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도 시민햇빛발전소가 만들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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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도 시민햇빛발전소가 만들어진다면?”
  • 신은미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4.09.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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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 배우는 민주주의 -

지난 2017년 창립한 ‘전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은 2019년 1호 발전소 설치 이후 현재 6개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6개 발전소 생산규모는 582kW, 연간 총발전량은 764MWh로 4인 가구 기준 약 210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한다. 

시민참여형으로, 조합원 출자금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발전소 수익을 조합원과 공유한다. 조합원 수는 363명, 출자금은 7억 7000여만 원, 2023년 사업수익 배당률은 7%다.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주민소득과도 연결시키기 위해 지역 신협은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했다.

발전소는 공공기관 옥상이나 주차장, 배수지 같은 유휴부지에 설치된다. 전주시와 협동조합은 협약을 체결해 함께 태양광 설치장소를 발굴하고, 전주시가 부지를 임대하는 방식이다. ‘도시계획조례’ 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 제한 중 전주시에서 운영하는 주차장 이격거리 제한은 없애는 것으로 개정하는 등 전주시, 전주시의회와의 협력이 활발하다. 

특히 전주시는 ‘기후변화대응과’에서 태양광 발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홍성군의 경우, 경제정책과), 성과지표에 ‘시민햇빛발전소 확대’가 포함돼 있어 행정의 적극적인 협조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된다고 한다. 

협동조합의 주요사업은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지만, 지역사회공헌사업으로 보일러 배관 청소나 쿨루프(Cool-Roof) 같은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보일러 배관만 청소해도 난방에너지 효율이 30%가량 개선되고, 건물 옥상이나 지붕을 흰색으로 칠해 햇빛을 반사시키면 실내온도가 최대 4도까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렇듯 주민들은 협동조합 참여를 통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또 절약하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함과 동시에 지역공동체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한다. 아무리 재생에너지라고 한들 누가 어디에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갈등요소가 되기도 하고 지역공동체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기후위기시대, 재생에너지는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기후변화를 ‘핑계’로 무작정 덮어놓고 확대해서도, 자본의 전유물이 되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주민참여가 핵심이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이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 이웃들과, 내가 쓰는 에너지를 함께 책임지고 지역공동체를 보살피는 것은 전국 모든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생겨난 이유일 것이며,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에 기반하지 않고 내 삶과 동떨어져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재생에너지라고도 할 수 없고 기후위기 대응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민주주의라고도 할 수 없다. 지금의 기후위기는 민주주의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기후위기에 대응할 방법도 민주주의여야 한다. 전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해가는 과정은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로의 여정이기도 하다.

2020년 홍성에서도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 몇몇이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해 산림살림에너지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교사, 환경운동가, 지역활동가, 농부 등 기후변화 대응의 주체로서 지역형 재생에너지를 공부하고 실험하고 있다. 지역에너지계획을 모니터링하고 기후에너지교육도 한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과 뜻을 모으고 행동하기 위해, 그리고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배우기 위해 전주시민햇빛발전소 사례 특강을 오는 24일 오후 2시 홍동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연다. 홍성에서도 시민햇빛발전소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기대와 설렘으로 새로운 민주주의 실험을 기다린다.
 

신은미<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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