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홍주향교 예절관 앞마당에서 ‘북청사자놀음’ 공연이 펼쳐졌다.<사진>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된 북청사자놀음은 잡귀를 쫓고 마을의 평안을 빌고자 함경남도 북청군 일대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역사 깊은 전통 놀이로, 사자춤과 더불어 여러 놀이꾼이 가면을 쓰고 나와 반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진행된다. 사자춤·애원성춤·사당춤·거사춤·승무춤·꼽추춤·무동춤·넋두리춤 등으로 구성되며 쓰이는 악기 또한 다양하다.
우리는골목대장(대표 한건택)이 주관한 이번 음악회는 북청사자놀음 공연자 전원이 전통 음률에 맞춰 예절관 앞마당을 휘감으며 시작됐다. 마치 앞에 앉은 관람객과 소통하듯 벌어지는 익살맞은 춤사위는 보는 이의 재미를 극적으로 끌어올렸고 관람객 또한 적극적인 호응으로 화답했다. 아름다운 우리 가락에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예절관 앞마당을 가득 채웠다.
또 이번 행사에는 공연뿐만 아니라 죽마·투호·널뛰기·구루마타기·유생복체험 등의 전래 놀이 체험과 전통 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돼 북청사자놀음에 대한 어린이들의 흥미를 북돋고 공연을 기다리며 지루할 틈이 없도록 알차게 구성됐다.
음악회 제목 ‘미소지음(美素知音)’은 음(音)을 알 때 비로소 아름다운 본질을 마주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는 유교의 창시자로 알려진 공자의 사상과도 연결된다. 공자와 여러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교화를 위한 교육 기관인 향교라는 장소와 벗처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여러 악기가 조화롭게 연주될 때 아름다운 소리(音)가 완성될 수 있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또한 모두가 화합해 함께 나아갈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른들은 박자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며 손뼉을 쳤고, 아이들은 ‘탈 만들기’를 통해 갖게 된 자신만의 탈을 머리 위에 얹고는 입을 벌린 채 북청사자춤에 흠뻑 매료된 모습이었다.
이번 음악회는 어른·아이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미소지음’이란 이름에 걸맞은 공연이었다.
아이와 함께 이번 공연을 관람한 홍북읍 거주자 정재일 씨는 “저희 아이가 유튜브에서 북청사자놀음을 시청한 뒤부터 실제로도 보고싶다 했었는데, 때마침 홍주향교의 공연 소식을 접하고 찾아오게 됐다”며 “공연의 질이 너무나도 훌륭해 관람객이 적은 게 아쉬울 정도였다”는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