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문화관광과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등 유치 모색 중”

3년이 넘도록 문을 닫은 채 방치되고 있는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의 활용방안으로, 홍성군이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을 유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록 홍성군수의 당초 공약이었던 ‘홍성조류과학탐사과학관 가족휴양타운으로 전환’도 공약명이 ‘조류탐사과학관 활용방안 마련 및 결정’으로 바뀌면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모색하는 원점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홍성군의회 최선경 산업건설위원장은 지난달 16일 군정질문에서 “당초에는 조류탐사과학관을 가족휴양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사업이었는데 두루뭉술하게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변경하셨다”며 “이는 명백히 공약사업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공약명뿐만 아니라 사업내용, 사업기간, 사업비, 연차별 투자계획, 공약달성확인지표까지 모두 7개 사안을 전부 변경했다”면서 “거의 폐기 수순인 공약을 마치 정상 추진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고 비판했었다.
이에 대해 이용록 군수는 “가족휴양타운으로 하려고 용역을 해보니까 공간이 안나온다고 해서, 공간 안 나오는 것을 계속할 수 없으니까 바꾼 것”이라며 “용역 결과에 따라서 바꿨기 때문에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잡초는 무성… 일부 시설 파손된 채 방치
“분야별 전문가 모아 활성화 방안 찾아야”
지난 15일 기자가 찾은 조류탐사과학관의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문을 닫은 지 3년이 지나도록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다 보니 바닥에 잡초는 무성했고, 계단 일부는 파손돼 있었다.
전망대의 난간은 곳곳이 녹슬어 있고, 설치돼 있는 망원경은 보려 해도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전망대에 오르는 목재 데크 일부는 밟으면 부서질 듯한 소리가 나는 등 파손 우려가 있었다.
한때 관람객을 맞이했던 새장 속은 텅 빈 채 쓸쓸한 분위기만 남았다. 홍성과 서산을 넘나들며 천수만 일대에서 조류 촬영을 해온 조류 전문 촬영작가 이종렬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수년째 방치된 조류탐사과학관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종렬 대표는 “환경부에서는 천수만 자체를 생태관광지로 선정했는데, 이는 환경부와 전문가들이 중요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천수만 조류 탐사를 해보면 서산지역보다 홍성지역에 자연 철새가 더 많이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류탐사과학관의 활용과 활성화 방안을 위해서는 일반 전문가들이 아닌, 조류 전문가들을 모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순하게 전시와 체험을 중심으로 한 공간이 아닌 교육과 미디어가 접목된 공간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국제 규모의 각종 세미나, 심포지엄 등을 열 수 있는 시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 대표는 “홍성군이 천수만을 보유한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조류 관련 국제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천수만을 통해 접하고 있는 서산시는 2025년 ‘제14회 아시아 버드페어(ABF, Asian Bird Fair)’ 개최가 확정됐는데, 26개국 300명이 넘는 국제대표단이 참석하고 연인원 1만 명의 관광객이 뒤따르는 국제행사로 지역사회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공공기관 등 유치기관 접촉하고 있어”
교육시설·연구시설 등 매각·임대 가능성도
조류탐사과학관의 활용 방안에 대해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광개발팀 관계자는 “대학, 공공기관, 기업 등 여러 곳과 접촉하고 있다”며 “몇 군데 접촉은 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공약 명칭이 바뀐 것에 대해서는 “유휴시설 활용을 위한 공약이 가족휴양타운으로 제목을 붙여버리는 바람에 다양한 접목이 힘든 문제가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 접목시키기 위해 방향을 잡은 것”이라며 “군수님 임기 내에 활용 방안을 마련해서 어떻게 운영할 건지 결정까지만 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조류 관련 시설로의 활용 계획이 있는지 묻자 “조류 관련 컨셉으로 계속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고, 하게 된다면 컨셉 자체를 확 바꿔야 할 것”이라며 “쭉 같은 컨셉으로 하는 것은 트렌드에 안 맞고, 가까운 위치에 서산 버드랜드가 있어 경쟁도 안되고 규모면에서도 작아 다시 조류 관련 시설로는 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 묻자 “현재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교육시설이나 연구시설 등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매각하는 방법도 있고, 군에 사용료를 내고 쓰겠다는 곳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은 지난 2009년 4월 궁리 천수만 일대에 68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준공됐다. 대지면적 9133㎡, 건축 연면적 1466㎡, 전시면적 876㎡로 3층 규모다. 조류탐사과학관에는 관상 조류 전시실과 천수만 전시실, 조류 탐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홍성군은 조류탐사과학관 옆에 2015년 2층 규모의 수산물웰빙체험관을 세웠으며 여기에는 국도비 등 53억 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입장료 수입이 매년 줄어들어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 2021년 1월부터 ‘코로나로 잠정 휴관’한 이후 지금까지 3년 넘게 휴관 중이다. 오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