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기억하는 이들이 밝힌 촛불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세월호 추모곡이 나지막이 울려퍼지던 지난 10일 오후 7시, 홍성읍 복개주차장에선 홍성문화연대가 마련한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묵념 △홍성문화연대공연 △추모 발언 △피리 연주 △추모 발언 △색소폰 공연 △팬플룻 공연 △가족과의 만남 △밴드 공연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으며, 최선경·이정희 홍성군의회 의원, 양승조 민주당 홍성예산지역위원장, 박만식 홍성예산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등이 함께했다.

한송이 사회자는 “홍성문화연대는 지역 문제를 함께 투쟁하고 고민하며 시민들의 아픔과 슬픔을 문화로 연대하려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묵념을 시작으로 홍성문화연대의 사물놀이 공연이 이어졌으며, 양승조 민주당 홍성예산지역위원장이 추모 발언을 위해 무대에 자리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오송 참사 등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것은 우리가 세월호 참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고 다짐과 각오를 하는 자리이길 기원합니다. 오늘 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사망자분들의 깊은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안전하고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길 함께 소원하면서 추모사 가름합니다.”

조성환 세종민예총 회장의 구슬픈 피리 연주에 뒤이어 세종 4.16 시민모임의 추모 발언이 있었다. 진나리 씨는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11년을 걸어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매년 4월이면 세월호에 대한 기억이 다시금 단단하게 새겨진다”면서 “세종에만 머물지 않고 홍성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함께 하게 돼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함께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가는 이 길이 희망의 길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김만규 님의 색소폰 공연, 이종원 님의 팬플룻 공연으로 추모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촛불을 든 이들은 적막한 어둠과 작은 추위를 밝혔다.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故 김동영 군(세월호 참사)의 아버지 김재만 씨와 故 오준영 군(세월호 참사)의 아버지 오홍진 씨·어머니 임영애씨, 故 박가영 양(이태원 참사)의 어머니 최선미 씨가 기억 문화제를 함께했다.
김재만 씨는 “세월호 참사로부터 11년이 지나는 가운데 여러 참사들이 발생했다”며 “11년 전에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과 진실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대형 참사들이 일어났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 보면 정치권과 대한민국의 수장은 물론 그 휘하에 있는 분들까지 너무나도 안이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냐”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겪어온 참사 피해자분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선미 씨는 “세월호 참사 때 저희 가영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고 함께 팽목항에 갔었다”며 “그때 제가 딸에게 ‘가영아 잘 봐. 정치가 저급해지면 너희들이 이렇게 되는 거야’하고 말했던 게 기억 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참사에 젊은 친구들이 목숨 잃는 일 없도록 저희들은 앞장서 싸우겠다”고 전했다.
한편 홍성문화연대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문화제를 준비하면서 창단된 단체로, 매년 3.1절 기념 걷기 행사와 홍주골마당예술제, 세월호추모문화제 등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