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된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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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된 무기력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4.11.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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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실세배권’은 ‘아이는 실수를 하면서 세상을 배워갈 권리가 있다’의 줄임말입니다. 학습의 정의는 경험에 의한 행동의 변화이다. 학습은 변화를 의미한다. 학습으로 인해 항상 무엇이 습득 되지는 않지만, 학습은 항상 어떤 종류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학습이 일어날 때 변화하게 되는 것은 행동이다. 학습을 측정하는 유일하게 확실한 방법은 행동의 변화이다.

그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경험이다. (출처: 학습과 행동. 5판) 학교 현장에는 수업시간에 공부에 흥미를 잃고 잠을 자거나 공부와 관련되지 않은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학생들이 학교에 처음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인가 그 학생들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것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 혹은 학교생활에 흥미, 재미, 관심을 잃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람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여러 가지 가운데 특히 어렸을 때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더 강력하게 원한다. 다시 말하면 살아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인정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아이는 주로 학습의 성공을 통해 부모나 교사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게 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 자신이 갖고 있는 어떤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도 생긴다. 그런데 반대로 성취감 보다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아이는 무기력한 느낌을 갖게 된다.

부모는 아이에게 작은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게 공부나 기타 과업을 주어야 되는데 요즘 학교는 경쟁이 심하고 웬만큼 노력하지 않고는 성적향상이나 각종 대회에 입상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계속적으로 좌절을 경험하면 아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되고, 최선을 다해서 시도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패배감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하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목표로 인해 실패 경험이 누적되어 최선의 노력을 다 해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어릴 때부터 할 수 없는 것을 반복적으로 시키면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 공부에 대한 현실에서의 자기 자신의 모습과 부모와 타인이 바라는 이상적인 자기 모습과의 차이가 크면 아이는 좌절하고 흥미와 재미를 잃어 간다.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학습의 내용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진다. 성적이 내려가는 경우도 생기는데, 아이는 부모에게 격려나 용기보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실제로 성적이 하락하면 제일 괴로운 사람은 아이인데 아이의 아픈 마음을 돌보기보다는 현실적인 성적에만 관심이 있는 부모와 아이는 서로 대화를 하지 않게 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사춘기가 되어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착각을 한다.

아이가 대화를 거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데도. 사람에게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회복력’과 ‘창조성’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이 어렸을 때 우연히 연못 주변에서 놀다가 물에 빠져 죽을 위험을 경험한다. 그 뒤로 그 아이는 물에 가까이 갈 기회가 생기면 거부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 처음에는 도피를 하다가 나중에는 불안이 높아져 비슷한 상황이 되면 회피를 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대단한 능력이 있다. 그 위험하고 무서웠던 혹은 비참했던 경험이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 주변에서 사회적으로 인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고통스런 경험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다.

그 어려웠던 순간을 기반으로 상처로부터 회복하고 더 나아가 자기 성장의 밑거름으로 사용한다. 경험이 사람을 변하게 한다면 부정적인 경험과 긍정적인 경험이 서로 균형을 갖게 되면 사람은 어떻게 변할까? 힘들어 하는 어린 아이에게 긍정적인 격려를 오늘부터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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