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천화 방지시설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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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천화 방지시설 무용지물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10.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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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 관로 등 시설 규모 작아 하천 기능 유지 역부족
가동도 고작 2~3개월뿐… 군 "탄력적 시설운영 검토"

홍성군이 도심을 흐르는 홍성천과 월계천의 건천화를 막기 위해 설치한 하천수 유지 시설이 턱없이 적은 규모와 형식적인 운영 등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홍성군과 두현환경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03년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용수 중 일부를 매설된 관을 통해 홍성천과 월계천 상류지역에서 방류하는 '하천생태유지용수시설'을 설치했다.

군은 하루 처리되는 1만7000㎥의 하수 중 일부를 홍성천과 월계천 상류에 흘려보내기 위해 내법리 하수처리장과 홍성·월계천 상류를 연결하는 생태유지수 이송 관거를 매설하고 한국전력공사와 홍성군청소년수련관 지점에 이송펌프 2대를 설치했다. 설치된 시설은 하수처리장으로부터 나오는 물을 지름 10cm의 이송관거를 통해 상류로 끌어올려 각 하천에 생태유지용수를 방류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물을 생태유지용수로 활용할 경우 건천화가 진행되는 홍성․월계천 등이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생태유지용수 공급시설은 시설 규모가 작고 시설도 노후화된데다 특정시기만 가동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돼 풍부한 유량 유지는 커녕 건천화 방지라는 본래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풍부한 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1분당 1㎥를 끌어올리는 펌프용량으로서는 감당이 어려울 뿐 더러 지름 10cm로서는 건천화를 막을 수 있을 정도의 물을 이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시설 운영도 갈수기인 3~5월 사이 2~3개월만 가동하고 나머지 9~10개월은 시설관리를 위한 형식적인 가동만 하고 있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실제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연평균 600만여t의 용수 중 고작 2%인 연평균 16만여t만이 생태유지용수로 홍성천과 월계천에 공급됐을 뿐이다. 두현환경 관계자는 "갈수기 건천방지 목적으로 매년 3~5월 간 주기적으로 운영하고 그 외 기간에는 펌프시설 관리 차원에서 한 달에 한번정도 가동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 수량은 홍성천과 월계천의 건천화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 주민은 "하수처리장이 준공되면서 물이 예전보다 깨끗해진 것은 맞지만 군이 홍보했던 대로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모습으로 바뀌지는 않았다"며 "시설확충 등을 통해 도심 생태하천으로서의 제모습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도 "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능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면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홍성·월계천의 풍부한 유량확보를 위해 시설확충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당초부터 건천화 방지를 위해 설비된 만큼 사시사철 물이 흐르게 만들기는 어려운 규모"라며 "매설된 관을 걷어내고 다시 설비를 하기에는 예산 확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어렵고 현 상태로 시설을 유지하되 갈수기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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