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리 용봉사 마애석불 앞에서
상태바
신경리 용봉사 마애석불 앞에서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4.02.13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32>

 

햇살조차 함부로
피부에 스며들지 않는다
너른 들을 덮고
산을 덮어오는 어둠 속을
뺨 부비며 열고 있는
저 깊은 눈의 밝음을 보아라
그 눈에 어린 눈물빛으로
깊이 울림하여
세상을 향한
침묵의 목청을 돋우고
아직 닿지 못하는 저쪽
피안彼岸을 꿈꾸고 있다
때 맞추어, 어둠이
구름 되어 흐르다가
소낙비 한 줄기 내린다면
눈물에 햇살이 번질 일이다
온 몸에 푸른 이끼를 기르며
예사로이 넘치는
오래인 미소를 보아라
햇살이 피부에 닿아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입김을 뿜어 펼치는
저 넉넉한 숨결을 보아라

홍성신경리마애석불(洪城新耕里磨崖石佛)은 국가지정 보물 355호(지정일: 1963.01.21)로 홍성군 홍북면 신경리 산81-1에 위치하고 있다. 홍북면 신경리 서편에 있는 용봉산 계곡에 위치한 용봉사에서 북쪽 능선을 따라서 약 50m 지점에 이르면 돌출된 암반에 조각되어 이 마애석불은 높이 4m, 폭 1.4m 내외인 자연암석의 탄탄한 앞면을 파서 감실(龕室: 법전 안 옥좌 위나 법당의 불좌 위에 만들어 다는 집의 모형으로, 작은 금동불이나 목불을 모시는 집)을 만들고 이에 부조(浮彫)한 여래입상인데 정남향을 하였으며 정면이 앞으로 10° 가량 기울어 있다.
머리는 소발에 육계가 있고 보안(寶顔)은 풍만한 편으로 이마에는 백호(白毫) 자리가 있다. 가느다란 눈과 은은하게 미소를 지은 입, 어깨까지 길게 내려온 귀가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이다. 손모양은 오른손을 내려서 다리에 붙이고 왼손을 들어 손바닥을 보임으로써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고 평안을 주는 모양을 표하였다. 불상의 배면에 조각한 광배(光背)는 전면을 유선형으로 움푹하게 파낸 다음, 신광(身光) 가으로는 3줄의 음각선을 새겨 두 개의 돌기선을 나타내었고, 두광(頭光)도 동일한 수법으로 2줄의 원형 돌기선을 조각하였다. 불상의 하단에는 다른 돌로 만든 연좌대가 있는데, 대좌의 옆면은 복엽의 연판을 조각하였고, 상면에는 두발을 돌출시켰다. 마애불의 정상부에는 별석의 지붕형 개석이 있는데 전면 밑부분에 3개의 연화문을 음각하였다. 조식(彫飾)된 연꽃은 끝이 약간 반전된 단판 8엽에 중방(中房)이 있다. 불상 밑의 지형은 한단 낮고 평탄한데 주위에서 옛날의 기와조각들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건물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또한 이 불상은 고려 초기에 건립된 마애불(磨崖佛)을 특징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칼럼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