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바다에서, 자연이 한아름 담긴 그림 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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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바다에서, 자연이 한아름 담긴 그림 전(展)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5.05.08 08:52
  • 호수 889호 (2025년 05월 08일)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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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1일까지, 알록달록 물든 35점의 작품
 초당(陗堂) 김경숙 화백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남당바다의 절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속동갤러리(서부면 남당항로 689)에서 초당(陗堂) 김경숙 화백의 개인전이 열렸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고향에서, 초당 김경숙 그림 전’은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평소 자연을 거닐며 영감을 얻는다는 김경숙 화백은 특히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자란, 엉겅퀴, 여로, 구절초, 범부채, 붓꽃 등 들에서 자라는 풀과 꽃을 좋아해요.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들엔 이렇듯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것들을 담아 보려고 했어요.”

이번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은 총 35점으로, 김 화백이 최근 1년여간 틈틈이 그려온 그림들이다. 작품명 ‘따뜻한 봄날’은 화사한 색채에 어떤 환상이 부여된 듯한 꿈결 같은 분위기가 흐른다. 이 외에도 그녀의 그림에는 새, 맹꽁이, 나비, 고양이, 개구리, 새우 등이 담겨있다.

“새우는 껍질을 벗으며 성장해요. 기존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껍질을 만들죠. 그래서 일본에서는 결혼하는 사람들에게 성장과 발전의 의미를 담아 새우 그림을 선물하기도 해요.”

그녀의 그림은 대개 하나의 주체만 그려진 것이 아닌, 여러 생명체가 어우러진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환희라는 베일을 뒤집어쓴 이상적 생태계의 포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 화백의 집 앞에 핀 ‘민백미꽃’에는 항상 검은 나비가 놀러 온다고 한다.

지난 ‘제16회 신사임당·이율곡서예대전(신사군자 분야)’에서 대상에 입상한 김 화백은 현재 홍성군 사회복지회관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문인화 강의를 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엔 대상을 받았던 신사임당·이율곡서예대전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초대되기도 했다.

“신사임당·이율곡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되면 휘호를 해야 하는데요. 휘호를 하러 갔다가 만난 심사위원의 호(號)도 저와 같은 초당(陗堂)이라 참 재밌는 인연이다 생각했어요.”

30년 전 문인화를 처음 접한 초당 김경숙 화백은 먹으로 매란국죽을 그리다 문득, ‘자연에는
색깔이 있으니 색이 있는 그림을 그려야겠다’ 마음먹고 먹그림을 탈피해 들(野)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릴 때면 모든 자연에 영혼이 있다고 느껴요. 그리고 그 맑은 영혼의 기운을 받고, 내가 살아간다고, 그렇게 생각해요.”
 

김 화백이 ‘신죽리 수목원’에 다녀와 받은 영감으로 그리게 된 그림.

어릴 적부터 얕은 산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산책하길 좋아했던 김 화백의 고향은 서부면 상황리 61번지다. 

“어린 시절 나의 놀이터였던 이곳에서 그림을 전시하는 게 꿈이었어요.”

서부면 상황리 그녀의 고향에서, 김 화백의 시선과 손끝으로 태어난 자연이 저마다의 색을 입고 봄 향기를 흘려보낸다. 마치 다음 순서로, 여름으로 갈 것처럼 살아 숨 쉰다.

속동갤러리 2층, 김 화백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반대편 창가 자리엔 남당바다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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