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 현대예식장 앞·금마 사고개~부평리 구간 등
"수종 선택 잘못·관리 소홀로 예산 낭비" 주민 비난
"수종 선택 잘못·관리 소홀로 예산 낭비" 주민 비난

홍성군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심은 특정 수종의 가로수 수백그루가 고사한 채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위에 약한 수종을 선택하는 등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은 수종을 심어 수종 선택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주민에 따르면 홍성군이 수억원을 투입해 광천읍과 금마면 일부에 심은 배롱나무 가로수 수백여 그루가 대부분 고사한 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
광천읍 현대예식장 앞에서 소암리 방향으로 자전거도로 주변에 심은 배롱나무 가로수 200여그루가 대부분 고사한 상태다. 홍성군은 지난 2009년 자전거도로를 조성하면서 광천천 산책로 인근에 배롱나무 200여그루를 식재했다. 심어진 배롱나무 가로수는 고작 몇그루 만이 잎을 피웠을 뿐 대다수는 빨갛게 말라죽은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현장에 동행한 조경 전문가는 "가로수 고사의 원인이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추위에 약한 수종인 배롱나무를 심었다는 것과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인한 동사인 것 같다"고 확인했다.
광천읍 주민 이모 씨는 "지난해까지 아름다운 꽃을 피웠던 가로수가 올해 들어 모두 말라죽어 흉물스럽게 변했다"며 "경관을 위해 심은 가로수가 몇 년 안돼 모두 죽었다면 처음부터 수종 선택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금마면에 심어진 배롱나무 가로수도 사정은 마찬가지.
금마면 사고개~부평리 도로변에 심은 가로수가 심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모두 고사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지역은 홍성군이 지난해 도로변 조경을 위해 6km 구간에 2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배롱나무를 식재한 곳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심은 배롱나무는 올해들어 상당수가 말라죽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지역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특히 홍성군은 추위에 약하고 관리가 어려운 배롱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수종 선택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업후계자 A씨는 "배롱나무를 식재할 때부터 추운 날씨를 보이는 우리 지역에 맞지 않아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며 "오랜 기간 자생할 수 있는 지역 특성에 어울리는 수종을 가로수로 심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무성한 잎이 나는 가로수의 그늘로 인해 농경지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민들의 지적에 따라 선호도가 높은 배롱나무를 심었다"며 "수십 년 만에 닥친 한파 탓에 상당수가 동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가로수를 식재한 3개 업체와 협의를 거쳐 조속한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사한 나무는 모두 제거할 예정이지만 올해는 시기적으로 늦어 내년에 새로운 수종을 선택해 식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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