 많은 부모님의 심정과 같다.

“언젠가 우리가 늙고 약하고 지저분해지거든 인내를 가지고 우리를 이해해다오”라는 서두를 비롯해 “너도 언젠가 우리를 이해하게 될 테니 말이다. 노인이 된 우리의 나이는 그냥 단순히 살아온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 있는가를 말하고 있음을 이해해다오”라고 했다.

제한된 지면이라 위에 있는 세 편 글의 전체를 기재할 수 없어 아쉽기도 하다.

어쩌면 사람의 일생이란 영아기에서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장년기, 초로기 노년기를 지나 사망에 도달하게 된다.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말처럼 부모가 어린 아들, 딸을 키웠듯이 이제는 자식들이 어린애처럼 된 늙은 부모를 봉양함이 인간의 당연한 도리가 아닐까!


그러나 시대는 급변하고 격세지감이란 말처럼 세대 차이에서 갈등과 혼란 속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삶이 연출되고 있다.

이미 100세 시대에 ‘장수가 축복인가? 저주인가?’라는 말이 세상에 화두로 거론되기도 했다.

‘어느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부모님이 몇 살까지 살기를 희망하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어느 해는 65세에서 지금은 60세까지 점차 낮아졌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모에 대한 애틋함이 과거에는 60세도 못살고 단명하던 시대에 나왔던 효도에 대한 시로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로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어쩌면 “나무는 가만히 있는데 태풍이 몰아쳐서 가지가 부러지고 자식들은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고 서로 다투며 요양원에 보내려 한다”는 말이 타당한 듯하다.

물론 모든 자식이 그러하지는 않지만 “부모는 열 자식을 키웠으나 열 자식은 한 부모를 모시지 못한다”는 말을 되새겨 봐야 하겠다.

이제 늙은 부모도 자식들에게 의존만 하지 말고 자신이 건강과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배우고 친구를 사귀며 자립해서 살아야 한다.

지난날 가난의 보릿고개를 넘어온 부모들은 이제는 정보화시대에 무지의 갈등 고개까지 넘어야 하는 고달픈 세대들이다.

젊은이들이여, 노인은 젊어도 보고 늙어도 봤다! 너희들은 늙어봤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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