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夫婦)는 일심동체(一心同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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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夫婦)는 일심동체(一心同體)?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5.05.29 07:54
  • 호수 892호 (2025년 05월 29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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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창<br>광천노인대학장, 칼럼·독자위원<br>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칼럼·독자위원

어느새 계절의 여왕인 5월도 하순이 되어 돌아보니 한 달 31일 중에 절반이 기념일로 좋은 날들이 많았다.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이어 지난 21일은 부부의 날이어서 가정이나 인간관계에서 돈독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달이었다. 그러나 산과 들의 초목들은 지난해 그 모습 그대로 다시 피고 돋아나는데 한 번 떠나간 반려자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니….

오늘 부부의 날을 맞이하면서 한 인간으로 태어남도 그리고 이성지합(異姓之合)인 결혼으로 맺은 부부의 인연은 현존하는 수십억 명 중에 만남이기에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님을 생각하게 한다.

이처럼 부부로서의 만남이란 참으로 경이로운 관문을 통과해서 얻는 승리의 금자탑이기에 해로(偕老)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하나의 축복일 수 있다. 그래서 부부는 배필(配匹)이고 동반자(同伴者)요 배우자(配偶者)로 모르는 것을 ‘배우자’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결혼식장의 신혼부부나 현재 살고 있는 부부들에게 ‘상대방에게 몇 점을 주겠는가?’라고 질문하면 많은 이들이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그러나 부부는 둘을 합해서 200점이 아니라 통합 100점이 되며 가장 이상적인 부부는 서로 비슷한 50:50이 좋다고 한다. 역시 부부는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서로 배우며 100점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원만한 부부관계가 형성되며 그것이 행복한 삶이다.

물론 부부도 하나의 불완전한 인간으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기에 서로 보충해 주며 가정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동반자(同伴者)이다. 어떤 경우에 상대방에게 너무 완전함을 원하거나 결점이 없는 사람으로 기대하면 실망이 수반하게 될 수가 있다.

흔히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좋은 의미로 말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결과물이 아니기에 그것은 하나의 소망이고 희망사항이라고도 한다.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도 각각 다른 성격과 용모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질을 갖고 있는데 하물며 전혀 다른 남남으로서 만난 부부가 한마음 한 몸을 이루기는 극히 어려운 것이 당연지사다. 그래서 어떤 이는 부부는 일심동체보다 사실은 이심이체(二心異體)라는 말이 타당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는 혼성 이중창의 노래와 같다고 한다.

결혼 자체가 한 남성과 한 여성이 이중창을 부르는 것과 같기에 여성의 고음과 남성의 저음이 화음을 이룰 때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 내 음성이 너무 크면 상대방의 음성과 화음이 안 되기에 서로의 노력으로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이 결혼이고 부부생활이다.

요즈음 많은 부부가 남의 편이었던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들어 살다가 이혼이라는 파탄에 빠지는 경우도 이런 불협화음과 성격 차이가 원인이라고 한다. 한편 표면적으로는 성격 차이도 문제가 되지만 내면적으로는 성격차로 부부간에 성생활에 불만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성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결론적으로 본점인 부부가 원만하고 충실한 바탕 위에 가정이 경영될 때 지점인 자녀들의 삶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게 됨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차제에 21일의 부부의 날을 일부에 국한하기보다 거국적으로 어버이날처럼 기념일로 지정하여 금슬(琴瑟) 좋은 부부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널리 홍보해 타의 본이 되게 하는 방안도 궁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 동역자로, 집을 짓는 건축자처럼 시멘트에 물을 넣어야 하듯 물과 같은 사랑이 폭포수가 돼야 이심이체인 부부가 일심동체로 승화되고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가정을 꾸밀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가 같이 오래 살면 서로 닮아 간다는 말이 그런 뜻이 아닐까!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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