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조류탐사과학관 부실 방치
상태바
홍성조류탐사과학관 부실 방치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9.26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설물·기자재 노후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운영 중단
고가 천체망원경 창고서 4년째 낮잠… 예산낭비 빈축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이 개관 4년이 넘도록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개관 초기 구입한 굴절식 천체망원경 등 고가의 주요 과학 장비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활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홍성군에 따르면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은 서부면 궁리에 부지면적 9133㎡, 건축면적 1466㎡의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돼 지난 2009년 4월 개관했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관상조류전시실이, 2층에는 생명의 보고 천수만 전시실, 상설전시실, 영상실 등이 마련됐고 옥상에 설치된 조류탐조대에서 천수만을 찾은 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서해안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천수만에 문을 연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은 인근 안면도 관광객 수요와 연계해 홍성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홍성군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조류탐사과학관을 운영했으나 관리 및 재정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지난 2012년부터 청운대학교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군은 위탁 당시 전문 과학관으로서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면서 문화·예술분야와 접목한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문화예술 보급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은 시설이 노후한데다 문화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도 중단하는 등 부실하게 운영돼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옥상에 설치된 조류탐조대는 설치된 지 수년이 지나면서 칠이 벗겨지거나 녹이 슬었으며 렌즈는 먼지가 끼고 곰팡이가 피어 있어 제대로 된 조류 관찰이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정부가 인정하는 전문과학관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개관 당시 구입한 고가의 굴절식 천체망원경 2대는 지금까지 일반 관람객들에게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채 창고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위탁 초기에는 자연사랑 음악회와 환경연극 등을 운영하면서 과학과 문화예술의 접목을 꾀했지만 이마저도 공연인프라와 시설부족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
주민 이모(42) 씨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이 철새 탐조 등 과학관 본연의 역할도 못할 뿐 아니라 부실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위탁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고가 기자재가 전혀 활용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어 예산만 낭비했다"고 비난했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전문 과학관의 경우 효과를 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 과학기기들에 대한 지속적인 시설·유지 보수와 더불어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하지만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은 과학관이라기 보다는 여타 문화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조류탐사과학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다양한 퍼포먼스 등의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여름방학과 과학관 옆 수산물홍보관 공사로 인해 야외무대가 없어져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며 "올해 연말 기업 후원을 받아 자연사랑 음악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역사문화시설관리소 관계자는 "당초 전문과학관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천체망원경을 구입했지만 인력부족으로 야간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이용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내년부터는 야간시간대 별을 관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