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선거는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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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선거는 요원한 것인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1.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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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4일 치러질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3일부터 광역자치단체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것을 필두로 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다. 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는 등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2014 지방선거는 지난 2010년 치러진 지방선거와 같은 듯 다른 모습이다. 지난 선거와 올해 선거는 외견상 비슷하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을 비롯해 도의원, 군의원, 교육감을 선출하는 방식이 같다. 아직 최종 결말은 나지 않았지만 정당공천제가 유지되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 이 또한 지난 선거와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지난 선거와 올해 선거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지역에서 치러진 기초선거를 놓고 볼 때 지난 선거는 보수계열인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양당의 싸움으로 전개됐지만 두 정당이 합당을 하면서 이번에는 새누리당 독주 체제가 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지역 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의 돌풍이 선거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바람도, 뚜렷한 이슈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은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10석 중 5석(비례대표 포함)을 차지했다. 올해는 새로 창당될 ‘안철수 신당’ 바람이 변수로 대두될 전망이지만 그 강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인 반응이 대체적이다.
여당 독점 구조가 형성되다 보니 새누리당에는 후보자가 넘쳐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홍성군수 출마후보자 8명 중 6명이 새누리당에 몰려있고 군의원 출마자들의 상당수도 여당 소속이다. 새누리당의 공천은 곧 당선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게 상당수 후보자들의 생각이다. 홍주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도가 5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형국이니 정책선거는 아예 생각 밖이다. 후보자들은 입으로는 정책선거를 외치고 있지만 몸으로는 소속 당의 줄서기와 눈도장 찍기로 일관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 등을 알리기보다는 당을 앞세우고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을 돌면서 얼굴 내밀기에 전력을 기울인다. 정책 발굴이나 지역 발전을 위한 대안 수립은 제쳐 놓고 꼭두새벽부터 여행가는 관광버스에 올라 주민들에게 인사하는 게 후보자들의 일과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통한다는 사실이다. 유권자들의 선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대다수 지역민들은 선거 때마다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결과는 항상 다르게 나타나 공염불이었다.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거나 혈연, 지연, 학연 등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행태는 그동안의 선거에서도 수차례 보아 온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이다. 특정 정당이 아닌 정책과 인물로 평가하고 진정으로 지역발전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는 자리이다. 후보자의 소속정당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이나 비전을 따져보고 그 정책이나 비전을 책임지고 일궈낼 수 있는 지가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후보자의 자질이나 능력, 정책 공약 등은 상관하지 않은 채 오로지 정당이나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얽매여 선택한다면 지역발전을 기대하기는 요원하다. 그동안 선거를 통해 나타난 부작용을 반면교사 삼아 올해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후보자들을 단호히 배격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4개월 후에는 누가 진솔한 심부름꾼인지 옥석을 가려내야 된다. 잘못된 선택은 긴 세월 지역민의 가슴에 멍에를 지게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열쇠는 유권자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가슴을 치며 통한을 내뿜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이번에는 유권자 모두가 후회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후보자 면면과 정책, 비전을 꼼꼼히 따져보는 유권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사가 만사’이듯 ‘선거는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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