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
칼럼·독자위원
김홍신 작가는 1976년 2월,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본전댁>으로 등단한 이후, 2024년까지 소설, 수필, 콩트집, 칼럼집 등 모두 138권의 도서를 출간해, 매년 세 권쯤 쓴 셈이다. 특별히 사회 부조리와 비리를 고발한 장편소설 《인간 시장》은 대한민국 최초 밀리언셀러로 역사에 기록됐고, 《칼날 위의 전쟁》 외 여러 소설을 써 대한민국에 소설 폭풍을 일으키며 한국소설문학상, 소설작품상을 수상했다.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는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를 발표해,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도 수상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김홍신 작가의 에세이 《겪어보면 안다》로, 한 생각 비틀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 살아 있음이 가장 큰 축복이라는 것, 마음을 비우면 행복이 채워진다는 것, 더 사랑하고 더 용서해야 한다는 것, 창작의 열정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것,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것을 겪어보면 안다고 말한다.
세상으로부터 보고 들은 말이나 맛보고 느낀 것은 영원하지 않다. 나에 대한 평가나 판단도 변화하고 언젠간 끝나게 된다. 그러므로 변하는 것에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지금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내일이 있다는 것은 황홀한 은총이요, 희망이요,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죽음이 닥쳤거나 위급한 지경을 경험해 본 사람은 돈, 명예, 권력 따위가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나도 기쁘고 남도 기쁘면서 잘 놀다 가는 삶이다. 꿈을 좇되, 욕심부리지 않고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는 삶이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흔쾌히 받아들이고 통과시키는 삶이다.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아도 시간이 짧다는 것을 아는 삶이다. 가진 만큼 머리가 복잡하고 누리는 만큼 걱정이 많으니, 굳이 더 가지려 애쓰지 않는 삶이다. 행복하려면 육신이 건강해야 하고, 마음 따라 몸이 간다는 것도 아는 삶이다. 생각을 살짝 비틀고 마음을 조금만 바꾸면 살맛 나는 인생으로 바뀐다는 것을 아는 삶이다. 적당히 아프며 피 흘리고 구멍 난 걸 서로 가엾게 여기며 다독이고 살아가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이다.

마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겉보기와 달리 사람들은 제각기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온 마음이 상처투성이로 살아가기도 한다. 삶이란 고난과 시련의 역사를 쌓아가는 것으로, 고난과 시련을 크게 겪은 사람이 신화를 만들고 역사를 쓰는 법이다. 그러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은 없을까? 김홍신 작가는 “문학은 영혼의 상처를 향기로 바꾸는 행위이다.”라고 했다. 살다 보면 고통과 결핍, 그리고 열등감에 휩싸여 헤어나지 못하는 때가 종종 생기는데, 고난이 우리를 넘어뜨리려고 하지만 극복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다. 고난에 매달리면 그 생각의 틀에 갇히지만, 툭 걷어차면 ‘마음의 모양과 틀’을 부숴버릴 수 있는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문학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다.
김홍신 작가가 괴로운 일이 있어 성철 스님에게 털어놓았는데, “대나무처럼 살라”고 했다고 한다. 대나무가 가늘고 길어도 쓰러지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상좌스님이 알려줬다는 것이다. 마디는 고난이 지나간 흔적으로 때로는 그런 아픔들이 인생을 쓰러지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 돼준다는 것이다. 마음을 어느 정도 비워야 모진 인생 풍파도 버틸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진정한 삶과 향기 나는 인간미, 사랑하고 용서하고 배려하고 베푸는 사람인가? 인생이란 내가 출제하고 내가 답을 쓰는 백지 시험지이다. 문제를 굳이 어렵게 내어 정답을 쓰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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