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의 고향 홍성, 만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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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의 고향 홍성, 만해가 없다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4.06.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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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거 70 주기… 추모제 사상·휘호 대회 뿐
역사적 인물 계승·발전 위한 조례 등 제정 필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사상가이자 독립운동가이며 민족시인인 만해 한용운(韓龍雲, 1879~1944)선사가 영면한지 오는 29일로 70주기를 맞는다. 그의 정신과 삶을 기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학술행사 등이 전국 각지에서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관련기사 3면>

올해 열반 70주기에 맞춰 금강산 신계사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다례제를 봉행하는 것이 가장 눈길을 끄는 가운데, 강원도 인제, 서울 성북동 심우장 등에서 추모행사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정작 만해의 고향인 홍성에서는 열반 70주기와 관련한 행사가 오는 8월 홍성문화원 주관의 추모제와 홍성JC에서 주관하는 만해 백일장 사상휘호대회가 예정돼 있을 뿐 전무한 상황이다. 이 행사도 내포축제 예산 일부를 삭감, 조정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성을 대표하는 역사인물에 걸 맞는 추모사업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정신적 유산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홍성의 경우 만해 선사 열반 70기를 맞아 군에 별도의 예산수립을 요청했음에도 “추경예산 수립시 반영해 보겠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지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선양사업이 절실한 상황에서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서도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백야 선양사업에 비해서도 만해의 선양사업은 초라한 형편이라는 것이다. ‘만해의 고향인 홍성에는 정작 만해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어서 안타깝다고도 전한다. 홍성은 조선시대 홍주목(洪州牧)으로 차령너머 충청도의 행정·교통의 중심이자 물산이 풍부한 내포지방의 중심도시로 수많은 인물들이 배출된 곳이다. 현재는 충남도청소재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곳이다. 지방자치시대, 홍성은 고려 말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명언을 남긴 최영(崔瑩 : 1316~1388)장군을 비롯해 조선 초 수양대군의 찬탈에 항거하며 불사이군으로 단종복위를 노리다가 처형당한 사육신 중 한 사람인 성삼문(成三問 :1418 ~1456)선생, 일제강점기에 청산리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백야 김좌진(金佐鎭:1889~1930)장군, 불교개혁과 독립운동가, 민족시인으로 필명을 떨쳤던 만해 한용운 선사 등을 배출한 대표적 역사인물의 고장이다.

하지만 지금껏 백야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 선사에 대한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일부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만해 선사의 경우 민족의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데 반해 생가지 성역화사업 등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다만 올해에 홍성문화원이 중심이 돼 만해가 머물렀던 지역별로 산발적인 선양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선양사업 추진을 위한 만해 한용운선사 기념사업회 발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뿐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이 후세의 스승이라고 했다. 과거의 지혜가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따라서 지역을 빛낸 역사적 인물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도 결국은 후세의 몫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위상을 한껏 높이는데 분명히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홍성의 경우 역사인물은 물론 문화예술에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선양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도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이들의 삶과 발자취를 통해 귀감을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더한다. 홍성이 낳은 역사문화인물이 지역의 자랑이자 자긍심이 돼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따라서 홍성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선양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전제되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 등이 시급히 추진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조례 안에는 선양을 위한 인물선정과 자료 발굴 및 연구육성사업, 추모 행사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업내용, 역사적 인물 선양을 위한 교육 홍보사업 등의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과 육성하는 내용 등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이를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역사문화인물 연구가, 학계 전문가, 향토사학자 등으로 구성하는 위원회 등을 설치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뢰성 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를 통해 인물 선양사업 추진의 제도적 장치 마련과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역사적 인물이나 문화유산, 또는 작품 등은 사람과 과거를 기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지역주민들이 공유하면서 민족적, 문화예술적 토양의 자양분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더욱 절실한 시대적 요구이다. 역사나 과거를 지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과거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지난 흔적을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자산인 것이다.

지역출신의 역사문화예술 인물 중에서 오랜 역사 속에 국가와 사회를 위해 많은 역할을 했던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 내지 선양을 위한 일은 지방자치시대 국가와 자치단체의 몫이다. 하지만 지금껏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선양사업을 실시해 그들이 남긴 문화유산이나 족적을 통해 충남도청소재지 홍성의 명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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