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산 자락서 떡 빚으며 희망찾는 봉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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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산 자락서 떡 빚으며 희망찾는 봉암마을
  • 글=서용덕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0.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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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농촌마을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9>
농촌마을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 - 금마면 월암리 봉암마을

마을주민들 운영하는 참새방앗간 연 매출 9000만원
급속냉동장치·온라인주문 시스템 구축 등 판로확대 

 

▲ 봉수산에서 바라본 봉암마을.

금마면 월암리 봉암마을은 봉황머리를 닮았다는 봉수산을 등지고 실개천이 마을 앞을 지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봉수산을 경계로 예산군 대흥면과 경계를 두고 있다. 최근 농산물을 생산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하고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으로 확대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6차 산업’이 농어촌지역에 퍼지고 있다. 봉암마을은 10여 년 전부터 참새방앗간을 통해 6차 산업을 실현해온 마을이다.

봉암마을은 2005년도에 KBS ‘6시내고향’에 소개된 후 친환경 농촌체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참새방앗간’이다. 2005년 방송사와 국내 한 대기업의 지원으로 세운 참새방앗간에서는 쑥개떡을 대표상품으로 각종 떡과, 흑두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방앗간의 운영은 쑥 채취 등 재료선정에서부터 생산, 포장, 배송을 마을주민 12명이 담당하고 있다. 재료는 모두 마을에서 나는 농작물을 사용한다. 봄이 되면 마을주민들은 들에 나가 직접 쑥을 채취하고 이를 말려두었다가 떡을 제조할 때 사용한다. 떡의 주원료인 쌀 역시 봉암마을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봉암참새방앗간 주진자 대표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농업소득을 떡 제조를 통해 보완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마을 소득은 예전과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함께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의 화합도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제대로된 홍보는 없었지만 정갈한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홍성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배달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연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에는 약 9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설투자비와 운영비를 제한 수익은 방앗간에서 함께 일하는 주민들에게 돌아가 마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참새방앗간은 떡 판매와 함께 마을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떡과 두부만들기 체험장으로 활용돼 인기를 끌고 있다. 봉암마을은 참새방앗간에 ‘떡 체험존’을 만들고, 방앗간 옆에 ‘두부 체험존’과 ‘황토찜질방’, ‘휴식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짚풀공예, 떡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 눈길

▲ 떡만들기 체험 모습.

봉암마을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다채롭다. 짚풀공예와 사물놀이를 비롯해 전통음식 만들기, 연 만들기,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 전통민속놀이까지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마을어르신들이 참여하는 ‘팥죽할멈과 호랑이’와 같이 아이들에게 보여줄 인형극도 마련했다. 이러한 체험프로그램은 각 분야별로 재능을 가진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면서 최대한 많은 마을 주민들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뤄져 공동체 의식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봉암마을은 주변 자연환경이 뛰어나 좋은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각 자원이 잘 보존돼 자연생태 우수마을에 3차례 연속 선정됐다. 특히 봉암마을은 마을 이름부터 바위와 얽힌 전설이 내려오는 등 바위와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마을이다. 마을 이름과 관련해 마을에 내려오는 이야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예전에 부엉이가 사는 큰 바위가 있었는데 이를 봉암바위라고 부른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옛날 한 스님이 마을을 지나며 “저 바위가 없어야 마을이 잘 된다”고 하자 주민들이 바위를 깨뜨렸는데 그 속에서 큰 새가 날아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또한 마을 뒤에 자리 잡은 봉수산에는 흥미로운 전설을 품고 있는 다양한 바위가 있다. 대표적으로 새암바위, 볏섬을 쌓아 놓은 모양이라해 노적바위, 평풍바위, 할매바위 등 모양도 다양하고 품은 이야기도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봉암마을에는 예부터 전해 오는 설화 등이 많은데 이러한 이야기를 공주대학과 함께 전설을 정리했다. 체계적으로 정리한 봉암마을의 전설을 바탕으로 마을의 정체성을 세우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관광자원을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참새방앗간의 경우 ‘새암바위 바람떡’, ‘대문바위 합격떡’ 등 마을 전설을 결합한 상품화를 통해 차별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봉수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정비하며 1코스 대문바위길, 2코스 할매바위 길, 3코스 병풍바위 길 등으로 마을 전설을 담은 돌이야기 길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봉암마을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3000명 수준이다. 문성휘 마을발전위원장은 “연간 방문객이 1~2만 명 수준은 돼야 주민 소득향상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활성화 필요성을 말했다. 봉암마을을 더욱 알리기 위해 올해 홈페이지를 개설해 마을 소식과 함께 체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상으로 떡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문성휘 봉암마을발전위원장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 필요”
 

봉암마을발전위원장 문성휘(55) 씨는 4년차 귀농인이다. 도시 생활에 지친 문 위원장은 2012년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자 홍성으로 귀농했다. 귀농한 그해 문 위원장은 마을 주민들의 추천으로 발전위원장을 맡아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문 위원장은 “마침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 때에 귀농하게 됐는데 고령의 어르신들이 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 맡게됐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마을 주민들의 단합을 원동력으로 삼아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하고 마을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사업을 추진하며 정책의 허술함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문 위원장은 “농촌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라 아이디어나 계획인 있지만 그것을 보조사업 신청을 위해 문서화하고 구체화 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나 군청 등도 보조금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성과와 부족한 점을 점검해 더 발전된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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