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집밥이 그리운 날, 새금하게 익은 김치가 맛있는 집
상태바
시골 집밥이 그리운 날, 새금하게 익은 김치가 맛있는 집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5.02.20 09:05
  • 호수 878호 (2025년 02월 20일)
  • 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주신문이 추천하는 맛집] 〈10〉 홍북읍 모모식당
"셀프 반찬 코너도 있으니께 모자람 없이 드슈"
오삼두루치기, 묵은지 짜글이, 수제 떡갈비, 된장찌개와 여섯 가지의 반찬.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이번 주 <홍주신문>이 소개할 맛집은 홍북읍의 옛 중심부, 홍북읍행정복지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모모식당(대표 이윤정)’이다. 하늘색 함석지붕을 얹고 있는 가정집 같은 외관에 ‘김치가 맛있는 집’이라고 쓰인 노란색 간판을 찾으면 된다.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눈부시게 녹아내리고 그 아래 윤기 나는 깃털을 가진 검은 닭과 부스스한 길고양이가 사이좋게 놀고 있다. 그것들에게 잠시 눈길을 빼앗긴 사이, 어귀에서부터 부유하는 고소하고도 시큼한,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가 콧구멍을 비집고 들어온다.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목가적 풍경을 가르고 들어선 실내에는 이른 시간에도 벌써 식사 중인 손님들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으론 셀프 반찬 코너와 누룽지 숭늉이 담긴 전기밥솥이 눈에 들어온다. 식사 중인 테이블을 둘러 보고 ‘묵은지 짜글이’를 주문한다. 
 

기자 추천, 묵은지 짜글이.

누룽지 숭늉을 마시며 몸을 녹이다 보면 매일 아침 부친다는 슴슴하고도 구수한 ‘전’을 비롯한 여섯 가지 반찬이 상의 중심부를 채운다. 본식이 나오기도 전, 삽시간에 반찬 접시를 비우고 또다시 담아온다.

얼마 후 커다란 양푼이 가스버너 위에 올려지고, 이미 먹음직스럽게 익은 재료들이 보인다. 제 것을 모두 내어준 듯 힘아리 없는 묵은지와 살코기에 적절히 달라붙은 비곗살, 끓는 힘에 저항 없이 찰랑이는 두부, 보기만 해도 식감이 전해지는 팽이버섯, 초록 숨을 토해내는 대파, 그것들은 생김새로 조화를 속삭인다.

“우리 할머니가 해준 거랑 비슷해요” 한 입 맛 본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딱 ‘집밥’ 느낌이었다. ‘묵은지 짜글이’는 이 집의 다른 메뉴들도 궁금하게 만드는, 신뢰를 주는 맛이었다. 그런 까닭에 연거푸 모모식당을 찾았다. 몇 번의 점심을 모모식당에 소비하며 오삼두루치기, 수제 떡갈비, 된장찌개, 콩비지 짜글이를 맛봤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묵은지 짜글이’와 ‘수제 떡갈비’를 추천한다.
 

기자 추천, 수제 떡갈비.

모모식당의 메뉴들은 대체로 MSG가 과하게 들어가지 않은 집밥 느낌으로 일맥 한다. 그중에서도 묵은지 짜글이와 수제 떡갈비를 추천하는 이유는 간판에 적힌 문구 ‘김치가 맛있는 집’에 걸맞은 맛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고, 수제 떡갈비의 경우 은은한 육향과 부드러우면서도 사이사이 적당히 씹을 거리를 주는, 식감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물론 잡내 없이 말이다.

이쯤에서 ‘콩비지 짜글이’에 대해 말해보자면, 모모식당은 ‘되비지’가 아닌 주문을 받자마자 바로 콩을 갈아 비지를 만들고 조리한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생경한 맛이었으나, 이런 방식의 비지를 좋아하는 독자도 있을 터이니 정보를 덧붙인다. 
 

콩비지 짜글이

이윤정 대표에게 맛의 비결을 물었다.

“저희 집은 ‘엄마의 맛’을 추구해요. 사용하는 식재료 중엔 직접 농사지은 것들도 많고 부모님께서 사과 과수원을 하시기 때문에 설탕이나 조미료를 대신해 사과즙을 넣거든요. 김치, 떡갈비, 고추장 등 사과즙이 다양하게 쓰여요. 그리고 조리법도 굉장히 단순해요.”

모모식당은 지난 2018년 5월 개업해 7년째 운영 중이며, 이윤정 대표는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저는 음식 보조 정도고 김치나 장이나 이런 것들은 어머니께서 다 하시죠. 저는 잘 몰라요.(호호)”
 

오삼두루치기.

이 대표의 어머니는 오래전이긴 하나 음식 장사 경험자이며, 특히 김치와 된장에 자신 있어 이를 사용할 수 있게끔 메뉴를 구성했다고 한다. 기자는 김치를 얼마나 자주, 얼마큼 많이 담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이 대표는 “김장 김치는 몇백 포기 담고요. 여름 김치 같은 경우엔 배추로 담그긴 하는데 아무래도 맛이 좀 다르고 횟수는 두어 번 정도? 중간중간 막김치로도 담고요. 김장 김치를 많이 담그면 일 년 장사에 무리 없이 순환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또한 모모식당에서는 지난 정월대보름에 이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채취하고 건조한 나물들을 무치고 볶아 하루 간 정월대보름 비빔밥을 내놓기도 했다. 이윤정 대표는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나물만 따로 판매하기도 하고 이를 조리해 비빔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모식당의 너른 마당 한 편에는 닭장이 있는데 더러 그곳에서 자란 닭들이 낳은 유정란을 판매하기도 한다. 식당 입구에서 마주한 오골계는 바로 이 닭장에서 탈출한 거라고 한다.

여름철이면 모모식당의 메뉴판에는 콩국수와 김치말이 국수가 추가된다. 그러니 어느 계절이든 방문하기 좋은 맛집이다. 다만 해가 지면 으슥해지는 탓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에만 운영되니 필히 참고해야 한다. 

밭에서 일군 건강한 재료와 싱그러운 사과 향이 밴 엄마의 손맛, 겉만큼이나 속까지도 수더분한 모모식당에서의 점심을 추천한다. 
 

◆모모식당 메뉴
△수제떡갈비 정식(+된장찌개) 15,000원 △수제떡갈비 한접시 10,000원 △짜글이 묵은지 돼지 8,000원 △짜글이 콩비지 9,000원 △오삼두루치기(2인 이상) 12,000원 △우렁된장찌개 9,000원 △민물새우매운탕 大 40,000원 小 30,000원 △토종닭도리탕 60,000원


ㆍ주소: 충남 홍성군 홍북읍 홍북로 443-1
ㆍ영업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1시
ㆍ전화번호: 0507-1310-708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