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혁신을 위한 새 대한민국호 선장의 요건
상태바
국가 혁신을 위한 새 대한민국호 선장의 요건
  • 이성복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5.04.17 07:21
  • 호수 886호 (2025년 04월 17일)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rong>이성복</strong><br>한국감사협회 국제내부감사사위원회 이사<br>충남사회서비스원 감사<br>성군청소년복지재단 감사<br>칼럼·독자위원
이성복
한국감사협회 국제내부감사사위원회 이사
충남사회서비스원 감사
홍성군청소년복지재단 감사
칼럼·독자위원

우리나라는 1980년대 민주화 과정 이후에 김영삼 대통령을 시작으로 총 7명의 문민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런데 이들 중 1명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비리로 퇴임 후 장기간 수감생활을 했고, 탄핵소추를 당한 대통령 3명 중 1명은 임기를 채웠으나 퇴임 직후 비운의 생을 마감했으며, 2명은 탄핵이 인용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그 2명 중 1명은 각종 비리로 수감됐다가 출소했으며, 다른 1명은 지금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7명 중 절반 이상이 대통령직 수행에 따른 불행을 겪은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폐단이라 할 수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우며,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에 맞지 않는 정치의 미성숙과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여소야대라는 특수 정국에서 촉발된, 유례없는 정치적 격랑을 아직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단언할 수 없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을 포함한 30명에 이르는 탄핵소추는 정당성 여부를 떠나 극심한 국론 분열 속에 행정 공백과 신인도 저하 등 국력 낭비를 초래했다. 이 또한 미성숙한 정치의 단면이라 볼 수 있다.

필자는 공공기관에서 30년 이상 근무했으며, 그 이후에도 역량 개발을 위해 다양한 전문직에 지원 경험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요구되는 지원 자격은 관계 법령이 정한 기본 요건 외에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청렴성,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을 요구한다. 이는 국민을 상대로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시대가 요구하는 필수적인 자질이라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장래 희망 상위권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대통령의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오늘날 많은 국민이 선거에 참여해 투표권을 행사함에도 대통령 후보의 자격 요건에 대해 명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현행 헌법과 공직선거법에서 대통령 후보의 자격 요건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요건은 대통령 후보자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의무적 사항으로 해당 각국은 나라 사정에 따라 달리 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정 요건 외에 미국의 대통령 전기 작가인 네이슨 밀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열 명: Star-Spangled Men: America’s Ten Worst Presidents》이라는 저서에서 좋은 대통령의 특성으로 실용주의, 자신감 있는 성격, 미래에 대한 비전, 조화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정치력, 정직과 성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 정책에 반영하는 능력 등을 꼽았다.

이러한 특성 외에도 필자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격 요건을 한 가지 제시한다면 일반인보다는 더 높은 윤리의식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지도자로서, 재임 중은 물론 그 이전에도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이는 대통령이 국민, 특히 어린 미래세대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렴한 대통령을 두는 것 자체가 훌륭한 청렴 교육이다. 따라서 선거 과정에 후보자의 청렴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도 후보자 지지도 외에 청렴도를 평가하는 방안을 도입해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부정부패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년 교육정책 인식 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정치인 신뢰도는 23.4%로 매우 낮았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50위권 안에 대통령이 포함되긴 했지만 10위권에는 들지 못했고, 희망 비율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국회의원, 시장, 장관, 대통령 등 정치인을 희망하는 응답자도 전체의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적 고등교육을 받은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수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공사기업의 횡령 및 배임 사건이 전례 없이 꼬리를 물며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모범을 보여야 할 정치 지도자들의 부정부패가 사회 전반에 만연돼 부패 불감증을 초래한 면이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4년 국가 청렴도(CPI)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4점을 기록하며 180개국 중 30위, OECD 38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70점 이상을 받아야 ‘전반적으로 투명한 사회’로 평가되므로 우리나라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제는 대통령 선거를 포함한 모든 공직 선거에서 청렴도가 후보자의 적합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도록 국가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직사회의 청렴 실천 분위기가 사회 전역에 확산되고, 장차 청소년들이 정치 지도자를 존경하며 장래 희망으로 삼는 그런 시대가 도래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성찰이 반영된 대통령이 선출돼 국민 통합을 이루고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으뜸 국가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