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팥빙수 판매 급증
횟집 발길 끊어져 울상
7월 들어 연일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생활 곳곳에서 무더위 속 명암이 갈리고 있다. 지난 5일 기상청에 따르면 7월 들어 충청지역 기온이 30~32도를 기록한데 이어 장맛비로 잠시 주춤했던 더위는 11일 이후 또 다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시원한 음식이나 보양음식을 찾는 발걸음이 급속히 늘고 있다. 팥빙수나 얼음음료를 판매하는 커피전문점도 한낮의 더위를 피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마트 홍성점이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백숙용 생닭, 인삼 등 삼계탕 관련 상품의 매출이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반면 어패류 매출은 급감해 업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식중독이나 비브리오패혈증 등 각종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많은 주민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장음식으로 각광받던 탕류나 찌개전문점에도 사람들이 뜸한 것은 마찬가지. 홍성읍에서 회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사람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빨리 온데다 비브리오패혈증 피해도 과장되고 있어 매출감소로 인한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축산 농가에선 가축이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쏟고 있다. 일부 한우농가는 32도가 넘으면 1분 동안 '물안개 샤워'를 하는가 하면 점심·저녁 두 차례 제빙기로 얼음을 갈아 돼지에게 시원한 물을 먹이는 곳도 등장했다. 대부분 축산 농가에선 가축이 더위에 견디도록 사료에 영양제를 섞어 먹이고 있다.
무더위로 인해 각급 기관 등에서도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에너지 절감정책으로 군청, 교육지원청 등 관공서들은 '무더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 카페 등 대형유통업계와 음식점 등은 무더위를 피해 몰려온 손님들로 반색이다. 홍성군청 한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도 좋지만 실내가 너무 덥다 보니 업무능률도 떨어지고 직원들 간에 사소한 일에도 얼굴을 붉히는 일이 많다"며 "간혹 더위에 짜증을 내는 민원인도 있지만 정부시책이다 보니 참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기상청은 장마가 끝나는 다음 주 중순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돼 예년보다 긴 9월 초까지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이후 덥고 습기가 많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이 강해 올여름 연일 폭염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